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9명은 폭력 경험…관리 시스템 시급"

발행날짜: 2016-02-17 05:05:38
  • 병원간호사회, 445명 설문 결과…68% "대응 못하고 넘어가"

간호사 10명 중 7명은 최근 1년 내에 같은 병원 의료진에게 언어 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적 위협이나 폭력을 당한 간호사도 55%나 됐다.

하지만 이렇게 폭력을 당한 간호사들 중 대부분은 아무일 없던 것처럼 업무를 수행하며 대응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강미정 수간호사와 박인숙 보라매병원 간호부장은 최근 간호사 449명을 대상으로 폭력 행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6일 임상간호학술대회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들 중에 최근 1년간 의료진에게 언어 폭력을 당했다는 간호사는 67.9%에 달했다. 또한 신체적 위협,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도 55%나 됐다.

간호사 절반 이상이 동료 의료진에게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의미다.

환자나 보호자로부터의 폭력은 더욱 심각했다. 무려 91.5%의 간호사가 환자, 보호자에게 언어 폭력을 당했다고 대답했고 84%는 신체적 위협과 폭력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분서가 아니라 이전 근무부서에서도 폭력을 경험했냐고 묻자 중복 응답을 포함해 470명(105.6%)가 그렇다고 답했다. 폭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응급실이 121.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외과계 병동(118.7%), 중환자실(102.9%)순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왜 이렇게 폭력을 당했냐는 질문에 가해자가 환자, 보호자인 경우 75%가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간호사에게 화풀이하는 경우였다고 털어놨다.

또한 치료나 수술이 지연된 것에 대한 불만 표출(71.3%)과 환자, 보호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간호사에게 화풀이 한다(66.1%)는 응답도 많았다.

의료진이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61.5%가 간호사를 동료가 아닌 아랫사람으로 인식해 무시하면서 폭력 행위가 일어났다고 답했다.

아울러 간호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의료진이 개인적인 불만을 간호사에게 화풀이 한다는 답변도 31%나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폭력을 당한 간호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었을까.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이 모른척 참고 넘어가고 있었다.

폭력에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질문에 68.8%가 아무일 없던 것처럼 그냥 업무를 수행했다고 답한 것.

진정시키려고 노력한다는 답변이 49.9%로 뒤를 이었고 대처없이 묵인한 채 가해자를 피한다는 응답이 39.2%였다. 결국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간호사들이 폭력이 발생하더라도 대응하지 못한 채 우울함과 화를 누르며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적극적인 대처에 대한 교육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적인 폭력 관련 교육을 통해 간호사들이 적극적으로 폭력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동시에 피해를 받은 간호사들에 대한 동료와 상사들의 정서적 지지와 상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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