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국가차원의 커뮤니티 케어의 준비가 한창이다. 경제적으로 3만불 시대가 도래 했고 사회적으로 고령사회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으니 '커뮤니티 케어'가 국가의 주요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준비가 늦은 감이 드는 이유는 이미 10년 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될 때 동시에 준비되었다면 하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티 케어는 그 용어가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말로 명확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굳이 한국말로 바꾸어 쓰자면 '정부와 주민이 함께하는 우리 동네 돌봄망 구축 사업' 정도가 될 것이다. 의료서비스는 이런 돌봄망 구축에 필요충분조건이다. 의료서비스만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할 수도 없고 의료서비스 없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 커뮤니티 케어가 주요 정책이 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의료서비스는 지역에서 수요자를 중심으로 재조직화 돼야 하는 서비스 중의 하나가 된다.
이런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다. 결국 커뮤니티 케어란 '우리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내가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함께 논의할 때 비로소 가장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조적 측면에서 상시적인 민관협력체계의 구축이다. 재원이든 서비스든 공적 자원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 한계는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냉정하지만 국가의 재정능력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은 비중은 높지만 당장의 현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세심하고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한 커뮤니티 케어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민간 기부와 자발적 지지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절실하다.
셋째, 서비스 측면에서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사회보험인 의료서비스는 형평성을 주요한 가치로 한다. 따라서 전국에 동일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차별 없이 진료하는 것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는 맞춤형 서비스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찾아가는 서비스와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서비스의 위험(risk)을 배제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학술적인 연구와 의료계의 합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까?
첫째,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통합되기 전에는 매년 보험조합과 지역의사회 간의 협상이 있었다. 물론 이 협상이 지역사회 건강문제를 중심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버넌스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시사점이 있다.
건강보험 통합이후 자연스럽게 의료계는 지역의료의 문제보다 전국단위의 제도 문제에만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필요한 만성질환관리와 반복적인 입퇴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과 지역사회거점병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활약을 위해서 수가제도의 마련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건강보험 총재정의 1%만이라도 지역의료재정으로 만들어 지역의료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에 배분할 필요가 있다. 그런다면 사업 준비를 위해 자연스럽게 지역의사회-지방정부(기초지자체)-보험자-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민관협력체계는 상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두 번의 회의보다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병원에서 진행되는 상시적인 사례회의에 주민대표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들이 한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의식주에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제안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우리동네 돌봄망'이 될 것이다. 환자가 퇴원할 때 옆집에 사는 이웃이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안부를 물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회진이 어디 있겠는가?
셋째, 구체적으로 홈케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송 프로토콜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수가의 마련은 그 다음 문제다. 서비스가 결정되어야 수가를 논의할 수 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전제는 안전한 서비스이다.
이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먼저 이루어지고 의료행위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방문의료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런 준비 없이 방문의료가 추진될 경우 의료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자칫 모든 환자들이 방문 진료 후에 입원권고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 우려된다.
커뮤니티 케어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추진되어온 서비스들을 지역이라는 틀로 재조직화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사회보험서비스와 사회서비스를 연계하여 재조직화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각 제도의 원칙과 틀이 존재한다. 이것을 잘 이해하고 조정해야만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할 수 있다.
성과주의에 집착해서 서두르는 것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준비를 튼튼히 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2019년 커뮤니티 케어의 성공을 기대한다.
커뮤니티 케어는 그 용어가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 말로 명확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굳이 한국말로 바꾸어 쓰자면 '정부와 주민이 함께하는 우리 동네 돌봄망 구축 사업' 정도가 될 것이다. 의료서비스는 이런 돌봄망 구축에 필요충분조건이다. 의료서비스만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할 수도 없고 의료서비스 없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고령화로 인해 커뮤니티 케어가 주요 정책이 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의료서비스는 지역에서 수요자를 중심으로 재조직화 돼야 하는 서비스 중의 하나가 된다.
이런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다. 결국 커뮤니티 케어란 '우리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내가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함께 논의할 때 비로소 가장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조적 측면에서 상시적인 민관협력체계의 구축이다. 재원이든 서비스든 공적 자원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 한계는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냉정하지만 국가의 재정능력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은 비중은 높지만 당장의 현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세심하고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한 커뮤니티 케어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민간 기부와 자발적 지지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절실하다.
셋째, 서비스 측면에서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사회보험인 의료서비스는 형평성을 주요한 가치로 한다. 따라서 전국에 동일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차별 없이 진료하는 것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는 맞춤형 서비스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찾아가는 서비스와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서비스의 위험(risk)을 배제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학술적인 연구와 의료계의 합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까?
첫째,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통합되기 전에는 매년 보험조합과 지역의사회 간의 협상이 있었다. 물론 이 협상이 지역사회 건강문제를 중심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버넌스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시사점이 있다.
건강보험 통합이후 자연스럽게 의료계는 지역의료의 문제보다 전국단위의 제도 문제에만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필요한 만성질환관리와 반복적인 입퇴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과 지역사회거점병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활약을 위해서 수가제도의 마련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건강보험 총재정의 1%만이라도 지역의료재정으로 만들어 지역의료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에 배분할 필요가 있다. 그런다면 사업 준비를 위해 자연스럽게 지역의사회-지방정부(기초지자체)-보험자-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민관협력체계는 상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두 번의 회의보다는 구청이나 주민센터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병원에서 진행되는 상시적인 사례회의에 주민대표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들이 한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의식주에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제안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우리동네 돌봄망'이 될 것이다. 환자가 퇴원할 때 옆집에 사는 이웃이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안부를 물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회진이 어디 있겠는가?
셋째, 구체적으로 홈케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송 프로토콜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수가의 마련은 그 다음 문제다. 서비스가 결정되어야 수가를 논의할 수 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전제는 안전한 서비스이다.
이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먼저 이루어지고 의료행위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방문의료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런 준비 없이 방문의료가 추진될 경우 의료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자칫 모든 환자들이 방문 진료 후에 입원권고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 우려된다.
커뮤니티 케어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추진되어온 서비스들을 지역이라는 틀로 재조직화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사회보험서비스와 사회서비스를 연계하여 재조직화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각 제도의 원칙과 틀이 존재한다. 이것을 잘 이해하고 조정해야만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할 수 있다.
성과주의에 집착해서 서두르는 것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준비를 튼튼히 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2019년 커뮤니티 케어의 성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