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 낙마에 커지는 이사회 불신론...선거제 무용론도

황병우
발행날짜: 2019-10-30 05:45:59
  • "투표 왜 했나" 총추위 투표 1순위 뒤집은 이사회 두고 뒷말 무성
    연세의대 교수들 "전체 구성원 투표 결과 묵살 내부진통 있을 듯"

연세대학교 제 19대 총장선임 결과를 두고 연세의대 내부적으로 '총장선거 무용론'이 언급되는 모습이다.

교수, 학생, 직원 등 연세대 구성원이 모두 참여한 연세대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정책평가단투표에서 큰 표 차로 1위를 차지한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병원장이 이사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

지난 28일 연세대학교는 법인이사회를 개최하고 총추위 투표에서 2위에 오른 서승환 경제학부 교수(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제 19대 연세대학교 총장으로 결정했다.

이번 연세대 제19대 총장선거의 경우 교수평의회에서 그동안의 선거제도를 돌이켜보고 검토한 끝에 가장 공정하게 구성원이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사회와 사전논의 끝에 만들어진 제도라는 게 연대의대 교수들의 설명.

정책평가단투표에는 모든 연세대 구성원은 아니지만 교수, 학생, 직원 등이 포함된 400명의 투표인단이 투표를 실시했으며, 정책평가단투표에서 최종 후보 3인 중 이병석 병원장이 1위에 오른 만큼 연세의대 내부적으로는 신임총장에 선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던 상황.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병석 병원장이 낙마함에 따라 이사회 결정에 앞서 이뤄진 선거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연세의대 A교수는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두 차례의 투표가 있었는데 투표결과가 전혀 반영이 안됐고 구성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선거제도 자체가 요식행위에 그친 것이 아닌지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다른 연세의대 B교수는 "총장선거 외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몇 번 있는 등 솔직히 문제가 많다"며 "부작용이 우려돼 400명으로 제한했지만 무작위로 뽑은 만큼 투표결과는 전체 구성원의 뜻과 마찬가지인데 이번 결과는 그 뜻이 완전히 무시된 것과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연세대학교의 랭킹이 하락되며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공감대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세대 C교수는 "최근 연세대가 랭킹하락 등 위기가 언급되는 상황에서 이공계가 지금도 잘하지만 의과대학을 포함한 이공계가 더 힘을 내야한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이병석 병원장이 이공계 생리를 이해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구현할 적임자라는 면에서 많은 표를 받은 것인데 이이사회가 이런 점을 고려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결정에 대한 이사회의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면 내부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게 많은 교수들의 의견이다.

연세의대 D교수는 "이번에 총장이 되신 분이 정말 월등한 분이여서 이사회가 결정한 것이라면 최소한 그것에 대한 설명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사회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지금 상황에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거제도가 보완이 됐음에도 공감대를 형성시키지 못했다면 결국 이사회가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며 "이사회가 선거라는 일련의 과정의 노력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린 것이 합의를 통해 결정한 제도를 파기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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