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방책으로 생활습관 역할 강조...권고수준 상향

원종혁
발행날짜: 2020-11-30 05:45:55
  • USPSTF 심혈관 고위험군 진료 합의문 발표
    과체중·비만 국한 "NO"…고위험군 중재치료 혜택 강조

새롭게 개정된 '심혈관질환 진료 전문가 합의문(USPSTF)'에서 생활습관 중재치료의 권고수준을 상향조정하면서, 일차 의료기관에서의 환자관리 방안에도 변화가 생겨날 전망이다.

그동안 과체중이나 비만한 인원에 국한해 식이교육과 신체활동 중재치료를 강조해왔던 상황이지만,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의 다양한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로 중재치료의 범위가 한층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에서 생활습관 중재치료를 장기적으로 병행했을때, 심혈관질환 사건 발생을 2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이하 USPSTF)는 새로운 전문가 합의문을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 11월24일자 온라인판에 공표했다(JAMA. 2020;324(20):2069-2075).

업데이트된 합의문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성인에서는 신체활동 상담과 식이교육 등 생활습관 중재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입장문과 비교해, 해당 권고사항을 권고수준 'B등급'으로 조정해 올려놓은 것이다.

이번 USPSTF 합의문은 2014년 개정판의 큰틀은 그대로 유지됐으나, 내당능장애가 있거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생활습관 중재치료에 대한 권고사항을 따로 주문하지는 않았다.

협회는 "2014년 입장문이 나오기전까지는 추가적인 심혈관질환(CVD) 위험인자로 과체중이나 비만을 정의내리고 있었지만, 그동안 해당 인원 외에도 다양한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에서 임상연구가 진행돼왔다"며 "중요한 것은 이들의 체질량지수(BMI)가 상승해왔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추가된 권고사항에는 생활습관 중재치료와 관련해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위험인자를 가졌거나 10년간 심혈관질환 위험이 7.5% 이상으로 계산된 인원들이 해당됐다. 단순히 과체중과 비만한 인원들만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기존 개정체계와는 다른 입장이었다.

식이·신체활동 중재치료 "고혈압 및 LDL-C, 공복혈당 개선시켜"

합의문 업데이트에는 지금껏 발표된 심혈관질환 분야 총 94건의 무작위대조군임상(RCT)들이 검토됐다. 여기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성인 5만2174명의 임상데이터가 포함됐으며, 모두가 식이습관 개선과 신체활동 증진 교육 등의 중재치료에 실효성을 평가한 논문들이었다.

그 결과, 단순히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한 중재치료보다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상담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상태를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식이습관과 신체활동 중재치료의 경우, 환자와의 대면 중재치료를 중등도 수준(31분~360분)과 고강도 치료(360분 이상)를 진행하는데 따라 심혈관사건 발생을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신체활동 상담교육은 12개월에서 24개월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고혈압을 비롯한 LDL-C 수치, 공복혈당, 체내지질변화를 개선하는데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수준까지 혜택을 보였다고 밝혔다.

USPSTF는 "의료진들이 환자를 진료할때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평가하고 생활습관 중재치료에 따른 혜택을 적극적으로 강조해야 할 것"이라며 "해당 환자들에서는 조기사망 예방을 위해서라도 환자 개인별로 식이습관 개선과 신체활동 증진 등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주요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전문가 합의문은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연구지원을 통해 수행한 결과였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관리방안 "1차 및 2차 예방계획 마련돼야"

실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관리 방안에는 실효성 문제가 거듭 지적되는 분위기다.

올해 다국적제약기업인 암젠과 공공정책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심혈관질환 백서 '무대응의 비용: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심혈관질환 2차 예방(The Cost of Inaction: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in Asia-Pacific)'을 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주요 8개국의 심혈관질환 대응 정책을 평가한 결과, 심근경색 환자 수의 증가로 지역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 주요 8개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이 포함됐다.

백서에 따르면,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을 이미 경험한 환자들에서 재발이 일어날 확률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이로인해 아시아에 463억 달러(한화 약 57조 원) 수준의 상당한 인적∙경제적 손실이 문제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는 4년 안에 2차 발생 확률이 30% 더 높았다. 뇌졸중 생존자 3명 중 2명은 마비나 시력 상실 등을 겪는데 이는 생존자의 학업, 생업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 구성원의 고용, 훈련, 교육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서는 "심혈관질환의 약 80%는 예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경제적 부담 최소화를 위해서는 환자들의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2차 발생 예방을 위해 치료와 재활 지원 등의 질 높은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선된 심혈관질환의 재발 방지 예방 계획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환자들이 본인의 치료 계획과 이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조언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환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병원 입원을 줄이고, 삶의 질과 전체 생존을 개선하는 등 심혈관질환의 2차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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