병원계 분노 "정부 못 믿어…비급여 개편 철회하라"

이창진
발행날짜: 2013-11-27 09:50:30
  • 병협 등 5개 단체 긴급회견 "수가 보전 없으면 중대 결심할 것"

의료계가 병원의 손실을 강요하는 선택진료제 등 비급여 제도개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선택진료제와 상급병실 등 비급여 제도개편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로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윤수 회장을 비롯해 국립대병원장협의회(회장 오병희), 사립대의료원협의회(회장 이철), 상급종합병원협의회(회장 박상근), 사립대학병원협회(회장 김성덕) 등이 동참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병협 관련 단체장들, 왼쪽부터 김성덕 회장, 박상근 회장, 김윤수 회장, 오병희 회장, 나춘균 대변인.
앞서 복지부는 최근 국민행복기획단 토론회를 통해 선택진료비 폐지 또는 보완, 상급병실료 단계별 축소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복지부는 12월 중 이들 비급여 개편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병협은 "국민행복기획단의 비급여 개편방안은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병원계 참여와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었다"면서 "선택진료비의 경우, 전액 보상한다고 하나 구체적인 재정투입과 재원 확충 대안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포퓰리즘적 국정 수행과 불합리한 정책 추진으로 많은 병원이 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는 곧 의료시스템 붕괴를 의미해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단체들은 ▲선택진료제 및 상급병실 제도개편 방안을 즉각 철회 ▲논의기구 재구성, 원점에서 재논의 ▲필요 재원 확보방안 제시 ▲소비자와 공급자, 정부 사회적 합의 ▲저수가 선보전 등을 요구했다.

나춘균 대변인은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는 저수가를 보전하기 위한 제도"라면서 "복지부는 보장하겠다고 하나 그동안의 행태를 볼 때 구체적 방안 없이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급여 제도를 어떤 식으로 개선하더라도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병협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부득이 생존을 위한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나 대변인은 다만, "중대 결심의 구체적 내용은 향후 복지부의 제도개선 수위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박상근 회장(백중앙의료원장)은 "기획단에 대학병원 교수 2명이 참여했으나 이는 제도합리화를 위한 면피용"이라면서 "교수들도 개인적으로 못 견디겠다고 탈퇴의사를 밝혔다. 결국 병원은 바지저고리 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이어 "저도 봉급 25%를 삭감하는 등 대학병원 대부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전하고 "국민과 정부가 병원에 햇볕과 비료를 줘야 할 때"라며 복지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국립대병원장협의회 오병희 회장(서울대병원장)도 "비급여 제도개선에 병원계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국립대병원의 핵심인 교육과 연구기능은 위축되고 손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병협 김윤수 회장은 "정부가 병원 희생만 강요하는 제도개선을 고집한다면 의료붕괴와 더불어 국민 건강은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복지부의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병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등과 회의를 지속해 병원계 의견을 집결해 비급여 제도개편 철회를 관철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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