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는 생명 구하는 약, 한번 더 생각해야"

손의식
발행날짜: 2016-04-27 11:50:58
  • 김신곤 교수 "교육·상담 등 개원가 수고할 가치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난공불락으로만 여겨지던 심혈관계 사망 위험 감소를 SGLT-2 억제제가 처음으로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는 생명을 구하는 약"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상담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SGLT-2 억제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베링거잉겔하임·릴리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로플로진)은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에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당뇨병치료제 중 최초로 위약 대비 심부전 개선과 심혈관 사망률 감소 효과를 밝혔다.

특히 자디앙은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 지난해 기준 100억원의 처방액을 올린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정면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수성 나선 '포시가' "우리도 CV risk 감소"

'EMPA-REG OUTCOME'이라는 무기를 들고 시장에 나오는 자디앙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이지만 SGLT-2 억제제 시장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포시가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첫 번째 이슈는 'EMPA-REG OUTCOME'에서 밝힌 심혈관 사망률 감소효과를 자디앙만의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점이다. 포시가에게도 이른 바 계열효과(class effect)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에 따르면 'EMPA-REG OUTCOME' 임상에서 자디앙 투여 후 심부전 및 심혈관 사망률 감소를 비롯, 혈당 및 혈압 강하 등은 SGLT-2 억제제의 '수분 배출'이라는 공통적인 기전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병치료제 중 최초의 심혈관계 위험 감소효과는 자디앙뿐 아니라 포시가에게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시가의 두 번째 무기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효과와 영향을 밝힌 메타분석이다.

'위험요인 범주에 따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효과 영향' 연구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의 CV 안전성 프로파일을 평가하기 위해 21건의 2b/3상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CV 사건을 메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다파글리플로진은 대조군 대비 기타 혈당강하제의 유무에 상관없이 CV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긍정적 경향성을 시사한다"며 "CV 사건의 위험요인과 연관된 SGLT-2 억제제의 다원적인 이점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인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서의 심혈관 사건, 사망, 주요 안전성 결과와 관련한 SGLT-2 억제제의 영향' 연구는 1950년 1월 1일부터 2015년 9월 30일까지의 기간을 설정해 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 및 미국, 유럽, 일본 규제 당국의 웹사이트를 조사해 결과를 추출했다.

이 분석에는 6건의 신약신청(3만7525명) 데이터와 7가지 SGLT-2 억제제에 대한 57건의 임상연구(3만3385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SGLT-2 억제제는 주요 심혈관 사건, 심혈관 사망, 심부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때의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결국, 자디앙은 후속주자이긴 하지만 'EMPA-REG'라는 강력한 Outcome을 무기로 SGLT-2 억제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반면, 포시가는 비록 Outcome은 없지만, 퍼스트인클래스라는 이점을 기반으로 한 리얼라이프 데이터와 함께 CV 리스크 감소를 입증한 메타분석을 내세워 수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GLT-2 억제제는 생명 구하는 약, 개원가 수고할 필요있다"

SGLT-2 억제제는 기전적 특성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의료진 입장에서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고대안암병원 김신곤 교수.
고대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는 "Saving life.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치료제 중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유일하다"며 "Benefit과 risk가 분명한 약제인만큼 의사가 한번 더 두 번 더 생각하고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곤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그런 수고를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SGLT-2 억제제 부작용 문제는 필드에서 교육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개원가 선생님들이 신경 써서 환자에게 말해줘야 한다"며 "그런 설명이 없으면 나중에 환자들이 힘들어 할 수 있고 old age에서 volume deflation 문제 생길 수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연령에서 SGLT-2 억제제를 무조건적으로 기피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신곤 교수는 "고연령에서 SGLT-2 억제제를 주의해서 써야 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나이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volume deflation에 대해 충분히 concern을 갖고 극복할 수 있는가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75세 이상이면 SGLT-2 억제제를 전부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제로 환자 중에서 쓰는 사람도 있다"며 "충분한 교육과 훈련만 되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교육과 훈련없이 사용할 땐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주의해서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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