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들 세계적으로 손재주 좋고 의학기술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의사는 신약을 개발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 수 있는 의사다."

기초의학협의회 조양혁 신임회장(가톨릭의대)은 22일 기초의학협의회 심포지엄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향후 사회에 필요한 의사상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의사들은 새로운 의료장비가 나오면 적극 도입해 새로운 시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 세계 의사가 쓰는 장비를 개발하는 의사가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의학교육 체계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당장 일차의료를 전담하는 의사 양성하는 데 급급한 의학교육으로는 신약 및 장비를 개발하는 의사를 만들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의학교육을 받은 의대생은 임상의사가 되더라도 기초의학 지식이 부족해 연구를 가시화할 수 있는 근간이 약해질 것이 불보듯 뻔해 안타깝다"고 했다.

조양혁 신임회장은 기초의학계 팽배한 위기의식을 전하며 의대 교육이 변해야하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때 임상의사보다 기초의학 교수가 더 인정받고 심지어 월급이 더 많았던 때도 있었다"며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시작되고 병원 경영이 힘들어지면서 의사에게 환자 진료를 많이 볼 것을 강요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정부가 한국연구재단에 기초의학 분야 연구비를 생명공학과와 합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생명공학과와 합치게 되면 기초의학 분야 지원은 소멸될 위기에 처할 것을 우려해 기초의학 교수들이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정부부처를 찾아가 겨우 설득해 무산시켰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기초의학 교수들 사이에선 쪼그라드는 기초의학의 미래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팽배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

또한 조 신임회장은 사회는 빠르게 바뀌었는데 의학교육은 여전히 임상의학과 기초의학 두개로 구분했던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선 당장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사는 키울 수 있지만 의학을 발전시키는 깊이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수한 의사를 양성하길 바란다면 그들에게 좋은 자양분을 될 수 있는 교육이 어떤 것일지 함께 고민해야한다"며 "이는 의료계 내부에서부터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