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고홍 교수
장내 미세환경 분석해 환자 치료 연구의지 활활
최근 의학분야에서 인분(人糞) 연구가 핫하다. 인간의 장내미세환경이 많은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른바 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인데, 연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고홍 교수는 그 중 가장 앞선 인물이다.
고 교수가 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아과의 의사시절(고 교수는 소아과 전문의로 시작했다) 돌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염증성 장질환 앓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좀 더 안전한 치료법을 찾다가 해외문헌에서 보고된 장내미생물 분변 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에 한창 빠져있을때쯤 돌연 장내미생물이식(FMT)의 신의료기술 허가는 연구에 불을 지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6년 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치명적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 감염 환자에 대해 FMT를 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을 허가했다.
당시 고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에서 FMT가 효과적이라는 증례를 쌓았 놓았고, 이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연구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연구 과정이 신의료기술과 동일해 어려운 심사관문을 운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 기회를 잡은 고 교수는 윗사람을 설득해 세브란스병원내 FMT 센터도 만들었다.
정부지원 연구비 수주와 적극적인 병원지원에 힘입어 성과도 속속 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만큼은 확실한 치료효과를 입증했고, 효과가 없었던 환자도 장내환경 변화를 통해 최대한 효과가 있도록 만들수 있을 정도다.
한발 더 나아가 변이식 치료를 했을 때 환자마다 다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규명한 상태. 고 교수는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완성되면 이른바 장내미세환경의 비밀도 어느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교수는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건강할때 균의 조성을 아는게 중요하고 병이 생겼을 때 검사해서 균형이 깨졌다면 교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개별화 맞춤형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장내미생물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강한 사람의 장내 균총이 있는게 아니라, 건강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균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개인에 접근을 해야지 여러사람을 그룹핑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장내 미생물의 시작은 개별화다. 개인 맞춤의학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연구는 건강한 똥에서...건강한 똥 어디 없나요?"
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고 교수의 최애 관심사는 '건강한 똥'의 확보다. 신약전문가들이 좋은 후보물질을 찾듯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좋은 똥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모집광고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의학적으로 조금이라고 안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모두 열외다. 이를 테면 아무리 건강해도 비만, 술, 담배, 만성질환, 편협된 생활습관, 불규칙 생활습관 등이 있으면 모두 불가능하다. 과연 그런 20대 젊은이가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있단다.
이 기준을 통과하면 대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가 걸러지는데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이렇게 모아진 변은 분해와 가공의 단계를 거쳐 센터내 스툴뱅크에 차곡차곡 모아져 난치성 장 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연구의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 고 교수는 "연구는 흥미롭지만 의사입장에서는 주변에 시설이 받쳐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다. 이식할 수 있게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도 많이 나서 심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다. 솔루션 비용도 받을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 변화에 대한 인식. 장내미생물연구는 기존 임상연구 프로세서와 달리 인체장내환경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대상연구가 불가능한데, 아직도 많은 곳은 기존의 임상 프로토콜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설득도 어렵고, 막상 임상에 돌입하면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환자의 치료과정을 확인하고 실제로 좋아지는 모습이 논문으로 보고되면 점차 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고 교수는 "통상 가이드라인에 등재돼 있는 1차, 또는 2차 치료제의 개념과 달리 맞춤형 솔루션의 한 방법으로서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나아가 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개별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똥연구는 다양하게 시도중이다. 연구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장내미생물과 암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또 호흡기, 면역질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는 면역질환이다.
그는 "국내서도 심근경색 환자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고 있다. 과거의 발표된 논문을 모아보면 심근경색 환자와 장내미생물 환경에 대해 교집합이 있다"며 "이렇듯 장내미생물지도가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똥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가 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아과의 의사시절(고 교수는 소아과 전문의로 시작했다) 돌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염증성 장질환 앓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좀 더 안전한 치료법을 찾다가 해외문헌에서 보고된 장내미생물 분변 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에 한창 빠져있을때쯤 돌연 장내미생물이식(FMT)의 신의료기술 허가는 연구에 불을 지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6년 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치명적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 감염 환자에 대해 FMT를 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을 허가했다.
당시 고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에서 FMT가 효과적이라는 증례를 쌓았 놓았고, 이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연구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연구 과정이 신의료기술과 동일해 어려운 심사관문을 운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 기회를 잡은 고 교수는 윗사람을 설득해 세브란스병원내 FMT 센터도 만들었다.
정부지원 연구비 수주와 적극적인 병원지원에 힘입어 성과도 속속 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만큼은 확실한 치료효과를 입증했고, 효과가 없었던 환자도 장내환경 변화를 통해 최대한 효과가 있도록 만들수 있을 정도다.
한발 더 나아가 변이식 치료를 했을 때 환자마다 다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규명한 상태. 고 교수는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완성되면 이른바 장내미세환경의 비밀도 어느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교수는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건강할때 균의 조성을 아는게 중요하고 병이 생겼을 때 검사해서 균형이 깨졌다면 교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개별화 맞춤형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장내미생물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강한 사람의 장내 균총이 있는게 아니라, 건강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균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개인에 접근을 해야지 여러사람을 그룹핑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장내 미생물의 시작은 개별화다. 개인 맞춤의학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연구는 건강한 똥에서...건강한 똥 어디 없나요?"
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고 교수의 최애 관심사는 '건강한 똥'의 확보다. 신약전문가들이 좋은 후보물질을 찾듯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좋은 똥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모집광고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의학적으로 조금이라고 안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모두 열외다. 이를 테면 아무리 건강해도 비만, 술, 담배, 만성질환, 편협된 생활습관, 불규칙 생활습관 등이 있으면 모두 불가능하다. 과연 그런 20대 젊은이가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있단다.
이 기준을 통과하면 대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가 걸러지는데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이렇게 모아진 변은 분해와 가공의 단계를 거쳐 센터내 스툴뱅크에 차곡차곡 모아져 난치성 장 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연구의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 고 교수는 "연구는 흥미롭지만 의사입장에서는 주변에 시설이 받쳐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다. 이식할 수 있게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도 많이 나서 심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다. 솔루션 비용도 받을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 변화에 대한 인식. 장내미생물연구는 기존 임상연구 프로세서와 달리 인체장내환경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대상연구가 불가능한데, 아직도 많은 곳은 기존의 임상 프로토콜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설득도 어렵고, 막상 임상에 돌입하면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환자의 치료과정을 확인하고 실제로 좋아지는 모습이 논문으로 보고되면 점차 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고 교수는 "통상 가이드라인에 등재돼 있는 1차, 또는 2차 치료제의 개념과 달리 맞춤형 솔루션의 한 방법으로서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나아가 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개별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똥연구는 다양하게 시도중이다. 연구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장내미생물과 암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또 호흡기, 면역질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는 면역질환이다.
그는 "국내서도 심근경색 환자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고 있다. 과거의 발표된 논문을 모아보면 심근경색 환자와 장내미생물 환경에 대해 교집합이 있다"며 "이렇듯 장내미생물지도가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똥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