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뉴스 2기 필진 한림의대 의학과 1학년 이영민
<의예과 학생의 조금은 특별한 교환학생 및 배낭여행 연수기 ③ - 뉴욕편 1.>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어떤 지역을 여행할 초창기에 직감적으로 형성되는 첫 정취가 있기 마련이다. 필자에게 있어서 뉴욕은 지하철 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만들어진지 오래되어 시설도 낙후하고 소음도 한국의 지하철보다 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뉴욕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지하철, 필자가 공항에서 이른 아침에 나와 처음으로 타게 된 교통수단이었다.
메트로폴리스라는 수식어가 무색치 않을 정도의 인파로 북적이는 출근 시간, 캐리어와 큰 배낭 하나를 메고 탄 이방인을 불편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자리를 내주며 호의를 베푼 한 시민 덕에 브루클린에서 맨해튼까지 꽤나 먼 거리를 오면서 조금은 편하게, 앞으로의 일정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올 수 있었다.
그 안에서, 지하철 한 량 안에 모여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보면서 '다양함 속에 하나'라는 이념 하에 이루어진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을 처음으로 엿보게 되었다.
다양한 외모, 옷차림, 행동, 말투까지. 그 무엇 하나 똑같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지하철에 오른 시민들은 개성이 각기 달랐지만, 그 개성에 대해 손가락질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그들이 열차에서 하차할 때 가지고 내리는 것은, 내가 이곳에서 나의 진면목을 마음껏 발휘해 볼 수 있다는 일종의 자부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뉴욕의 지하철 역명은 대체로 도로명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슷한 역명이 많아 숙소를 찾는데 조금 헤맨 부분도 있지만, 무사히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으로 뉴욕을 구경하기 시작하였다.
이 기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었던 것은 필자의 두 다리였다. 아무래도 지하철 한 번 타는데 3천원이나 들었기 때문에 돈을 절약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웬만한 곳은 걸어서 둘러보기로 했고, 결론적으로 거리들을 직접 걸어보면서 뉴욕의 일상을 조금 더 가까이서 관찰하고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 후회 또한 남지 않았던 선택이었다.
조금 힘이 부칠 때 거리에 있는 저렴한 피자집에서 먹는 피자 한조각과 커피 한모금의 맛은 또 어찌나 맛있던지.
예약했던 숙소는 맨해튼 중부 첼시지구에 위치해 있었다. 지도를 보니 흔히 한 번 이상 들어봤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타임스퀘어, 센트럴 파크 등의 명소가 근방에 모여 있었다.
짐을 간소하게 하고 밖으로 나오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뉴욕의 마천루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한국과 더불어 예전에 여행했던 다른 나라들에서 고층 건물들을 많이 봤었지만 조금 특징적인 점을 꼽으라고 하면 모든 건물들마다 미국 국기가 걸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디에 있어도 확실히 내가 미국에 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줄 만큼 미국인이 미국에 갖는 자부심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겨울 대낮이어서 그런지 사진에서 보던 타임스퀘어의 화려함이나 센트럴 파크의 활기찬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예정에는 없던 곳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모름지기 미래 의학도가 될 사람이기에 거리를 지나가다 보게 된 뉴욕대 부속병원에 들어가서 병원탐방을 하기도 했고, 뉴욕 시립 도서관에 들어가서 책 한권을 꺼내드는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또 부산한 도심 사이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 어린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감상하기도 했다. 길가다 우연히 미국 유명 TV프로그램인 'Good Morning America' 생중계 현장을 지나가기도 했다.
돌아보는 곳마다 어느 영화에서 한번쯤은 등장했을 법한 거리들, 그리고 풍경들, 낯설음 뒤에서 고개를 내미는 소소한 익숙함에 흠뻑 빠져 시간은 어느새 저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전에는 부산함이 느껴졌다면, 저녁에는 화려함이 그 위를 덧칠해 놓았다. 길거리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거리는 형형색색의 네온 사인들과 불빛으로 수놓아지고 있었다.
확실히 야경을 보니 내가 뉴욕에 와 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바로 전날 비행기에서 보던 풍경을 목전에서 보게 되니 그 느낌이 몇 배로 증폭되었다. 그 흥분 속에서 잠시 앞으로 펼쳐질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물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순간순간이 지금처럼 흥미로울 것이라고, 그리고 좋은 일들로 가득찰 것이라고...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어떤 지역을 여행할 초창기에 직감적으로 형성되는 첫 정취가 있기 마련이다. 필자에게 있어서 뉴욕은 지하철 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만들어진지 오래되어 시설도 낙후하고 소음도 한국의 지하철보다 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뉴욕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지하철, 필자가 공항에서 이른 아침에 나와 처음으로 타게 된 교통수단이었다.
메트로폴리스라는 수식어가 무색치 않을 정도의 인파로 북적이는 출근 시간, 캐리어와 큰 배낭 하나를 메고 탄 이방인을 불편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자리를 내주며 호의를 베푼 한 시민 덕에 브루클린에서 맨해튼까지 꽤나 먼 거리를 오면서 조금은 편하게, 앞으로의 일정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올 수 있었다.
그 안에서, 지하철 한 량 안에 모여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보면서 '다양함 속에 하나'라는 이념 하에 이루어진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을 처음으로 엿보게 되었다.
다양한 외모, 옷차림, 행동, 말투까지. 그 무엇 하나 똑같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지하철에 오른 시민들은 개성이 각기 달랐지만, 그 개성에 대해 손가락질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그들이 열차에서 하차할 때 가지고 내리는 것은, 내가 이곳에서 나의 진면목을 마음껏 발휘해 볼 수 있다는 일종의 자부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뉴욕의 지하철 역명은 대체로 도로명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슷한 역명이 많아 숙소를 찾는데 조금 헤맨 부분도 있지만, 무사히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으로 뉴욕을 구경하기 시작하였다.
이 기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었던 것은 필자의 두 다리였다. 아무래도 지하철 한 번 타는데 3천원이나 들었기 때문에 돈을 절약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웬만한 곳은 걸어서 둘러보기로 했고, 결론적으로 거리들을 직접 걸어보면서 뉴욕의 일상을 조금 더 가까이서 관찰하고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 후회 또한 남지 않았던 선택이었다.
조금 힘이 부칠 때 거리에 있는 저렴한 피자집에서 먹는 피자 한조각과 커피 한모금의 맛은 또 어찌나 맛있던지.
예약했던 숙소는 맨해튼 중부 첼시지구에 위치해 있었다. 지도를 보니 흔히 한 번 이상 들어봤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타임스퀘어, 센트럴 파크 등의 명소가 근방에 모여 있었다.
짐을 간소하게 하고 밖으로 나오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뉴욕의 마천루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한국과 더불어 예전에 여행했던 다른 나라들에서 고층 건물들을 많이 봤었지만 조금 특징적인 점을 꼽으라고 하면 모든 건물들마다 미국 국기가 걸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디에 있어도 확실히 내가 미국에 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줄 만큼 미국인이 미국에 갖는 자부심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겨울 대낮이어서 그런지 사진에서 보던 타임스퀘어의 화려함이나 센트럴 파크의 활기찬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예정에는 없던 곳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모름지기 미래 의학도가 될 사람이기에 거리를 지나가다 보게 된 뉴욕대 부속병원에 들어가서 병원탐방을 하기도 했고, 뉴욕 시립 도서관에 들어가서 책 한권을 꺼내드는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또 부산한 도심 사이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 어린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감상하기도 했다. 길가다 우연히 미국 유명 TV프로그램인 'Good Morning America' 생중계 현장을 지나가기도 했다.
돌아보는 곳마다 어느 영화에서 한번쯤은 등장했을 법한 거리들, 그리고 풍경들, 낯설음 뒤에서 고개를 내미는 소소한 익숙함에 흠뻑 빠져 시간은 어느새 저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전에는 부산함이 느껴졌다면, 저녁에는 화려함이 그 위를 덧칠해 놓았다. 길거리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거리는 형형색색의 네온 사인들과 불빛으로 수놓아지고 있었다.
확실히 야경을 보니 내가 뉴욕에 와 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바로 전날 비행기에서 보던 풍경을 목전에서 보게 되니 그 느낌이 몇 배로 증폭되었다. 그 흥분 속에서 잠시 앞으로 펼쳐질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물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순간순간이 지금처럼 흥미로울 것이라고, 그리고 좋은 일들로 가득찰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