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5천여명 파업…회유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발행날짜: 2014-03-10 06:49:20
  • 50여개 대학병원 인턴·레지던트 가세…해당 수련병원 초비상

|초점|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파업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10일 전국 의사 총파업에 50여개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 정원을 감안할 때 5천여명에 해당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해당 대학병원들은 막판까지 전공의들을 회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파업에 돌입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강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약 50여개 병원 전공의가 파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브란스병원 등 50여개 수련병원 파업 동참

우선 대형병원 중에는 세브란스병원이 선봉에 선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약 600여명의 전공의가 진료를 중단할 예정이다.

반면,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나머지 빅5병원들은 진료 차질 등을 우려해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울권 대학병원들은 대부분이 파업 동참을 위해 팔을 걷었다.

우선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모두 내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며 경희의료원과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도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지방 거점 병원들도 일제히 일어섰다.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등 부산 지역 대학병원들은 모두가 총파업에 가담할 계획이다.

또한 전북대병원, 동국대병원, 등도 대다수 전공의들이 진료를 중단할 방침이다.

현재 2014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은 병원은 총 163개소. 파업 참여를 결정한 곳이 50곳이라는 점에서 수치상으로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참여를 예고한 병원들이 서울권 대학병원들과 지방 거점 대학병원들이라는 점에서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브란스병원만 해도 참여 인원이 600여명에 달하며 고대의료원도 3개 병원의 정원을 감안하면 500여명, 경희의료원과 중앙대병원도 300명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이 모두 파업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지만 참여 병원들의 전공의 정원을 감안해 추산하면 대략 5천명 이상의 전공의들이 파업에 나서는 셈이 된다.

해당 대학병원 비상 체제…대책 마련 분주

이로 인해 이들 대학병원들도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우선 전공의들을 회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만약을 대비해 교수들과 전임의를 활용한 대비책도 강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당초 파업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강북삼성병원과 단국대병원, 순천향대병원, 건국대병원 등은 병원측이 진료 차질을 우려하자 10일에는 진료를 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A대학병원 병원장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에 동의하지 않지만 전공의들의 생각과 의지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환자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된다는 게 분명한 원칙인 만큼 이러한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들은 파업 참여가 결정된 8일 밤부터 전 보직자들이 참석해 대책 회의를 이어가며 파업 여부와 이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B의료원 의무부총장은 "이미 오전에 파업에 들어가는 전공의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대책 회의를 열었다"며 "하지만 병원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우선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용해 학교 강당을 열고 그곳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면서 "또한 각 진료과별로 주임교수 책임 아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대처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일부 대학병원은 아예 파업에 동참하지 말 것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곳도 있다. 수련지침과 원내 규정에 의해 처벌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C대학병원 관계는 "전공의는 근로자이면서 피교육생"이라며 "근로자로서도 피교육생으로서도 무단 외출, 근무지 이탈은 징계 대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병원장들은 공식행사조차 참석을 취소한 채 대책 마련을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부산의 D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이 병원 원장은 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주말에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이사장 없이 학회가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학회 임원은 "D병원은 아예 전공의들의 전면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라며 "학회도 중요하지만 병원이 위태로운 상황이니 어쩔 수 있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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