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교수 송년 특별인터뷰 "재진입 구조 없이 경증환자 억제 불가"
의사협회 책임회피 전략 비판 "단체장 과격 발언 의료계 무슨 도움됐나"
대형의료기관이 주도하는 강자생존 의료시스템을 상생의 의료생태계로 전환할 수 있을까.
친문 핵심 보건의료학자인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를 배제한 중증환자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의료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의료계 상생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의대 의료기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송년 특별인터뷰에서 "경증환자를 억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향은 공감하나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진입할 구조 마련 없이 정책 성공을 이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윤 교수는 2019년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핵심 보건의료 정책을 평가하고 2020년 새해를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을 조언했다.
그는 올 한해 보건의료계를 관통하는 의료정책으로 지난 9월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꼽았다.
김윤 교수는 "의료인력과 병원간 경쟁심화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은 이미 예견된 사항이다. 의료단체가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합의를 미루면서 2년 전 협의체 방안보다 더 센 개선안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8년초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 합의안 도출 직전 의원급 병상 축소를 놓고 개원가 반대로 막판 결렬된 방안보다 의료계 압박수위가 고조됐다는 의미다.
김윤 교수는 "정부는 사회적 이슈가 되면 대책을 고심하고 개선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해당사자 입장은 덜 고려될 수밖에 없고, 더 강력한 대책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의사협회의 책임회피식 위기모면 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윤 교수는 "돌이켜보면, 의료단체에서 양보하고 협의했으면 의료계에 유리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료단체장의 의료정책 관련 비난 일색의 과격한 발언이 의사들에게 무슨 도움이 됐는지 되묻고 싶다. 낮은 지지율로 인해 내부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발언으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에게 속 시원한 얘기일지 몰라도 현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수장의 역할이 아니겠느냐. 무엇이 의사들에게 도움이 줄 수 있을지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 인사인 그는 정부를 향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억제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취지는 올바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의료전달체계 방안을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 환자 입장 배제를 들었다.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 가는 이유가 있다. 내 건강상태를 잘 알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 재진입할 구조를 만들어야 경증환자 억제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복지부는 경증환자에게 중소병의원을 가라고 하는데, 환자 입장에서 어느 병의원을 믿고 가야 할지 확신을 갖기 어렵다. 단순한 의료서비스와 환자 보상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윤 교수는 의료기관 간 실질적, 구체적 네트워크를 해법으로 제언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단순 페이퍼 중심인 상급종합병원 의뢰회송 체계로 부족하다. 핵심은 협력 병원 간 공동 환자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의 진료 강점을 파악해 경증과 중증 환자를 주고받고, 환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환자 중심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수가 부여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중소병원 및 의원급-의원급 의뢰회송 시범사업 확대와 확연히 다른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대형병원 경증환자 억제 세부방안이 나와 시행되더라도 경증환자들은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떠도는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제대로 된 협력체계와 의뢰-회송 체계 그리고 예약 및 상담서비스 등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있는 가시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대학병원 교수가 경증환자에게 인근지역 협력 병의원을 추천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하면 마다할 환자는 거의 없다"고 전하고 "현재와 같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달랑 추천서 한 장 써주고, 해당 병의원 특징도 모르고 실제 환자가 그 병의원에 내원했는지도 모르는 허술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간 네트워크 구축은 중소병원, 의원 모두에게 적용 가능하다.
김윤 교수는 "중소병원은 지역별 종합병원과 병원이 산재되어 있다. 지금과 같은 백화점식 진료를 병원별 강점을 살린 특화를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종합병원과 병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강원도 1시간 거리차인 속초 종합병원과 인제 중소병원 간 환자 중증도별 역할을 분담하고, 환자 정보를 공유한 의뢰 회송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농촌지역병원을 지정해 24시간 응급환자를 치료하되, 간단한 수술과 단기입원 등으로 국한하고, 중증환자는 1시간 이내에 위치한 로컬병원으로 이송하는 환자중심 의뢰회송 시스템을 시행 중인 상태다.
의원급 역시 병원-의원, 의원-의원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전문과별 강점을 찾아 병원급과 경쟁이 아닌 상생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에는 수가 신설과 수가 가산, 환자 본인부담 경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김윤 교수는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은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5~10년 장기간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강자생존인 동물의 왕국 현 의료시스템을 상생하는 의료생태계로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의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복지부에 전달한 상태로 취지에 공감하며 의료정책 반영 관련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핵심 보건의료학자인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를 배제한 중증환자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의료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의료계 상생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의대 의료기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송년 특별인터뷰에서 "경증환자를 억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향은 공감하나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진입할 구조 마련 없이 정책 성공을 이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윤 교수는 2019년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핵심 보건의료 정책을 평가하고 2020년 새해를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을 조언했다.
그는 올 한해 보건의료계를 관통하는 의료정책으로 지난 9월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꼽았다.
김윤 교수는 "의료인력과 병원간 경쟁심화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은 이미 예견된 사항이다. 의료단체가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합의를 미루면서 2년 전 협의체 방안보다 더 센 개선안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8년초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 합의안 도출 직전 의원급 병상 축소를 놓고 개원가 반대로 막판 결렬된 방안보다 의료계 압박수위가 고조됐다는 의미다.
김윤 교수는 "정부는 사회적 이슈가 되면 대책을 고심하고 개선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해당사자 입장은 덜 고려될 수밖에 없고, 더 강력한 대책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의사협회의 책임회피식 위기모면 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윤 교수는 "돌이켜보면, 의료단체에서 양보하고 협의했으면 의료계에 유리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료단체장의 의료정책 관련 비난 일색의 과격한 발언이 의사들에게 무슨 도움이 됐는지 되묻고 싶다. 낮은 지지율로 인해 내부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발언으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에게 속 시원한 얘기일지 몰라도 현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수장의 역할이 아니겠느냐. 무엇이 의사들에게 도움이 줄 수 있을지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 인사인 그는 정부를 향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억제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취지는 올바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의료전달체계 방안을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 환자 입장 배제를 들었다.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 가는 이유가 있다. 내 건강상태를 잘 알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
김윤 교수는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 재진입할 구조를 만들어야 경증환자 억제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복지부는 경증환자에게 중소병의원을 가라고 하는데, 환자 입장에서 어느 병의원을 믿고 가야 할지 확신을 갖기 어렵다. 단순한 의료서비스와 환자 보상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윤 교수는 의료기관 간 실질적, 구체적 네트워크를 해법으로 제언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단순 페이퍼 중심인 상급종합병원 의뢰회송 체계로 부족하다. 핵심은 협력 병원 간 공동 환자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의 진료 강점을 파악해 경증과 중증 환자를 주고받고, 환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환자 중심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수가 부여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중소병원 및 의원급-의원급 의뢰회송 시범사업 확대와 확연히 다른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대형병원 경증환자 억제 세부방안이 나와 시행되더라도 경증환자들은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떠도는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제대로 된 협력체계와 의뢰-회송 체계 그리고 예약 및 상담서비스 등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있는 가시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대학병원 교수가 경증환자에게 인근지역 협력 병의원을 추천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하면 마다할 환자는 거의 없다"고 전하고 "현재와 같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달랑 추천서 한 장 써주고, 해당 병의원 특징도 모르고 실제 환자가 그 병의원에 내원했는지도 모르는 허술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간 네트워크 구축은 중소병원, 의원 모두에게 적용 가능하다.
김윤 교수는 "중소병원은 지역별 종합병원과 병원이 산재되어 있다. 지금과 같은 백화점식 진료를 병원별 강점을 살린 특화를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종합병원과 병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강원도 1시간 거리차인 속초 종합병원과 인제 중소병원 간 환자 중증도별 역할을 분담하고, 환자 정보를 공유한 의뢰 회송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농촌지역병원을 지정해 24시간 응급환자를 치료하되, 간단한 수술과 단기입원 등으로 국한하고, 중증환자는 1시간 이내에 위치한 로컬병원으로 이송하는 환자중심 의뢰회송 시스템을 시행 중인 상태다.
의원급 역시 병원-의원, 의원-의원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전문과별 강점을 찾아 병원급과 경쟁이 아닌 상생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에는 수가 신설과 수가 가산, 환자 본인부담 경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김윤 교수는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은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5~10년 장기간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강자생존인 동물의 왕국 현 의료시스템을 상생하는 의료생태계로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의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복지부에 전달한 상태로 취지에 공감하며 의료정책 반영 관련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