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부족에 접종 편법도 등장…과연 한국 전략은?

황병우
발행날짜: 2021-01-06 05:45:58
  • 미국‧영국 등 한정된 백신 물량 접종대상 확대 방안 고민
    접종 간격 확대, 기존 용량 절반 투여 고민…효과가 관건

미국과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데다 변종 바이러스까지 더해지면서 접종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백신 물량이 접종 대상에 비해 부족한 상태에서 최대한 빠르게 접종을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나선 것. 이에 따라 과연 올 상반기 백신이 도입되는 우리나라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백신접종이 시작됐지만 물량이 한정돼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접종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있다.
5일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현재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접종자 확대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은 모두 일정 기간 내에 2회 접종을 실시해야 효과가 보장된다고 알려져 있는 상태.

가령 200만도즈의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접종이 가능한 인원은 그 절반인 100만 명밖에 되지 않아 제한된 백신 공급과 접종률 증가를 두고 딜레마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영국정부는 부족한 백신 물량을 이유로 1회분의 백신을 접종한 뒤 2회분 접종까지의 기간을 미루는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기존에는 두 번의 접종 간격이 3~4주였다면 이를 최대 12주까지 늘려 남는 물량을 이용해 1회분 접종 대상자를 가능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연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적은 수의 인원이 2차 접종을 완료하는 것보다 1차 접종 인원을 더 늘리는 게 코로나19 확산세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다만, 이 같은 결정이 임상시험에서 평가된 2회 복용일정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국내도 초기 백신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영국과 미국의 선택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공동개발사인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는 현지시각기준 4일 백신의 2회차 접종을 지연시키는 것과 관련해 "안정성과 효능을 입증할 데이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다수의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연구 설계에서 명시된 기간 내에 두 번째 접종을 받았기 때문에 그와 다른 접종 스케줄에 대해서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평가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

영국에서 1차접종과 2차접종 기간을 늘리는 방안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면 미국에서는 접종을 확대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 중 하나로 투약용량을 줄이는 방법이 언급되고 있다.

미국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과학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모더나 측과 백신의 절반을 투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의 접종 정량은 100㎍(마이크로그램)이지만 18∼55세 성인에게서는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50㎍을 2회 접종했을 때도 동일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방식을 이용할 경우 2회접종은 유지하면서 백신은 절반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접종대상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모더나 측은 임상시험에서는 4주 간격으로 100㎍의 2회 접종을 실시했다고 강조해 FDA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정은경 청장 브리핑 모습.

정부, 물량 확보 총력…초도물량 확보 관건

미국과 영국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내도 백신접종을 앞두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현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백신 허가‧심사 절차에 돌입해 빠르면 오는 2월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초도물량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총 2000만 회분(1000만 명)이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또한 오는 5월부터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 얀센 백신 600만 명분은 2~4분기 그리고 화이자 백신 1000만 명분이 3~4분기에 나눠서 들어올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정부는 초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1분기 접종자를 늘려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겠다는 생각이지만 전체 물량이 일시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 만큼 초기 물량부족에 따른 혼란도 불가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백신접종 시작과 별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한정된 물량 내에서 접종간격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도 정부의 주요 고민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말 국내에서 백신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의료체계를 유지하고 고위험군에서 사망이나 중증을 예방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2월 말부터 고위험 의료기관의 종사자와 요양병원 등의 집단시설의 거주 어르신들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으로 현재 명단 파악과 사전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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