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 사건 본격 법정싸움…의사 강 씨 "나는 무죄"

발행날짜: 2015-10-21 18:33:55
  • 의료과실 및 환자정보 유출 쟁점…수술 집도의 혐의 전면 부인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 씨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 강 모 씨에 대한 죄의 유무를 가리기 위한 법정싸움이 시작됐다.

고 신해철 씨가 사망한 지 약 1년만이다. 검찰이 업무상과실치사죄, 업무상비밀누설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지 두 달만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하현국)는 21일 오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강 모 씨에 대한 첫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인만큼 시작 전부터 법정 앞에는 취재진이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었다.

형사 재판에서 주요 쟁점은 수술 과정에서 '환자 동의 없이 위축소술을 하고, 천공을 발생케 했다'는 의료과실 여부와 환자 진료정보 유출 등이다.

수술 과정에서 의료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의료과실 가능성을 제기한 상황이다. 검찰 기소 전 상해죄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죄로만 기소했다.

의사가 억울하다며 환자 동의 없이 인터넷에 진료기록을 공개한 부분의 위법성을 따지는 문제는 좀처럼 찾기 힘든 특이한 사례다.

공판이 진행되는 서울동부지법 1호법정 앞에는 공판 시작 30분 전부터 취재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첫번째 공판인만큼 검찰은 강 씨의 혐의를 설명했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강 씨는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 유착 박리술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 동의 없이 수술범위가 아니었던 위축소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소장과 심낭에 천공을 일으켰고 복막염과 패혈증을 유발했다. 그리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될 때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강 씨는 또 신해철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지난해 말 의사커뮤니티에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기 위한 글을 게시하며 신 씨의 과거 진료 및 수술 이력과 관련 사진들을 임의로 게시했다. 검찰은 이 부분이 업무상 비밀누설, 환자 정보 유출이라고 봤다.

하지만 변호인은 최초 변론에서 검찰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환자를 탓했다. 현재 강 씨는 신 씨 사건 이후 기존 병원의 이름을 바꿔 계속 운영하고 있다.

강 씨의 변호를 맡은 박진석 변호사는 "유착박리술 중 위벽이 약화돼 위밴드 수술(신 씨는 2012년 강 씨에게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을 받았던 부분을 살펴보던 중 위벽강화 봉합이 불가피 했다"며 "사전설명을 하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술을 마무리 하면서 천공이 없음을 확인하고 수술을 종료했고 염증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백혈구 수치도 수시로 확인했다"며 "수술 이후 환자가 음주, 과식, 방송활동을 하면서 장벽이 약해져 지연성 천공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강 모 씨.
환자 정보 유출 부분에 대해서도 죄가 없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강 씨가 게시한 자료는 유족이 언론에 이미 유포해 대중에게 공개됐던 자료"라며 "비밀 사용할 자료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의적인 방송으로 의사로서 강 씨의 명예와 존엄성이 훼손 돼 이를 회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과로 정당방위, 정당행위였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의 변론 후 하현국 재판장은 강 씨에게 "소장과 심장에 천공이 있었나?"라고 질문했다.

강 씨는 "수술 당시에는 소장 천공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심장 천공은 전혀 없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벽이 약해져서 생긴 지연성 천공일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약 40분의 공판을 마치고 나온 강 씨는 "재판정에서 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했다"며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며 짧게 각오를 말했다.

공판을 지켜봤던 신해철 씨의 부인 윤원희 씨는 "공판이 시작된 것만 해도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잘 지내주고 있어 다행이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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