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고정관념 파괴하고 인재 찾는 제약사

손의식
발행날짜: 2014-11-17 10:41:23
  • 기존 면접 한계 인식…동료면접·동반산행 통해 잠재능력 발굴 주력

지원자와 부서장과의 산행면접부터 신입사원이 새 신입사원의 면접을 직접 보는 등 최근 제약사들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성적이나 실내면접 중심의 기존 획일화된 채용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쏘시오그룹 산행면접 단체 사진.
동아쏘시오그룹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해 지난 12일 서울 불암산에서 산행면접을 실시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산을 오르면서 실내면접만으로 알 수 없는 입사 지원자들의 잠재능력과 인성을 파악하기 위해 산행면접을 기획했다.

산행면접은 지원자 3~4명이 한 조를 이루고, 조당 1명의 담당 부서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동반 산행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태도, 조직∙업무 적합성 등을 평가했다.

휴온스의 파격면접도 이미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휴온스는 1차 면접관을 고위 임원이 아닌 1~2년전 입사한 신입사원이 담당하고 있다.

신입사원이 회사에서는 막내지만 새로운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직속 상사가 되는 만큼 스스로 함께 일할 인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휴온스의 생각이다.

휴온스는 '간판'보다 '실력'과 '적성'을 살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휴온스는 의사 등 관련 업계 종사자 명함 20장을 모아오면 가산점을 준다. '적극성'을 제약 영업사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본 것이다.

제약업계는 기존의 성적 위주의 정형화된 인사채용 방식으로는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A 다국적제약사 상무는 "사실 이미 다른 산업군에서는 성적과 실내면접 등 기존의 전형적인 채용방식의 한계에 따른 니즈를 발견하고 새로운 채용방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약산업은 보수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인간관계와 문제해결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지만 학교에서 배운 단편적 경험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과 함께 어울리는 면을 보기위해 다양한 채용방식의 도입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실내면접은 경직된 분위기에서 진행돼 지원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살피는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총 3차례 면접, 2차 실무(부서장) 산행면접, 3차 임원면접으로 진행되는데, 기존에는 모든 면접전형을 실내에서 진행해 비슷한 질의응답이 반복되기도 했고, 평균 1개조당 15분에서 30분 정도 면접을 진행하다보니 지원자 1명이 받는 질문의 개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며 "경직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실내 면접 특성상 지원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평가하는데도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채용규모가 가장 큰 영업의 경우 서류상에 나타나는 단순 스펙보다는 인성, 사회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필요하다"며 "산행면접을 실시하는 이유도 회사와 조직에 적합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산행면접이 회사와 지원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산행면접 시 회사는 심층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다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어 보다 검증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내면접에서는 볼 수 없는 지원자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며 "지원자들도 산행면접 과정에서 평소 회사와 업무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반대로 면접관에게 질문도 할 수 있어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와 업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입사 후 조직문화와 업무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제약사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의 변화는 업계를 둘러싼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 이재국 상무는 "제약사들이 다양한 채용방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갑작스런 흐름의 변화로 보기보다는 여러 변화와 진통의 과정 속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춘 직원을 뽑는 것이 선별기준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채용방식을 통해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영업사원이 영업에 대한 디테일부터 제품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세일즈를 하려 한다면 적어도 직업에 대한 긍지와 소속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라야 한다"며 "앞으로도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서 성적보다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조직에 대한 긍지와 및 끈기가 주요 관점이 될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고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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