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적 임상 과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보건의료계 빅데이터 바람을 타고 실제 진료현장 자료 및 근거(RWE) 생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부의 단발성 지원을 두고 의료계에 한숨 섞인 푸념이 새어 나온다.
어느 때보다 국내 실정에 특화된 질환 코호트 임상자료가 주목받고 있으나 정작 속내를 들춰보면 "추가 연구비 확보조차 전전긍긍해야 한다" 는 것.
며칠 전 취재차 만난 한 대학병원 교수의 지적도 이러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여전히 사회적 인지도가 낮은 난치성 질환 등에는 국내 임상 자료도 부족하고 시도까지 드물다는 것이다. 의지를 가지고 연구에 뛰어든다 해도 결국 추후 연구비 확보에 골머리를 앓는다면 누가 선뜻 나서겠냐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악순환은 여기저기서 되풀이된다. 특히 발생 빈도가 드문 희귀 난치성 질환의 경우도 그렇겠지만,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 정보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
실제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되며 작년 첫 삽을 뜬 국내 크론병 코호트 예후 분석 임상만해도 그렇다.
학계 논의에 따르면, 해당 질환은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종별로 유전적 차이를 보이거나 치료제 사용 시 부작용 반응에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는게 정설.
그만큼 진료 표준화 작업을 위해선 국내 환자에 적합한 질환 예후 파악 데이터가 시급한 것이다. 때문에 개별 환자가 가진 고유 유전자 정보를 비롯해 다양한 검체를 활용한 국내 환자 빅데이터 완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한 연구 교수는 "한국인에서 질환의 예후를 파악해 최적의 진료 정보를 구축한다는데 드문 시도로 기대를 모으지만, 내년 종료 이후 추가적인 연구비 확보에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국내 실정에 맞는 환자 레지스트리를 확보자는 학계 목소리가 공공연히 흘러 나오지만, 현실의 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방안은 없는 걸까. 공익적 임상연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업적인 용도로 추진되는 제약사 주도 허가임상과 함께, 환자에 적화된 최선의 치료법을 연구하는 공공 목적의 임상에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게 취지.
무엇보다 그늘에 가려진 공중보건 문제나 사회경제적인 질환들에 주목해, 임상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에 연속적인 정책적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의 사례처럼 건강보험 재정의 일정 부분을 연구 사업에 재투자하면서 장기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는 실제 진료의 질을 끌어 올리거나 환자 선별에 따른 치료 효과 향상 및 의료비 절감도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임상 분야는 규제 개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게 사실이다.
최근 정부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새롭고 혁신적인 신약 연구·개발 과제에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며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질환 분야 환자를 중심에 세운 공익적 임상연구를 확대하고 긴밀한 정책적 지원에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렇게 쌓인 임상 근거는 한국형 진료지침 개발 및 정책 결정에도 십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가시적인 성과에 매달려 단발성 투자나 선심성 지원 정책은, 큰 틀에서 연구자들의 방향성까지 무너뜨지리 않을까.
보건의료계 빅데이터 바람을 타고 실제 진료현장 자료 및 근거(RWE) 생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부의 단발성 지원을 두고 의료계에 한숨 섞인 푸념이 새어 나온다.
어느 때보다 국내 실정에 특화된 질환 코호트 임상자료가 주목받고 있으나 정작 속내를 들춰보면 "추가 연구비 확보조차 전전긍긍해야 한다" 는 것.
며칠 전 취재차 만난 한 대학병원 교수의 지적도 이러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여전히 사회적 인지도가 낮은 난치성 질환 등에는 국내 임상 자료도 부족하고 시도까지 드물다는 것이다. 의지를 가지고 연구에 뛰어든다 해도 결국 추후 연구비 확보에 골머리를 앓는다면 누가 선뜻 나서겠냐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악순환은 여기저기서 되풀이된다. 특히 발생 빈도가 드문 희귀 난치성 질환의 경우도 그렇겠지만,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 정보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
실제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되며 작년 첫 삽을 뜬 국내 크론병 코호트 예후 분석 임상만해도 그렇다.
학계 논의에 따르면, 해당 질환은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종별로 유전적 차이를 보이거나 치료제 사용 시 부작용 반응에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는게 정설.
그만큼 진료 표준화 작업을 위해선 국내 환자에 적합한 질환 예후 파악 데이터가 시급한 것이다. 때문에 개별 환자가 가진 고유 유전자 정보를 비롯해 다양한 검체를 활용한 국내 환자 빅데이터 완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한 연구 교수는 "한국인에서 질환의 예후를 파악해 최적의 진료 정보를 구축한다는데 드문 시도로 기대를 모으지만, 내년 종료 이후 추가적인 연구비 확보에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국내 실정에 맞는 환자 레지스트리를 확보자는 학계 목소리가 공공연히 흘러 나오지만, 현실의 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방안은 없는 걸까. 공익적 임상연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업적인 용도로 추진되는 제약사 주도 허가임상과 함께, 환자에 적화된 최선의 치료법을 연구하는 공공 목적의 임상에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게 취지.
무엇보다 그늘에 가려진 공중보건 문제나 사회경제적인 질환들에 주목해, 임상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에 연속적인 정책적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의 사례처럼 건강보험 재정의 일정 부분을 연구 사업에 재투자하면서 장기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는 실제 진료의 질을 끌어 올리거나 환자 선별에 따른 치료 효과 향상 및 의료비 절감도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임상 분야는 규제 개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게 사실이다.
최근 정부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새롭고 혁신적인 신약 연구·개발 과제에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며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질환 분야 환자를 중심에 세운 공익적 임상연구를 확대하고 긴밀한 정책적 지원에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렇게 쌓인 임상 근거는 한국형 진료지침 개발 및 정책 결정에도 십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가시적인 성과에 매달려 단발성 투자나 선심성 지원 정책은, 큰 틀에서 연구자들의 방향성까지 무너뜨지리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