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원장(부산 김홍식내과의원, 전 의협 정책이사)
3. 급변하는 의료환경
(1) 저수가로 심화되는 의료 왜곡현상
저수가 의료환경에서 수익이 따르지 않는 전문과는 고사하고 있다.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등 일부 전문과의 경우 지원하는 의사가 점점 줄어들어 아예 수련의가 한명도 없는 병원도 적지 않다. 의료 환경이 점점 왜곡되는 있고 그 부작용은 이미 나타났다.
분만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는 구·군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억 원의 지원금을 내걸고 분만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구한다고 했지만 지원자는 별로 없었다. 도심의 분만전문병원도 분만보다 산후조리원 등 부가수익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병원에서도 소위 돈이 안 되는 전문과는 폐과하려는 추세이라 가뜩이나 위축된 일부 전문과는 거의 고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수련 지원이 없는 전문과를 활성화시키려고 후원제도까지 만들었지만 의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에는 신경외과, 일반외과, 비뇨기과 등 환자 발생이 적지 않은 전문과에서조차 지원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향후 20년 후에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심하게 왜곡되어 적지 않은 전문과에서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의사는 많지만 해당 전문의가 부족하여 해외로 나가서 진료해야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올 것이다. 전문의 양성이 2~3년 만에 단기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왜곡되어 가고 있는 의료환경이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그때는 이미 수습이 불가능 할 것이다.
(2) 경쟁적인 보장성 확대와 요원해지는 수가현실화
정부도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고, 그 결과 수련의 상황 등 의료환경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 전문과 수련에 지원정책까지 내었다. 하지만 의료를 왜곡시키는 핵심인 저수가 문제는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빌미로 해결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한편 국민의 표를 의식하여 보장성확대에 열을 올려 선거를 치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쟁적으로 날려진 보장성확대 공약으로 인해 의료제도가 달라진다. 비급여 항목들이 전진적으로 급여화 되고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률은 점전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장성확대로 재정지출이 급증하는 만큼 충분하게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지는 않는다.
분업 이후 10년 동안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는 3배 인상되었지만 의약분업과 경쟁적으로 확대된 보장성 강화로 늘어난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정에 조그마한 여유라도 생기면 순번을 정해놓고 기다리는 보장성확대 정책들에 쏟아 넣기 바쁘다. 수가현실화는 현행 사회구조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3) 무너지는 동네의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대형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완화정책의 현황과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병원의 건강보험 외래진료비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동네의원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고 있음이 밝혀졌다. [도표참조]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 동네의원 진료가 가장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환자들은 병원으로 몰려갔다. 동네의원의 위축현상은 해마다 상승하는 의원급 폐업률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산부인과의원의 경우 폐업률이 100%를 넘어서 동네의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되고 각종 교통수단의 발달로 환자들이 거주지를 벋어나 원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이 쉬워졌고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병원이 동네의원과 환자유치 경쟁을 벌이는 환경이라 동네의원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요양병원이 급증한 것도 동네의원의 몰락에 일조하였다.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질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관리 받는 경우가 급증하여 동네의원에서 진료 받는 환자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손보험 확산 등 각종 의료관련 보험상품도 동네의원 몰락에 원인이 되었다. 실손 등 의료관련 보험상품들이 주로 병원 진료에 대한 보상에 치중하므로 환자들이 병원진료를 선호하는 것이다. 앞으로 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은 더욱더 심화될 것이라 동네의원의 미래는 암울하다. 동네의원이 위축되면 의사들은 결국 병원취업에 몰려갈 수밖에 없고 매년 쏟아지는 의사들을 수용할 취업 자리마저 부족하니 의사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취업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동네의원의 몰락은 도미노 현상으로 의사들의 처우를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 정부의 동네의원 활성화 대책이란 말뿐이고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으로만 몰려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격의료를 동네의원으로 하곘다는 발상도 국민저항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공론이고 자회사영리화로 저수가를 보존해준다는 것도 동네의원과는 하등 상관없는 정책이다. 정부에게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4) 의사 양극화 현상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양극화가 심하다. 많은 돈을 버는 의사가 있는 반면에 부채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의사까지 다양하다. 의사협회가 수가현실화를 요구하면 정부와 시민단체는 소득이 높은 의사들의 수입 자료를 근거로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수가현실화 요구를 거절한다. 하지만 의료현장에는 부익부 의사는 소수이고 빈익빈 의사가 절대 다수이다.
절대 다수의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결과 의료환경은 왜곡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월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도 의사를 못 구한다는 기사가 올랐다. 그러면 월 200~300만원의 월급만 받으며 지금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어떻게 설명할까?
월 2000만원을 준다 해도 못 구한다는 의사가 있다고 한들 그것은 모든 의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병원에서 반드시 초빙하고 싶은 유능한 의사가 있지만 그 의사가 열약한 근무조건을 가진 병원 초빙에 돈만 밝히며 응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온 말로 특수한 상황일 뿐 모든 의사들이 이천만원짜리 월급을 마다할 정도로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니다.
연예계 특급스타가 받는 개런티를 모든 연예인이 다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의사의 임금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모든 의사들이 부유하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으며 은퇴 후 노후 보장책도 전무하다.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의사들도 적지 않다. 또한 그들 대부분이 질병치료와 밀접한 급여 진료를 위주로 진료하는 의사라는 것이 문제이다.
결론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의료수가는 태생적으로 저수가로 시작되었다. 이후 수가현실화의 필요성은 여러번 대두 되었으나 낮은 부담률로 모든 국민에게 무제한의 의료수혜를 제공하다보니 수가문제는 항상 뒷전으로 밀렸다.
이에 의사들은 저수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박리다매 진료, 비급여 활성화, 리베이트 부수입 등 저수가를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했다. 일면 이런 저수가를 보완하는 방안들이 있었기에 의사들의 수가현실화 요구가 조금 완화된 면도 있다.
하지만 저수가를 보완하는 대책들이 한계에 봉착하며 의사들은 많이 힘들어 졌다. 인구증가율은 바닥인데 매년 3,400명의 의사가 쏟아져 나오니 박리다매 진료가 더 이상 불가능해 졌고 사회변화로 인해 비급여 활성화나 리베이트 수입이 막히니 의사들에게 이제 저수가를 보존할 방편이 사라진 것이다.
의사들은 이제 수가현실화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는 저수가를 유지하려는 정부와의 일전까지 불사하는 상황이 되었다. 외통수에 몰린 의사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 기존 저수가를 보존하는 방편을 모두 막고 정부는 새로운 방편이라고 자회사영리화로 저수가를 보존해 준다 한다. 의료는 비영리사업으로 묶어두고 다른 영리사업으로 돈을 벌어 메워서 저수가를 보존하라는 말이다.
과거의 편법인 비급여 활성화나 리베이트를 막고 새로운 편법인 자회사영리화로 수가현실화 요구를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회사영리화는 동네의원과 무관한 정책으로 절대 이를 수용할 수 없어 수가현실화 문제로 의정대립과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오랜 기간 공부하고 밤낮없이 수련하여 전문의가 된 의사들이 의료환경의 문제로 진료보다 의정갈등과 파업에 매진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막대하다. 무엇보다 의료가 왜곡되어 필수 급여 의료들은 위축되며 미용·성형등 비급여 의료는 과도한 경쟁에 들어가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정은 대립하고 의료는 왜곡되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저수가 문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회인식의 문제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며 무한대로 의료를 이용하려는 자세는 결국 의료환경을 왜곡시켜 그 피해가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보험료를 대폭 인상하지 않더라도 건강보험재정을 과도하게 잡아먹는 제도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수가현실화를 이룰 수 있다.
진정한 복지란 효율적인 제도운영으로 정상적인 의료환경을 유지하므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무조건 복지예산을 늘이고 여기저기 돈을 뿌린다고 복지정책이 실천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정부나 시민단체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칼럼을 마친다.
(1) 저수가로 심화되는 의료 왜곡현상
저수가 의료환경에서 수익이 따르지 않는 전문과는 고사하고 있다.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등 일부 전문과의 경우 지원하는 의사가 점점 줄어들어 아예 수련의가 한명도 없는 병원도 적지 않다. 의료 환경이 점점 왜곡되는 있고 그 부작용은 이미 나타났다.
분만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는 구·군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억 원의 지원금을 내걸고 분만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구한다고 했지만 지원자는 별로 없었다. 도심의 분만전문병원도 분만보다 산후조리원 등 부가수익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병원에서도 소위 돈이 안 되는 전문과는 폐과하려는 추세이라 가뜩이나 위축된 일부 전문과는 거의 고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수련 지원이 없는 전문과를 활성화시키려고 후원제도까지 만들었지만 의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에는 신경외과, 일반외과, 비뇨기과 등 환자 발생이 적지 않은 전문과에서조차 지원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향후 20년 후에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심하게 왜곡되어 적지 않은 전문과에서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의사는 많지만 해당 전문의가 부족하여 해외로 나가서 진료해야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올 것이다. 전문의 양성이 2~3년 만에 단기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왜곡되어 가고 있는 의료환경이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그때는 이미 수습이 불가능 할 것이다.
(2) 경쟁적인 보장성 확대와 요원해지는 수가현실화
정부도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고, 그 결과 수련의 상황 등 의료환경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 전문과 수련에 지원정책까지 내었다. 하지만 의료를 왜곡시키는 핵심인 저수가 문제는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빌미로 해결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한편 국민의 표를 의식하여 보장성확대에 열을 올려 선거를 치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쟁적으로 날려진 보장성확대 공약으로 인해 의료제도가 달라진다. 비급여 항목들이 전진적으로 급여화 되고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률은 점전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장성확대로 재정지출이 급증하는 만큼 충분하게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지는 않는다.
분업 이후 10년 동안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는 3배 인상되었지만 의약분업과 경쟁적으로 확대된 보장성 강화로 늘어난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정에 조그마한 여유라도 생기면 순번을 정해놓고 기다리는 보장성확대 정책들에 쏟아 넣기 바쁘다. 수가현실화는 현행 사회구조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3) 무너지는 동네의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대형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완화정책의 현황과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병원의 건강보험 외래진료비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동네의원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고 있음이 밝혀졌다. [도표참조]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 동네의원 진료가 가장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환자들은 병원으로 몰려갔다. 동네의원의 위축현상은 해마다 상승하는 의원급 폐업률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산부인과의원의 경우 폐업률이 100%를 넘어서 동네의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되고 각종 교통수단의 발달로 환자들이 거주지를 벋어나 원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이 쉬워졌고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병원이 동네의원과 환자유치 경쟁을 벌이는 환경이라 동네의원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요양병원이 급증한 것도 동네의원의 몰락에 일조하였다.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질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관리 받는 경우가 급증하여 동네의원에서 진료 받는 환자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손보험 확산 등 각종 의료관련 보험상품도 동네의원 몰락에 원인이 되었다. 실손 등 의료관련 보험상품들이 주로 병원 진료에 대한 보상에 치중하므로 환자들이 병원진료를 선호하는 것이다. 앞으로 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은 더욱더 심화될 것이라 동네의원의 미래는 암울하다. 동네의원이 위축되면 의사들은 결국 병원취업에 몰려갈 수밖에 없고 매년 쏟아지는 의사들을 수용할 취업 자리마저 부족하니 의사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취업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동네의원의 몰락은 도미노 현상으로 의사들의 처우를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 정부의 동네의원 활성화 대책이란 말뿐이고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으로만 몰려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격의료를 동네의원으로 하곘다는 발상도 국민저항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공론이고 자회사영리화로 저수가를 보존해준다는 것도 동네의원과는 하등 상관없는 정책이다. 정부에게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4) 의사 양극화 현상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양극화가 심하다. 많은 돈을 버는 의사가 있는 반면에 부채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의사까지 다양하다. 의사협회가 수가현실화를 요구하면 정부와 시민단체는 소득이 높은 의사들의 수입 자료를 근거로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수가현실화 요구를 거절한다. 하지만 의료현장에는 부익부 의사는 소수이고 빈익빈 의사가 절대 다수이다.
절대 다수의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결과 의료환경은 왜곡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월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도 의사를 못 구한다는 기사가 올랐다. 그러면 월 200~300만원의 월급만 받으며 지금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어떻게 설명할까?
월 2000만원을 준다 해도 못 구한다는 의사가 있다고 한들 그것은 모든 의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병원에서 반드시 초빙하고 싶은 유능한 의사가 있지만 그 의사가 열약한 근무조건을 가진 병원 초빙에 돈만 밝히며 응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온 말로 특수한 상황일 뿐 모든 의사들이 이천만원짜리 월급을 마다할 정도로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니다.
연예계 특급스타가 받는 개런티를 모든 연예인이 다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의사의 임금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모든 의사들이 부유하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으며 은퇴 후 노후 보장책도 전무하다.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운 의사들도 적지 않다. 또한 그들 대부분이 질병치료와 밀접한 급여 진료를 위주로 진료하는 의사라는 것이 문제이다.
결론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의료수가는 태생적으로 저수가로 시작되었다. 이후 수가현실화의 필요성은 여러번 대두 되었으나 낮은 부담률로 모든 국민에게 무제한의 의료수혜를 제공하다보니 수가문제는 항상 뒷전으로 밀렸다.
이에 의사들은 저수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박리다매 진료, 비급여 활성화, 리베이트 부수입 등 저수가를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했다. 일면 이런 저수가를 보완하는 방안들이 있었기에 의사들의 수가현실화 요구가 조금 완화된 면도 있다.
하지만 저수가를 보완하는 대책들이 한계에 봉착하며 의사들은 많이 힘들어 졌다. 인구증가율은 바닥인데 매년 3,400명의 의사가 쏟아져 나오니 박리다매 진료가 더 이상 불가능해 졌고 사회변화로 인해 비급여 활성화나 리베이트 수입이 막히니 의사들에게 이제 저수가를 보존할 방편이 사라진 것이다.
의사들은 이제 수가현실화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는 저수가를 유지하려는 정부와의 일전까지 불사하는 상황이 되었다. 외통수에 몰린 의사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 기존 저수가를 보존하는 방편을 모두 막고 정부는 새로운 방편이라고 자회사영리화로 저수가를 보존해 준다 한다. 의료는 비영리사업으로 묶어두고 다른 영리사업으로 돈을 벌어 메워서 저수가를 보존하라는 말이다.
과거의 편법인 비급여 활성화나 리베이트를 막고 새로운 편법인 자회사영리화로 수가현실화 요구를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회사영리화는 동네의원과 무관한 정책으로 절대 이를 수용할 수 없어 수가현실화 문제로 의정대립과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오랜 기간 공부하고 밤낮없이 수련하여 전문의가 된 의사들이 의료환경의 문제로 진료보다 의정갈등과 파업에 매진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막대하다. 무엇보다 의료가 왜곡되어 필수 급여 의료들은 위축되며 미용·성형등 비급여 의료는 과도한 경쟁에 들어가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정은 대립하고 의료는 왜곡되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저수가 문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회인식의 문제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며 무한대로 의료를 이용하려는 자세는 결국 의료환경을 왜곡시켜 그 피해가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보험료를 대폭 인상하지 않더라도 건강보험재정을 과도하게 잡아먹는 제도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수가현실화를 이룰 수 있다.
진정한 복지란 효율적인 제도운영으로 정상적인 의료환경을 유지하므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무조건 복지예산을 늘이고 여기저기 돈을 뿌린다고 복지정책이 실천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정부나 시민단체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칼럼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