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아이디어부터 연구개발·제품화까지 전주기적 지원
정부와 병원 모두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좀처럼 외산장비 ‘쏠림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품질과 AS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국산 의료기기는 사용자 중심이 아닌 개발자 위주로 개발돼 기능과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의사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손에 익숙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불편할 따름이다.
개발단계 이전부터 병원과 업체가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공유하고 임상 및 사용자 중심 제품을 개발, 실제 병원에 적용해 기능과 품질을 개선한 후 최종임상시험에 이르는 전주기적 협업이 이뤄지면 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점만 해결한다면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1400병상 규모 가천대 길병원은 병원과 의료기기업체 간 상생을 기반으로 임상에서의 연구 성과를 산업화로 구현하는 ‘연구중심병원’의 새로운 이정표와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에 필요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뇌과학 분야 강점 살려 의료기기 국산화 앞장
가천대 길병원은 진단영상장비와 밀접한 의료영상분야에서 선도적인 길을 걸어 왔다.
2009년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에 컨소시엄 병원 중 한 곳으로 선정된데 이어 ‘의료영상기기 임상시험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산학협력단 김선태(이비인후과 교수) 단장은 “한국은 초음파진단기를 제외한 CT·MRI·방사선치료기기 대부분을 수입할 정도로 의료영상기기 분야가 매우 뒤처진 상태”라며 “연구중심병원을 표방하는 길병원은 의료영상기기 국산화에 일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확신했다.
특히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은 향후 국산 CT·MRI 상용화에 필요한 임상적·기술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전 세계 4번째로 연구용 7.0T MRI를 도입했고, 세계 최초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비(HRRT-PET)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중 7.0T MRI는 약 3000건에 달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해 숙련된 경험과 축적된 기술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까지 확보했다.
이밖에 PET 촬영 시 환자 몸 크기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가변형 PET-CT와 함께 동물용 CT·MRI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김 단장은 “연구중심병원 역할 중 하나는 의료현장 아이디어가 산업화되도록 병원이 의료기기업체와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2014년 연구중심병원 TOP 3에 선정된 길병원은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제품 개발·임상시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근골격계 CT 및 MRI·C-arm 등 국산 의료기기 개발과 임상시험을 공동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기융합센터, 수요자 중심 의료기기 개발 지원
병원들이 의료기기업체들에게 하는 흔한 말이 있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각 진료과목 의사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개발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적극 참여해 사용자 중심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겠다.”
하지만 많은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은 여전히 병원 문턱이 높다고 말한다.
업체와 병원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는 정부과제가 늘긴 했지만 이 또한 일부 업체와 병원에 국한돼 실효성이 크지 않다.
이 같은 현실에서 길병원은 의료기기업체들을 방문해 니즈를 파악하고 MOU를 체결해 아이디어 창출부터 제품개발·임상시험 참여는 물론 추후 구매까지 이뤄지는 ‘병원 수요 중심 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길병원은 뇌과학연구원 등 연구중심병원으로 쌓아온 강점을 의료기기 분야에 접목시키는 혁신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한 단계 발전시킨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를 지난해 12월 개소한 것.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센터 ▲의료기기 R&D센터 ▲헬스 IT센터로 나눠 각 센터별 전문 자문단 위촉 및 의공학 전문가를 채용했으며 아이디어 도출에서부터 제품 사업화까지 ‘전주기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그간 정부는 많은 돈을 국산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지만 실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화가 된 사례가 드물고 병원 또한 임상시험에만 국한된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사용자 중심 의료기기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의료기기 최종 소비자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의사들의 니즈와 거리가 먼 개발자 중심 제품을 만들다보니 국산 의료기기가 병원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다.
따라서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제품 아이디어 창출은 물론 개발과정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병원과 의사가 참여하는 ‘수요자(의사) 중심’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은 있지만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판 후 임상시험이 필요한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을 위한 원스톱 컨설팅으로 병원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것.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 김선태 센터장은 “센터는 업체들에게 중개임상이 가능한 개발 및 임상시험 공간을 제공한다”며 “특히 병원 의료 환경을 충분히 활용토록 지원하고 지속적인 의료기기 임상시험과 공동개발을 의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1년간 20여 곳의 의료기기업체와 연구기관을 직접 방문했다.
이는 의료기관 스스로 자세를 낮춰 업체를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듣고 같이 개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업체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의료기기업체들은 의료기기융합센터를 기반으로 임상 의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피드백을 신속이 받을 수 있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최소침습의료기기 개발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내시경 분야 길병원의 강점을 살려 ‘최소침습의료기기’(Minimal Invasive Medical Device)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시경·전기수술기·수술용 기구 등 최소침습의료기기는 소화기센터·신경외과·정형외과·이비인후과·비뇨기과 등 임상과 대부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경우 임상요구가 반영된 제품 고급화가 부족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져 대학병원 임상 활용이 가능한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
계획은 실천으로 옮겨져 실행되고 있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핵심과제로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함께 이비인후과용 경성내시경 개발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비인후과에 필요한 내시경뿐만 아니라 스코피스 내비게이션과 풍선카테터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업체들이 의사들의 컨설팅과 제품에 대한 사용자 평가, 임상시험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병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참여해 공동 수행하는 연구개발은 물론 풍부한 레퍼런스와 임상데이터를 제공해 제품화에 이르는 전주기적 지원을 제공하는 가천대 길병원이 국산 의료기기 개발의 새로운 메카로 주목받는 이유다.
품질과 AS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국산 의료기기는 사용자 중심이 아닌 개발자 위주로 개발돼 기능과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의사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손에 익숙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불편할 따름이다.
개발단계 이전부터 병원과 업체가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공유하고 임상 및 사용자 중심 제품을 개발, 실제 병원에 적용해 기능과 품질을 개선한 후 최종임상시험에 이르는 전주기적 협업이 이뤄지면 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점만 해결한다면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1400병상 규모 가천대 길병원은 병원과 의료기기업체 간 상생을 기반으로 임상에서의 연구 성과를 산업화로 구현하는 ‘연구중심병원’의 새로운 이정표와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에 필요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뇌과학 분야 강점 살려 의료기기 국산화 앞장
가천대 길병원은 진단영상장비와 밀접한 의료영상분야에서 선도적인 길을 걸어 왔다.
2009년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에 컨소시엄 병원 중 한 곳으로 선정된데 이어 ‘의료영상기기 임상시험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산학협력단 김선태(이비인후과 교수) 단장은 “한국은 초음파진단기를 제외한 CT·MRI·방사선치료기기 대부분을 수입할 정도로 의료영상기기 분야가 매우 뒤처진 상태”라며 “연구중심병원을 표방하는 길병원은 의료영상기기 국산화에 일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확신했다.
특히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은 향후 국산 CT·MRI 상용화에 필요한 임상적·기술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전 세계 4번째로 연구용 7.0T MRI를 도입했고, 세계 최초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비(HRRT-PET)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중 7.0T MRI는 약 3000건에 달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해 숙련된 경험과 축적된 기술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까지 확보했다.
이밖에 PET 촬영 시 환자 몸 크기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가변형 PET-CT와 함께 동물용 CT·MRI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김 단장은 “연구중심병원 역할 중 하나는 의료현장 아이디어가 산업화되도록 병원이 의료기기업체와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2014년 연구중심병원 TOP 3에 선정된 길병원은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제품 개발·임상시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근골격계 CT 및 MRI·C-arm 등 국산 의료기기 개발과 임상시험을 공동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기융합센터, 수요자 중심 의료기기 개발 지원
병원들이 의료기기업체들에게 하는 흔한 말이 있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각 진료과목 의사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개발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적극 참여해 사용자 중심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겠다.”
하지만 많은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은 여전히 병원 문턱이 높다고 말한다.
업체와 병원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는 정부과제가 늘긴 했지만 이 또한 일부 업체와 병원에 국한돼 실효성이 크지 않다.
이 같은 현실에서 길병원은 의료기기업체들을 방문해 니즈를 파악하고 MOU를 체결해 아이디어 창출부터 제품개발·임상시험 참여는 물론 추후 구매까지 이뤄지는 ‘병원 수요 중심 융합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길병원은 뇌과학연구원 등 연구중심병원으로 쌓아온 강점을 의료기기 분야에 접목시키는 혁신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한 단계 발전시킨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를 지난해 12월 개소한 것.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센터 ▲의료기기 R&D센터 ▲헬스 IT센터로 나눠 각 센터별 전문 자문단 위촉 및 의공학 전문가를 채용했으며 아이디어 도출에서부터 제품 사업화까지 ‘전주기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그간 정부는 많은 돈을 국산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지만 실제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화가 된 사례가 드물고 병원 또한 임상시험에만 국한된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사용자 중심 의료기기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의료기기 최종 소비자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의사들의 니즈와 거리가 먼 개발자 중심 제품을 만들다보니 국산 의료기기가 병원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다.
따라서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제품 아이디어 창출은 물론 개발과정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병원과 의사가 참여하는 ‘수요자(의사) 중심’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은 있지만 제품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판 후 임상시험이 필요한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을 위한 원스톱 컨설팅으로 병원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것.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 김선태 센터장은 “센터는 업체들에게 중개임상이 가능한 개발 및 임상시험 공간을 제공한다”며 “특히 병원 의료 환경을 충분히 활용토록 지원하고 지속적인 의료기기 임상시험과 공동개발을 의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전주기적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1년간 20여 곳의 의료기기업체와 연구기관을 직접 방문했다.
이는 의료기관 스스로 자세를 낮춰 업체를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듣고 같이 개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업체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의료기기업체들은 의료기기융합센터를 기반으로 임상 의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피드백을 신속이 받을 수 있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최소침습의료기기 개발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는 내시경 분야 길병원의 강점을 살려 ‘최소침습의료기기’(Minimal Invasive Medical Device)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시경·전기수술기·수술용 기구 등 최소침습의료기기는 소화기센터·신경외과·정형외과·이비인후과·비뇨기과 등 임상과 대부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경우 임상요구가 반영된 제품 고급화가 부족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져 대학병원 임상 활용이 가능한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
계획은 실천으로 옮겨져 실행되고 있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핵심과제로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함께 이비인후과용 경성내시경 개발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비인후과에 필요한 내시경뿐만 아니라 스코피스 내비게이션과 풍선카테터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업체들이 의사들의 컨설팅과 제품에 대한 사용자 평가, 임상시험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병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참여해 공동 수행하는 연구개발은 물론 풍부한 레퍼런스와 임상데이터를 제공해 제품화에 이르는 전주기적 지원을 제공하는 가천대 길병원이 국산 의료기기 개발의 새로운 메카로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