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발언에 수면위로 부상한 의사국시…실행 가능성은?

황병우
발행날짜: 2020-12-22 05:45:56
  • 본과 4학년 국시 실기 가능성 일부 인지…일정은 물음표
    의료계 현실적 이유 1월 중 시행가능성 점쳐…코로나 관건

정세균 국무총리가 의료인력 부족을 거론하며 의대생 구제를 언급함에 따라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가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만약 의사국시 재응시가 현실화될 경우 현실적인 과제는 무엇일까.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의대생 국시 재응시 관련 긍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가장 먼저 언급될 과제는 역시 일정이다. 현재 의과대학 본과4학년 학생들은 오는 1월 7일과 8일 의사국시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만일 재응시가 이뤄진다 해도 의사국시 필기시험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 시험 시행에 앞서 원서접수와 수험생 배정 등을 고려했을 때 대응시는 빨라도 1월 중순, 1월 말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가을 전체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대표단과 보건복지부와의 만남 당시 대표단이 바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어렵다며 최소 3주의 준비기간을 언급했던 만큼 정부가 이를 수용했을 때 2월 재응시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다만, 이미 앞서 실기시험을 치룬 뒤 합격자가 발표됐기 때문에 실기시험을 축소시키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방법은 논란의 여지가 큰 상황.

이를 고려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험이 치러진다면 일정을 압축시키는 방법이 언급될 수 있다. 기존에 하루 3회씩(▲09:00~11:37 ▲12:35~15:12 ▲15:35~18:12) 1달 이상 걸리는 실기시험 일정을 기 4회로 늘리고, 주말을 포함시키는 방법인데 이마저도 의료계는 최소 3주 이상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일정을 압축한다 하더라도 2월 이상 일정을 미룰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확산과 의료 인력문제가 겹쳐 의사국시 문제가 언급됐다는 점도 1월말, 2월초 시험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의사국시가 정상적으로 치러졌을 경우 인턴들이 수련을 시작하는 시기는 3월 1일인데 국시실기 일정이 3주라고 가정했을 때 2월 첫째 주를 넘어서게 되면 합격자발표와 인턴지원 등 일정이 3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복무를 마친 인력이 인턴으로 지원하는 내년 5월까지 바라볼 수 없는 이유는 의료법 등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서울 A대학병원 교수는 "기존의 인턴 시작 기간인 3월이 아니라 5월턴을 맞춘다면 법이나 시행령을 고쳐야하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력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기간을 더 뒤로 늦추는 방법은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시실기 일정을 최대한 줄이더라도 채점위원, 표준화환자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높아진 국시 실기 재응시 가능성…관건은 모의환자‧코로나

한편, 국시실기 재응시가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채점위원과 표준화환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인가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00명 근처를 넘나들고 있어 각 의과대학에 요청하는 채점위원들이 선뜻 나서기에 소속된 병원들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

실제 지난 9월 국시원은 "대학병원 임상교수들은 환자 진료일정으로 교수 개개인이 일정을 취소하고 채점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결국 당시보다 병원의 우려가 더 커진 만큼 자발적인 의지에 의존해야 하는 채점위원의 참여도 장담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표준화환자 코로나19 확산세와 짧은기간 인원을 모집해야되기 때문에 충분히 모집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높다.

서울 소재 B의대 학장은 "대학병원 상황이 여유 있지 않고 의대입장에서 교수가 안가겠다고 하면 보낼 수도 없다 "며 "또 실기시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표준화 환자가 부족하다면 일정을 축소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시험을 당장 치르진 않지만 수도권에 오는 23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시험이 열릴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서울 C의대 교수는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시험을 본다는 전제하에 제일 걱정은 확진자가 발생해 스케줄이 꼬이는 것"이라며 "지금 예상되는 일정도 타이트하기 때문에 여기서 변수가 생긴다면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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