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가 주목한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 결과는?

원종혁
발행날짜: 2020-03-31 05:45:58
  • ACC 2020 온라인 학술회 대체, 치료제 최신 임상 발표
    심부전 경구약 sGC 자극제 및 자렐토 PAD 임상 첫 공개

심혈관질환 분야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의 처방권 진입과 함께, 경구용 항응고제의 영역 확장이 속속 가시화될 전망이다.

주요 사망요인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말초동맥질환(PAD)에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가 대규모 임상인 'PRONOMOS 연구(3600명 대상)'를 발표한 동시에, 혁신적 기전으로 기대를 모으는 최초 sGC 자극제 계열약인 '베리시구아트'가 3상임상인 'VICTORIA 연구(5000명 대상)'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자렐토는 비교군이었던 '에녹사파린' 대비 앞선 개선효과를 입증했고, 베리시구아트의 경우 심박출률이 감소한 환자들에서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관련 입원율을 줄이며 치료 혜택을 공고히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8일~30일간 온라인 미팅 형식으로 정기학술대회를 대체한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이하 ACC)가 최신 임상 세션에서 심혈관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학회기간 새로이 공개된 임상 데이터로는 말초동맥질환 분야에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리바록사반)의 대규모 임상연구가, 심박출계수가 감소(HFrEF)한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는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베리시구아트(vericiguat)'의 치료 효과가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경구용 심부전 치료제 베리시구아트의 경우, 처음으로 시도되는 약물 작용기전이라는데 큰 기대를 모았다. MSD와 바이엘이 2014년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개발을 진행 중인 해당 '수용성 구아닐산 시클라제(soluble guanylate cyclase, 이하 sGC) 자극제'는, 폐혈관 긴장도(pulmonary vascular tone)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약물로 알려졌다.

앞서 심부전 치료제 시장에는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 계열 약제인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가 동일 적응증으로 15년 만에 처방권에 진입한데 이어, 제2형 당뇨병 약제들인 SGLT-2 억제제 계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과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등이 심부전 개선 효과를 검증해가며 대규모 후기임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추가적인 진입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28일 현지시간 공개된 베리시구아트의 대규모 3상임상인 'VICTORIA 연구' 결과는 작년 11월 주요 임상 데이터 일부가 공개된 바 있다. 이번 학회에 발표된 베리시구아트의 임상은 심부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결과로,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및 심부전 관련 입원율을 위약군 대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했다. 세부 데이터는 학회기간 국제 학술지인 NEJM에도 게재됐다.

과거 1년간 심박출계수가 감소(HFrEF)한 만성 심부전 환자 5,050명을 대상으로 한 주요 결과를 보면, 10.8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심혈관 사건으로 인한 사망 및 첫 심부전 관련 입원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지표에서 베리시구아트 치료군은 35.5%로, 위약군 38.5% 대비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이면서 잠재적인 기대주로 등극했다.

이러한 개선효과는 연구에서 사전 정의한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더욱이 심부전 관련 입원율의 경우 베리시구아트 치료군에서 27.4%로, 위약군 29.6%에 비해 앞선 개선효과를 보인 것(p=0.048).

이 밖에도 심혈관 사망률 비교에서는 베리시구아트 치료군은 16.4%로 위약군 17.5% 대비 일부 호의적인 결과지를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p=0.269). 이는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률을 두고서도 비슷했는데 베리시구아트 치료군 20.3%, 위약군 21.2%로 보고됐다(p=0.377).

전체 임상 데이터에서 안전성 평가 결과, 새로운 이상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자렐토 PRONOMOS 연구 "수술받은 PAD 환자, 에녹사파린 비교 우위"

바이엘의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는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한 동맥질환자들에서 개선혜택을 또 한 번 검증했다. 하지 수술(정형외과)을 받고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에 정맥혈전색전증 예방효과를 놓고, 비교군이었던 '에녹사파린(enoxaparin)' 대비 우월한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29일 공개된 자렐토의 임상은, 이러한 증상성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결과지였다.

총 3604명의 환자들에는 리바록사반 치료군 1809명과 에녹사파린 치료군 1795명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그 결과 주요 정맥 혈전색전증(Major venous thromboembolism) 발생은 자렐토 치료군에서 0.2%로 에녹사파린 치료군 1.1%와 비교해 75%의 위험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항응고제 사용에 이슈로 거론되는 출혈 발생률에 있어서도 자렐토와 에녹사파린 치료군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주요 및 비주요 출혈 사건 발생에는 자렐토와 에녹사파린 치료군에서 각각 1.1%와 1.0%로 보고됐으며 주요 출혈에서는 각각 0.6%, 0.7%로 관찰된 것.

뇌내출혈 및 치명적 출혈 사건 등을 포함한 중증 출혈 사건을 놓고도 자렐토 치료군은 에녹사파린 치료군에 비해 출혈 위험이 높지 않았다.

더불어 이번 연구에서는 PAD 환자에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아스피린과 자렐토를 병용하는 전략이 주요 상하지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했다.

특히 자렐토와 아스피린 병용요법을 사용한 환자들은 급성 상하지 허혈, 주요 혈관성 원인에 의한 절단, 심장발작, 허혈성 뇌졸중 또는 심혈관 사망 등을 겪은 비율이 17.3%로 아스피린 단독치료군 19.9%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현재 자렐토의 경우 2018년 10월 미국FDA로부터 PAD 환자에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혜택을 공인받은 상황이다.

한편 심부전 분야에는 또 다른 기대주로 SGLT-2 억제제들의 임상 경쟁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계열약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가 심부전 치료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

먼저 자디앙은 'Emperor-Reduced 연구'와 'Emperor-Preserved 연구'를 통해 대규모 임상이 진행 중이다. Emperor-Reduced에는 좌심실의 수축기능이 떨어진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가, Emperor-Preserved에는 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작년 6월 자디앙의 경우 미국FDA로부터 만성 심부전 환자의 심장마비에 대한 심혈관 사망 및 입원 위험 감소 치료법으로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았다.

포시가 또한 HFrEF 환자의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기존 표준치료를 받는 환자군보다 26% 감소시키며 작년 9월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대표적 임상인 'Dapa-HF 연구'에서 포시가는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에 상관없이 SGLT2 옵션 최초로 HFrEF 환자의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위험을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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