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상 의과학자 양성 사업 물건너가나...국회 제동

이창진
발행날짜: 2019-11-06 05:45:57
  • 전문위원실, 내년도 사업 예산 37억 실효성 제기 "전공의 연구환경 전제돼야"
    KAIST 장학금·병역특례 같은 유인책 필요…복지위, 6일부터 복지부 예산안 심의

전공의 대상 젊은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내년도 사업에 국회 전문위원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메디칼타임즈가 5일 입수한 '2020년 보건복지부 예산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수석전문위원 박종희)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관련 부실한 정책과 예산 편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복지부는 임상 지식을 갖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을 통한 바이오 및 메디칼 산업 발전 활용을 목적으로 2020년도 예산안 37억 1000만원을 편성했다.

국회 전문위원실은 복지부의 전공의 대상 융합성 의과학자 양성 사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책 보완을 주문했다.
이는 올해 예산 9억 7100만원 대비 282% 증액된 수치다.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은 전공의들에게 임상수련과 병행해 기초의학과 및 자연과학, 공학 분야 석박사 학위과정을 지원하는 전공의 연구지원 사업과 의사 면허 취득자에게 기초의과학 및 융합과학 분야 전일제 박사(석박사 통합 포함) 학위과정 지원 그리고 의사과학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나눠진다.

복지부는 전공의 연구지원사업 교육 인프라 구축에 10억원, 전일제 박사학위과정 지원사업 운영위원 구축 및 운영에 2억원, 전공의 연구지원사업에 12억 3300만원, 전일제 박사학위과정 지원사업에 12억 5000만원 등을 책정했다.

전공의 연구지원 사업은 2019년 신규 추진된 것으로 9월 기준 고려의대와 서울의대, 연세의대 컨소시엄 3개소가 지원기관으로 선정돼 총 31명의 전공의를 선발했다.

2020년에는 2개소를 추가 선정해 총 50명의 전공의를 신규 선발할 예정이다.

복지부 내년도 예산안 중 융합형 의과학자 양성 사업 항목.
이들은 2년 이내 범위에서 1인당 연간 3000만원(국고 2000만원+기관 1000만원 매칭)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전일제 박사학위과정 지원사업은 2020년 신규 추진하는 항목으로 전문의 여부와 관계없이 의사면허 취득자를 대상으로 총 30명을 선발해 4년 이내 1인당 연간 1억원(국고 5000만원+기관 5000만원 매칭) 지원 방식이다.

지원액은 연구비와 장학금 및 연구수당으로 활용되며, 지도교수가 집행 관리한다.

수석전문위원실은 열악한 현재의 수련환경을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전망했다.

위원실은 "전공의는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수련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상황으로 기초의과학 및 자연과학, 공학 분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사업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전공의법 시행(2017년 12월 23일) 이후 주당 최대 80시간 수련시간 제한과 수련현장의 괴리감을 들었다.

내년도 의과학자 연구비와 장학금 지원 계획.
위원실은 "2018년 수련환경평가 결과, 전체 수련병원 244곳 중 38%에 해당하는 94곳에서 주당 최대 수련시간과 최대 연속 수련시간, 응급실 수련시간, 야간 당직 일수, 휴일 등 전공의 수련규칙 일부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2월에는 수련병원에서 당직 근무 중 전공의가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며 열악한 수련환경 현실을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적은 일부 진료과에 종사하는 전공의 위주로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연구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없어 학업 중단 또는 연구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9년 동일 사업에 선발된 전공의 전공분야를 보면, 총 31명 중 신경과가 7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비인후과와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가정의학과 각 2명, 정형외과와 정신과, 안과, 신경과학, 피부과, 피부과학, 외과, 진단검사의학, 내과 및 내과학 각 1명이다.

전문위원실은 "복지부는 다양한 진료과 전공의들이 연구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내실화된 연구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내년도 신규 편성된 전일제 박사학위 과정도 이의를 제기했다.

카이스트는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장학금과 병역특례 등 유인책을 제도화했다.
2020년 총 30명의 의사면허 취득자를 선발 지원할 예정이나 우리나라 의과대학 또는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의사 대부분 임상 의사를 선택하고 있어 임상의학을 제외한 의과학 분야 박사학위과정을 선택할 비율이 극히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전문위원실은 장학금 지원과 함께 병역 특례를 부여한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학위 과정을 롤 모델로 제시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은 최근 5년간 총 93명의 의과학자를 양성했다.

전문위원실은 "유사사업인 KAIST 의과학대학원 지원사업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 유인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별도의 수요조사 없이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면서 "예산안 산출이 불명확해 목표대로 지원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임상경험과 기초과학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전문의 지원이 중요한데, 임상의사 대비 경제적 이익 감소와 향후 직업 불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전문의 참여가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업계획 효과성을 반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는 6일 보건의료 분야 등 복지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지난해 김명연 위원장 주재로 열린 예산심사소위 회의 모습.
전문위원실은 "복지부는 지원사업 예산안 편성 시 수요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적정한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수 교수 인력과 교육 프로그램 확충을 비롯해 효과적인 사업 유인체계를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양성된 의사과학자가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위원장 김명연)는 6일 오전 보건의료 사업을 시작으로 7일과 11일 등 3일간 비공개 하에 복지부 내년도 예산안 82조원(사회복지 69조 8000억원+보건 12조 9000억원)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김명연 위원장(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남인순 의원, 맹성규 의원, 정춘숙 의원 및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과 신상진 의원, 유재중 의원 및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그리고 비교섭단체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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