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이상지질혈증 신약 당뇨시장 넘본다

원종혁
발행날짜: 2017-09-22 12:00:30
  • 심혈관질환 토탈케어 시대…당뇨병 PCSK9 임상 효과 맞물려

이제 막 등장한 고지혈증 신약들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치료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당뇨가 함께 관리가 필요한 '토탈케어'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과 함께 최근 당뇨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데 따른 변화다.

최근 열린 국제당뇨병학회에서도 당뇨병 환자를 타깃한 이상지질혈증 신약들의 임상 결과가 논의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는 당뇨병에 주로 동반되는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압 외에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에 효과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한 이유로 풀이된다.

대한당뇨병학회 기획이사인 전북의대 박태선 교수는 "실제 학계에서도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기존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만큼이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다고 표현한다"면서 "많은 당뇨병 환자에서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비만 등을 동반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토탈케어의 개념으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뇨병약에서 심혈관질환 아웃콤을 따져보기 시작한 것은 인슐린 감작제인 TZD에서 심장 합병증이 악화되는 이슈가 나타나면서 부터였는데, 최근 출시되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엠파글리플로진이나 GLP-1 계열 리라글루타이드 등의 치료옵션은 심혈관 안전성이 아닌 혜택을 검증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올해 유럽당뇨병학회(EASD) 학술대회에서는 당뇨병 환자에 PCSK9 억제제의 쓰임새를 저울질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미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의 혜택을 검증받는 가운데, PCSK9 억제제인 사노피 프랄런트(알리로쿠맙)와 암젠의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가 당뇨병 환자에까지 심혈관 혜택 근거를 쌓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 고지혈증 신약들이 당뇨병 환자에 치료 혜택을 넘보는 상황은, SGLT2 억제제 당뇨약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GLP-1 주사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등이 대규모 임상을 근거로 심혈관 혜택을 라벨에 추가한 것과 비견된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분류…심혈관 관리 방안 부각

오랜시간 당뇨병을 경험한 환자들에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를 검증받는게, 프랄런트와 레파타의 공통된 목적이었다.

무엇보다 이들 환자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향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이른바 대혈관 질환 문제를 줄이는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암젠 임상연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레파타의 심혈관 아웃콤을 평가한 '포리어(Fourier) 임상'에서는, 당뇨병 환자들이 실제 심혈관 합병증과 사망에 고위험군임을 보여줬다.

특히 레파타를 사용해 콜레스테롤을 조절한 환자군에선 심혈관 위험도가 줄었다. 물론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과의 차이는 미미했지만 말이다. 결과를 보면 레파타 투약군은 절대적 위험도가 2.7% 낮아졌으며,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에선 1.8% 감소했다.

암젠은 "관건은 당뇨병 환자들이 레파타 치료를 부가적으로 실시했을 때 스텐트 삽입이나 심혈관 우회술 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레파타 치료를 유지한 환자군에서는 그 위험도가 지속적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사노피는 앞서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 당뇨병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프랄런트의 해당 'ODEYSSEY DM'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노피는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경험하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며 "특히 이들에 혈당관리는 말초 신경염이나 상처회복 문제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Odyssey-DM 주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슐린을 투약하는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프랄런트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C의 수치를 뚜렷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환자 혈당관리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으며, 기타 다른 콜레스테롤약물인 '페노피브레이트'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프랄런트가 해당 환자에 LDL 콜레스테롤을 신속하게 낮추는 동시에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 전반적인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의미있는 혜택을 가져온다는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암젠은 현재 레파타의 이번 심혈관 안전성 데이터를 미국FDA에 제출하면서 적응증 추가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았다. 최종 결정은 오는 12월 2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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