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은 최후의 보루, 신규 항생제 도입 시급"

원종혁
발행날짜: 2018-07-13 06:00:44
  • 대체제 거론 '저박사'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내성균주 출현 급증 악순환 막아야"

인류 최후의 항생제로 언급되는 '카바페넴'의 사용을 놓고 대체 치료전략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카바페넴의 사용량이 매년 늘고 있는 국내에서는, 집단 감염 문제와 함께 치사율이 높은 내성균주의 출현이 우려 수준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카바페넴을 마지막 보루로 잡고, 먼저 사용할 수 있는 신규 항생제의 도입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사진: 대한중환자의학회 학술회장.
대체 항생제와 관련,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국가필수의약품 104개 품목 중에는 신규 항생제 저박사(세프톨로잔/타조박탐)가 이름을 올렸다.

카바페넴 대체제의 등장으로 주목받은 저박사는, 국내에서 지난 5월 비급여 론칭을 결정지은데 이어 필수의약품 등재까지 신속 지정을 받은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저박사가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으로 인한 복잡성 복강 내 감염과 복잡성 요로 감염에 적용하는 의약품으로, ESBL(Extended-spectrum beta lactam) 항생제 내성 증가와 카바페넴 내성 발생으로 인한 대체 항생제의 확보를 위해 필수의약품 지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필수의약품 지정에 따라, 상시 의약품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공급 안정화 조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처방권 행보도 주목되는 이유다.

앞서 학회 및 보건당국에서도 카바페넴 대체 옵션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올해 3월엔 질병관리본부가 '2018년 요로 감염 항생제 사용 지침'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ESBL 생성 균주에 의한 단순 급성 신우신염의 치료에 있어 카바페넴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중 하나"로 권고했다.

이어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세프톨로잔/타조박탐 복합제와 관련해 "허가를 거쳐 항생제 급여 등재 신청이 있으면 임상적 유용성 및 약가 적정성 등 급여적정성 여부에 대해 신속히 검토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요로감염 항생제 사용지침 일부.
"꼭 필요할 때만" 카바페넴 보존 전략 외치는 감염학계

신규 항생제가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에 신속 등재된 배경은 무얼까.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웹통계 시스템을 살펴보면, 항생제 내성균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이하 CRE)' 감염증 발생은 올해 6월 기준 전수조사 1년 만에 1만 500건에 달했다.

CRE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카바페넴의 과다 사용에 따른 내성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선택 가능한 항생제의 범위가 제한적인데다,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치료제인 카바페넴 항생제 사용이 계속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카바페넴 내성균주가 출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장내세균은 최후의 항생제라고 알려진 카바페넴을 분해하는 내성균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매우 적으며 치사율이 높고 전이가 쉬워 의료기관 내 집단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해결 방안은 정해져 있다. 카바페넴 보다 먼저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 ESBL 생성 그람음성균에 대한 치료의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을 꼭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자는게 골자다.

대한화학요법학회와 대한감염학회는 올해 학술회장에서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치료제인 카바페넴 사용이 계속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카바페넴 내성균주가 출현하고 있다"며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보유해 현재로서 ESBL생성 그람음성균에 대한 치료의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을 반드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바페넴의 대체 옵션으로 평가받는 저박사는 미국과 유럽지역에선 각각 2014년, 2015년 시판허가를 받은 후 처방권에 진입했다.

국내에선 2017년 4월 복잡성 복강내 감염 및 복잡성 요로 감염에 대한 치료제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지 1년여 만에 론칭을 본격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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