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지현 회장...”수련환경 바뀔 수 있다는 것 보여줘”

황병우
발행날짜: 2020-10-19 05:45:55
  • 단체행동 마무리 아쉬움…"젊은의사 투쟁 끝 의미 아니다"
    첫 여성·첫외과 회장으로서 수련환경 개선 노력 강조

"전공의 투쟁 활동에 가려져 수련환경개선 등 많은 일을 했던 것이 가려진 것은 아쉽다. 무엇보다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8월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젊은의사 단체행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중심에 있던 인물은 대전협 박지현 전 회장. 단체행동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박 전 회장이 앞장서서 이끌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박지현 대전협 전 회장
메디칼타임즈는 수련이사를 시작으로 부회장을 거쳐 회장까지 3년간의 대전협 활동을 마무리 짓고 한명의 전공의로 돌아간 박지현 전 회장(이하 박 회장)을 만나 임기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박 회장 당선 직후 가장 강조했던 공약은 각 과에 맞는 전공의법의 디테일과 임신 전공의 역차별 문제의 해결. 박 회장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노력을 했지만 아쉬움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임신전공의 수련 문제는 왜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문제로 항상 되돌아갔다"며 "이는 근로기준법 상 40시간 수련을 받으면 부족하다는 것인데 결국 수련평가를 시간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문제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으로 내세운 것은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을 만드는 것으로 이를 위해 대전협 최초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

이런 노력이 쌓여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의 정립을 통해 어떤 것을 가르칠지 논의하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한 부분을 구체화 시키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7월에 임신전공의 수련과 관련된 실태조사와 국회 토론회 등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단체행동이 시작되면서 논의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며 "수련평가위원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컨센선스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박 회장은 수련환경과 관련해 "여전히 전공의들이 폭행에 노출돼 있다"며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수는 물론 보호자의 의료인 폭행 전공의간 폭행에서도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은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신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병원 자체적으로 무마하는 것은 수련병원은 물론 재단도 부끄러워해야할 일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련 외 박 회장과 떼놓을 수 없는 이슈는 젊은의사 단체행동.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전공의들이 힘을 보여준 것에 의의를 뒀다.

박 회장은 "의협의 날치기로 파업이 무너졌고 그 상태에서 버티는 것은 떼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직접 마무리 짓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또 다른 속도에 맞게 진행 될 것으로 본고 개인적으로도 큰 경험이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박지현 집행부가 이끈 투쟁은 끝났지만 전공의들이 차기 집행부를 선택한 만큼 젊은의사 전체의 투쟁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
박지현 회장은 단체행동 이후 전공의들의 높아진 관심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단체행동을 계기로 전공의들의 현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전공의 개개인이 소신 있는 발언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이번 일을 계기고 의료현안에 관심이 생겼고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공의들이 개인이 겪는 수련 문제나 의국에 대한 일을 한명의 전공의로서 정책적인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고 전다.

박 회장은 임기에 대한 소회를 '인생에 다신 없을 1년'이라고 평가했다. 임기시작당시 '첫 여성회장', '첫 외과회장'으로 가장 주목받은 만큼 누구라도 전공의들을 위한 회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임기동안 회장 한명 잘난 사람이 아니라 좋은 팀을 만들고 싶었고 훌륭한 팀원이 있어 많은 일을 하고 바꿔나갈 수 있었다"며 "이번 신임 회장도 인턴인데 여성이나 외과 등 어떤 제약 때문이 아닌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그런 장벽을 낮추고 참여율을 높이는 게 대전협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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