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 유병재 위원장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그에 따른 기술적 산업적 측면에서의 장및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료기기업계 역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의 정책적 보조를 함께하고 신기술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과 수요에 대응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새롭게 등장할 의료기기에 대한 개념과 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업계 준비는 공회전할 수밖에 없다.
물론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를 정의내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ICBM’(IoT·Cloud·Big data·Mobile)이 비정형화로 결합된, 의료기기로 불러야할지조차 애매모호한 융·복합 의료기기를 기존 기계적 특징으로만 규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지금의 의료기기는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기계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오랜 시간 축적된 정형화된 인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4차 산업시대 유무형의 신개념 의료기기는 전통적인 규정을 적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7월 12일 발족한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는 새롭게 등장할 융·복합 의료기기의 명확한 정의는 물론 제품 개발, 임상시험, 인허가, 급여제도 등을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화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위원회에 귀추가 더욱 주목된 이유는 위원장을 다국적기업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유병재 대표이사가 맡았기 때문.
그간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대표 중 협회 위원회 장을 맡은 사례는 유 대표가 처음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스메디칼 대표가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는 일 또한 매우 이례적이다.
본지는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 유병재 위원장과 1시간에 걸쳐 단독인터뷰를 갖고 특별위원회 발족 배경과 역할 및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대표가 협회 위원장을 맡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안 수락을 의료기기업계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는 이유다. 본사 또는 AP로부터 승인은 받았나?
-특별위원회는 비즈니스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위원장 역할 수행과 관련해 ‘Inform’ 할 내용이지 ‘Approval’ 받아야할 사안이 아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기기산업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를 논할 때 ‘Physical·Digital·Biological’의 융·복합이라는 말을 한다.
즉 이미 상당부분 발전된 각각의 요소들이 합쳐져 신기술 신개념 융·복합 의료기기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의료기기산업 생태계 또한 굉장히 복잡해질 것이다.
의료기기는 넓은 범주로 보면 헬스케어에 속하다. 헬스케어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결국 사람에 대한 치료다.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겠지만 결국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유전 및 환경적인 요인, 인구적인 요인, 생화학적 요인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데 효율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최대 수혜자이자 가장 많은 발전이 가능한 분야가 의료기기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중요성을 깨닫고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협회 역시 업계가 원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립하고자 특별위원회를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가 지난 7월 12일 발족했다. 업계는 특별위원회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산업에 미칠 변화와 융·복합 의료기기 수요에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별위원회 신설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대외적인 신설 배경은 이렇다. 정부의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정책적 보조를 함께하고 향후 급격히 증가하는 융·복합 의료기기 수요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의료기기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환자 중심 및 가치 기반 의료를 실현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특별위원회 신설은 ‘플랫폼’ 구축에 핵심적인 목표가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특징을 살펴보면 증기기관차 개발, 자동화에 따른 대량 생산,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 하나의 핵심 테마가 전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유형을 갖고 있는 사물에 국한되지 않고 ICBM(IoT·Cloud·Big data·Mobile) 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접목되고 그에 따른 결과로 유무형의 융·복합 의료기기가 개발되기 때문에 사전에 예측하거나 구체화하기가 불가능하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융·복합 과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조정·중재하고 가장 효과적인 아웃컴이 도출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립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 빅데이터·로봇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플랫폼 구축이 가장 중요한 핵심 목표다.
플랫폼과 함께 ‘인프라’ 구축도 특별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특별위원회에는 ▲3D프린팅 의료기기 ▲로봇 의료기기 ▲스마트헬스 의료기기 ▲빅데이터 의료기기 등 4개 분과가 있다.
각 분과별로 아이디어 도출부터 제품 개발, 인허가, 임상시험, 보험 등 다뤄야할 분야가 많은데 각 과정마다 필요한 토대를 각 회사들이 오픈해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겠다.
Q: 업계 일각에서는 특별위원회가 일부 다국적기업들의 제품 보험 등재 및 급여 확대를 위해 심평원 등 정부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종의 창구로서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의료기기산업 지원 정책을 가시화하자 일부 다국적기업이 기존 제품을 마치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인 것처럼 포장해 보험급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특별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술로봇 소모품 추가 급여 확대를 희망하는 I사와 이전 정부에서 원격진료 추진에 편승해 이식형 의료기기 원격모니터링 급여화를 주장해온 S사가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특별위원회 내 ‘로봇 의료기기’ 분과위원회가 존재하고 또 2명의 부위원장 중 1명을 I사 대표가 맡고 있다.
이식형 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본지가 입수한 지난 6월 28일 작성된 협회 ‘특별위원회 신설 계획안’을 살펴보면 ‘환자 건강정보 연계와 공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문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그런 목적으로 특별위원회가 발족됐다고 생각하나?(웃음).
우리나라 인허가 규정과 건강보험 급여는 보수적이지만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 시스템이다.
특별위원회가 민원을 제기한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또는 환자에게) 아무런 혜택도 없이 특정업체를 위해 제품 급여를 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그런 민원이 받아들여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나.
특별위원회는 결코 특정업체 제품의 보험 등재 또는 급여 확대 목적으로 신설된 것이 아니다.
물론 특별위원회 발족 배경에는 이미 4차 산업 관련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놨는데 이를 시장화하지 못하거나 환자에게 필요한 제품인데 규제에 막혀 사용할 수 없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는 일부 업체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특별위원회 발족의 궁극적인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 선도를 위한 플랫폼 구축 ▲4차 산업혁명 수요에 대응하는 정책 개발·제안 및 일자리 창출 공헌 ▲급변하는 의료기술 대응과 인허가·보험제도 정비 및 혁신 추진 ▲환자 대상 융·복합 기술 기반 의료기기 서비스 질적·양적 확대 등 4가지다.
각 분과에 주어진 과제와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시 이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가치 실현을 위한 융·복합 의료기기의 아이디어 발굴, 개발, 임상, 인허가, 급여, 시판 등 각 프로세스에서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이 가장 큰 목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허가 또는 급여 관련 이슈가 있다면 이는 협회 법규위원회나 보험위원회가 전문성을 갖고 해결할 문제라고 본다.
인허가·급여 문제 해결은 특별위원회의 종속변수이지 목적은 아니다.
Q: 특별위원회인 만큼 협회 법규위원회·보험위원회 등 타 위원회와 운영방식이 다르지 않나?
-현재 정확한 날짜를 잡고 있는데 대략적으로 특별위원회 전체 회의는 적어도 2달에 한번은 가질 계획이다.
이때 각 분과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고 다음 단계로의 계획을 순차적으로 수립하게 된다.
요즘은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에 각 분과 소속 위원들이 굳이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아젠다가 정해지면 위원들의 네트워크 허브와 클라우드, 그룹 메시지 등을 적극 활용해 실시간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각 분과위에 큰 틀에서의 명확한 마일스톤(이정표)은 주고 있다.
이미 첫 번째 이정표가 제시됐고 앞으로도 계속 부여될 것이다.
Q: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1인을 국내 제조사에 할당했다. 특히 전체 회원사 현황을 살펴보면 제조사(40곳)가 다국적기업(수입사·22곳)보다 2배 가까이 더 많다.
특별위원회가 다국적기업과 제조사를 아우르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유의미하다. 제조사들의 높은 참여율을 어떻게 분석하나?
-빅데이터 의료기기분과를 제외한 모든 분과장을 국내 제조사가 맡고 있다. 각 분과 위원 구성 또한 제조사가 수입사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별위원회는 위원회 참여 자격을 협회 회원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 영역까지 확대했다.
특별위원회는 제조사와 수입사의 상호 이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의 실질적인 참여와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모든 분과에서 제조사와 수입사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만이 미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과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들어 국내 제조사들의 인식이 굉장히 업그레이드됐다고 생각한다.
불과 3~4년 전만하더라도 제조업 중 의료기기는 노동력과 자금을 투입하면 뭔가 제품화가 되는 산업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컨버전스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제조사들도 이러한 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Q: 새롭게 등장할 비정형화된 신기술 융·복합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허가·심사 및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각 분과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식약처·심평원 등 정부기관과 공유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당연히 오픈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다만 처음부터 정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특별위원회 스스로 충분한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3D프린팅 ▲로봇 ▲스마트헬스 ▲빅데이터 등 4개 분과에서 환자나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서비스·솔루션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를 시장화하기 위해 필요한 각각의 요소들이 무엇인지 도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분야 특정 제품이 시장에서의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거나 또는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구체화할 수 있다.
이미 각 분과에서 이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고 특별위원회 내부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판단되면 정부기관과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기업계 역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의 정책적 보조를 함께하고 신기술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과 수요에 대응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새롭게 등장할 의료기기에 대한 개념과 전망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업계 준비는 공회전할 수밖에 없다.
물론 4차 산업시대 의료기기를 정의내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ICBM’(IoT·Cloud·Big data·Mobile)이 비정형화로 결합된, 의료기기로 불러야할지조차 애매모호한 융·복합 의료기기를 기존 기계적 특징으로만 규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지금의 의료기기는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기계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오랜 시간 축적된 정형화된 인허가 심사와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4차 산업시대 유무형의 신개념 의료기기는 전통적인 규정을 적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7월 12일 발족한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는 새롭게 등장할 융·복합 의료기기의 명확한 정의는 물론 제품 개발, 임상시험, 인허가, 급여제도 등을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화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위원회에 귀추가 더욱 주목된 이유는 위원장을 다국적기업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유병재 대표이사가 맡았기 때문.
그간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대표 중 협회 위원회 장을 맡은 사례는 유 대표가 처음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스메디칼 대표가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는 일 또한 매우 이례적이다.
본지는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 유병재 위원장과 1시간에 걸쳐 단독인터뷰를 갖고 특별위원회 발족 배경과 역할 및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대표가 협회 위원장을 맡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안 수락을 의료기기업계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는 이유다. 본사 또는 AP로부터 승인은 받았나?
-특별위원회는 비즈니스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위원장 역할 수행과 관련해 ‘Inform’ 할 내용이지 ‘Approval’ 받아야할 사안이 아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기기산업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를 논할 때 ‘Physical·Digital·Biological’의 융·복합이라는 말을 한다.
즉 이미 상당부분 발전된 각각의 요소들이 합쳐져 신기술 신개념 융·복합 의료기기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의료기기산업 생태계 또한 굉장히 복잡해질 것이다.
의료기기는 넓은 범주로 보면 헬스케어에 속하다. 헬스케어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결국 사람에 대한 치료다.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겠지만 결국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유전 및 환경적인 요인, 인구적인 요인, 생화학적 요인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데 효율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최대 수혜자이자 가장 많은 발전이 가능한 분야가 의료기기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중요성을 깨닫고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협회 역시 업계가 원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립하고자 특별위원회를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가 지난 7월 12일 발족했다. 업계는 특별위원회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산업에 미칠 변화와 융·복합 의료기기 수요에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별위원회 신설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대외적인 신설 배경은 이렇다. 정부의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정책적 보조를 함께하고 향후 급격히 증가하는 융·복합 의료기기 수요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의료기기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환자 중심 및 가치 기반 의료를 실현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특별위원회 신설은 ‘플랫폼’ 구축에 핵심적인 목표가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특징을 살펴보면 증기기관차 개발, 자동화에 따른 대량 생산,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 하나의 핵심 테마가 전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유형을 갖고 있는 사물에 국한되지 않고 ICBM(IoT·Cloud·Big data·Mobile) 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접목되고 그에 따른 결과로 유무형의 융·복합 의료기기가 개발되기 때문에 사전에 예측하거나 구체화하기가 불가능하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융·복합 과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조정·중재하고 가장 효과적인 아웃컴이 도출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립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 빅데이터·로봇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플랫폼 구축이 가장 중요한 핵심 목표다.
플랫폼과 함께 ‘인프라’ 구축도 특별위원회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특별위원회에는 ▲3D프린팅 의료기기 ▲로봇 의료기기 ▲스마트헬스 의료기기 ▲빅데이터 의료기기 등 4개 분과가 있다.
각 분과별로 아이디어 도출부터 제품 개발, 인허가, 임상시험, 보험 등 다뤄야할 분야가 많은데 각 과정마다 필요한 토대를 각 회사들이 오픈해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겠다.
Q: 업계 일각에서는 특별위원회가 일부 다국적기업들의 제품 보험 등재 및 급여 확대를 위해 심평원 등 정부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종의 창구로서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의료기기산업 지원 정책을 가시화하자 일부 다국적기업이 기존 제품을 마치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인 것처럼 포장해 보험급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특별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술로봇 소모품 추가 급여 확대를 희망하는 I사와 이전 정부에서 원격진료 추진에 편승해 이식형 의료기기 원격모니터링 급여화를 주장해온 S사가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특별위원회 내 ‘로봇 의료기기’ 분과위원회가 존재하고 또 2명의 부위원장 중 1명을 I사 대표가 맡고 있다.
이식형 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본지가 입수한 지난 6월 28일 작성된 협회 ‘특별위원회 신설 계획안’을 살펴보면 ‘환자 건강정보 연계와 공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문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그런 목적으로 특별위원회가 발족됐다고 생각하나?(웃음).
우리나라 인허가 규정과 건강보험 급여는 보수적이지만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 시스템이다.
특별위원회가 민원을 제기한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또는 환자에게) 아무런 혜택도 없이 특정업체를 위해 제품 급여를 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그런 민원이 받아들여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나.
특별위원회는 결코 특정업체 제품의 보험 등재 또는 급여 확대 목적으로 신설된 것이 아니다.
물론 특별위원회 발족 배경에는 이미 4차 산업 관련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놨는데 이를 시장화하지 못하거나 환자에게 필요한 제품인데 규제에 막혀 사용할 수 없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는 일부 업체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특별위원회 발족의 궁극적인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의료기기 선도를 위한 플랫폼 구축 ▲4차 산업혁명 수요에 대응하는 정책 개발·제안 및 일자리 창출 공헌 ▲급변하는 의료기술 대응과 인허가·보험제도 정비 및 혁신 추진 ▲환자 대상 융·복합 기술 기반 의료기기 서비스 질적·양적 확대 등 4가지다.
각 분과에 주어진 과제와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시 이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가치 실현을 위한 융·복합 의료기기의 아이디어 발굴, 개발, 임상, 인허가, 급여, 시판 등 각 프로세스에서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이 가장 큰 목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허가 또는 급여 관련 이슈가 있다면 이는 협회 법규위원회나 보험위원회가 전문성을 갖고 해결할 문제라고 본다.
인허가·급여 문제 해결은 특별위원회의 종속변수이지 목적은 아니다.
Q: 특별위원회인 만큼 협회 법규위원회·보험위원회 등 타 위원회와 운영방식이 다르지 않나?
-현재 정확한 날짜를 잡고 있는데 대략적으로 특별위원회 전체 회의는 적어도 2달에 한번은 가질 계획이다.
이때 각 분과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고 다음 단계로의 계획을 순차적으로 수립하게 된다.
요즘은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에 각 분과 소속 위원들이 굳이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아젠다가 정해지면 위원들의 네트워크 허브와 클라우드, 그룹 메시지 등을 적극 활용해 실시간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각 분과위에 큰 틀에서의 명확한 마일스톤(이정표)은 주고 있다.
이미 첫 번째 이정표가 제시됐고 앞으로도 계속 부여될 것이다.
Q: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1인을 국내 제조사에 할당했다. 특히 전체 회원사 현황을 살펴보면 제조사(40곳)가 다국적기업(수입사·22곳)보다 2배 가까이 더 많다.
특별위원회가 다국적기업과 제조사를 아우르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유의미하다. 제조사들의 높은 참여율을 어떻게 분석하나?
-빅데이터 의료기기분과를 제외한 모든 분과장을 국내 제조사가 맡고 있다. 각 분과 위원 구성 또한 제조사가 수입사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별위원회는 위원회 참여 자격을 협회 회원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 영역까지 확대했다.
특별위원회는 제조사와 수입사의 상호 이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의 실질적인 참여와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모든 분과에서 제조사와 수입사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만이 미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과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들어 국내 제조사들의 인식이 굉장히 업그레이드됐다고 생각한다.
불과 3~4년 전만하더라도 제조업 중 의료기기는 노동력과 자금을 투입하면 뭔가 제품화가 되는 산업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컨버전스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제조사들도 이러한 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Q: 새롭게 등장할 비정형화된 신기술 융·복합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허가·심사 및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각 분과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식약처·심평원 등 정부기관과 공유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당연히 오픈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다만 처음부터 정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특별위원회 스스로 충분한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3D프린팅 ▲로봇 ▲스마트헬스 ▲빅데이터 등 4개 분과에서 환자나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서비스·솔루션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를 시장화하기 위해 필요한 각각의 요소들이 무엇인지 도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분야 특정 제품이 시장에서의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거나 또는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구체화할 수 있다.
이미 각 분과에서 이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고 특별위원회 내부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판단되면 정부기관과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