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노인독감 접종비 1만 8000원으로 인상 추진"

이창진
발행날짜: 2016-03-02 05:05:59
  • 홍정익 예방접종관리과장 "접종비 높으면 제도 목적 희석"

이날 간담회는 이석구 예방접종전문위원장(충남의대)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연세의대 김기환 교수와 고려의대 송준영 교수, 질본 홍정익 과장 등이 연자로 참석했다.
국가 예방접종사업인 노인 독감(인플루엔자) 접종비가 소아 접종비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홍정익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예방접종사업 발전방안 전문가 간담회'(주최: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에서 "소아 접종비 1만 8000원에 비해 노인 접종비는 1만 2150원으로 차이를 보여, 건강보험 수가(환산지수) 인상 연계를 포함해 양측의 차이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정익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노인층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서 의료인 접종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노인 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시행하면서 접종비를 1만 2150원으로 결정해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소아 접종비는 1만 8000원이다"라면서 "의료계에서 접종비 적정수가 연구용역을 통해 3만원대 결과를 제시했다. 현 접종비는 진찰료 수준 보다 조금 높은 수치로 3만원대 결과도 진찰료 인상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계 입장은 이해하면서도 접종비 인상에 따른 백신 가격 역전현상 등 실무자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홍정익 과장은 "접종백신 약가가 1만원 수준인데, 접종비가 3만원이면 예산 소요 부담과 의료기관 접종 확대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보건소 가면 접종비가 없다. 예방접종을 의료기관으로 확대한 것은 접근성과 안전성 목적으로 접종비를 높게 잡으면 본래 목적이 희석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기환 교수(좌)와 홍정익 과장.(우)
홍 과장은 이어 "올해 국가예방접종 접종비를 3%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1만 8200원으로 1%(200원) 인상해 죄송하다"면서 "의사들 입장에서 비급여 접종비의 반 토막 수준인 국가예방접종에 불만이 많을 것이다.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노인 독감 접종비용을 소아 접종비 수준으로 가려 한다"고 의료계 협조를 구했다.

앞서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김기환 교수(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지난 1월초 시작된 독감 유행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독감은 누가 보더라도 면역력 생성 속도가 느린 소아 질환"이라며 "성인 독감은 세균형 질환이 대부분이다"라면서 "소아에게 질환이나, 노인에게 사망률이 높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김기환 교수 "백신정책, 경제적 부담과 효과성 고려해야"

김기환 교수는 "해결책은 예방접종이나 독감 특성상 변이가 빠른 바이러스로 한번 접종으로 평생 면역은 어렵다. 매년 접종해야 한다. 경제적 부담과 함께 효과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백신사업은 정책이다. 여건과 질병 부담에 균형을 갖추는데 중요하다. 많은 연구와 공급문제 등 충분한 대안을 가지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독감에 따른 총 질병부담 비용은 1조 3600억원(2006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층은 4169억원(1인당 10만원)이고, 5세 미만 소아는 1814억원(1인당 6만 6700원)으로 분석됐다.

간담회를 주최한 김명연 의원은 소아와 노인층 NIP 사업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생후 6개월에서 59개월 소아 약 200만명에게 독감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하는데 매년 280억원이 소요할 것으로 추계됐다.

다시 말해, 매년 5세 미만 소아에게 280억원의 예방접종 비용으로 1814억원의 가계 진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간담회를 주최한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보건복지위, 안산 단원갑)은 "감염병 대응은 외국에서 유입된 방역 차단 뿐 아니라 예방접종이라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건강보험 체계에서 비용을 감안한 경제성을 고려해야 하나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복지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연 의원은 "소아과 노인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치료비용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으나 복지부가 체계적인 점검을 안 하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 식 토론보다 전문가들의 집중적 토론을 통한 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와의 인식 공유가 중요하다"며 국가예방접종 사업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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