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계산 종합의료단지 개발, 이해할 수 없다"

손의식
발행날짜: 2016-02-11 12:34:18
  • 시 관계자 "노인의료복지는 통상적 멘트, 의사회와 논의 안 했다"

인천시 계산동 일원에 추진되는 종합의료단지 개발 계획을 놓고 지역 의료계의 우려가 높다.

인천시는 계양구 계산동 일원 2만 2413㎡ 규모의 부지에 대한 '계산 종합의료단지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지난 1일 고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종합의료단지 개발계획에는 의료용지가 1만 1477㎡(51.2%)를 차지하며, 지원용지 255㎡(1.1%)와 도로, 주차장, 공원, 녹지 등 기반시설용지가 1만 681㎡(47.7%)를 차지한다.

총 사업비는 약 1062억 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 착공해 준공까지는 3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는 재활과 치료, 노인 질환의 사전예방 및 조기발견 등 최상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출 예정이어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역 주민들 역시 이번 사업이 부족한 노인 의료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천시 자치구 중 노인인구 비율이 적고 의료접근성도 열악하지 않은 계영구에 종합의료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계양구청이 발표한 '2015 구정현황'에 따르면 계양구 주민 수는 약 34만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2만 7600여명이다.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의 비율이 10%가 안 되는 셈이다.

전체 의료기관 수는 총 353개로, 종합병원 1곳, 병원급 20곳, 의원급 160곳을 비롯해 치과의원 102곳과 한의원 70곳이 진료 중이다.

의료종사자 수는 총 726명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02명이 의사이며 간호사는 201명이다.

인천시 의료계 관계자는 "350곳 이상의 의료기관이 있는 인구 34만명의 도시에서 왜 종합의료단지를 조성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노인인구도 적은데 누구를 위한 건립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의료계와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 내에 대규모 의료단지를 조성하면서 해당 지역의사회나 의료계 관계자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는 것은 의료생태계에 관심이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인천시의사회는 일단 자세한 내용을 살펴봐야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계양구의 의료접근성은 열악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천시의사회 이광래 회장은 "계양구는 인천에서도 가장 젊은 도시에 속한다"며 "또 세종병원 분원도 짓고 있고 인근에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 길병원 등 큰 병원이 있다. 인천에는 의료사각지대가 없다고 봐야 하고"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계산동에 종합의료단지를 짓겠다는 것을 보면 계양구뿐 아니라 인천 서구나 강화쪽까지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요양병원 행태로만 운영이 된다면 개원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외래도 보게 되면 어느 정도의 타격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시는 계산 종합의료단지의 운영 주체는 민간이며 시는 승인만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는 보도자료에서 "인천광역시는 ’계산 종합의료단지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지난 2월 1일 고시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인천시 개발계획과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사업부지는 S대학교 총장의 소유로 계산 종합의료단지는 개인이 짓는 것이고 그쪽에서 계획을 수립한 것을 인천시가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가 직접 개발계획을 수립한 것이 아니라 민간이 개발계획을 수립한 것이고 인천시는 승인만 했다는 것. 따라서 계산 종합의료단지는 공공의료가 아닌 민간의료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지역의료계와의 논의는 없었다"며 "보도자료에서 '지역 주민들 역시 이번 사업이 부족한 노인 의료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언급은 통상적인 멘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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