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팍팍해진 의학회들…후원 노린 무리수 눈총

발행날짜: 2021-03-26 05:45:59
  • 사실상 온라인 학회 일부 좌석만 배치해 하이브리드로 전환
    30여명 참석하는 스폰서 세션도 마련…주요 후원사들 푸념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학술대회 개최에 따른 후원 감소에 부담을 느낀 의학회들이 일부 무리가 있는 진행 방식을 강행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사실상 온라인 학회에 일부 좌석만 배치해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후원 금액을 늘리거나 무리한 스폰서 세션을 마련하면서 후원사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으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25일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의학회들이 후원 금액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학술대회를 전환하면서 후원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학회로 꼽히는 곳이 바로 A의학회. 지난해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했던 A학회는 올해 하이브리드를 표방한 진행 방식을 확정한 상태다.

문제는 하이브리드 형태라고 보기 어색할 만큼 특이한 진행 방식을 택했기 때문. 대부분 하이브리드 형태의 학술대회가 주요 강연을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해외 연자나 지방의 참석자들을 위한 온라인을 마련하는 것과 달리 이 학회는 반대의 경우를 택한 이유다.

실제로 A학회는 대다수 강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온라인 강연이 이뤄지는 공간에 좌석을 배치하는 형태로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강연의 경우 좌장과 강연자, 촬영 스텝들을 제외하고 실제 오프라인으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인원은 10여명에 불과한 상황. 일부에서 사실상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학회의 경우 부스 비용이 200만원 상한선이 정해져 오프라인 학회보다 단가가 낮아지는 만큼 온라인 학회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포장해 후원 금액을 늘린 것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A학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B학회도 역시 유사한 형태의 오프라인 학회를 진행하면서 후원사들의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조찬과 오찬, 디너 스폰서 세션을 마련했지만 참석 인원이 5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 후원사들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온라인 학회가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B학회 주요 후원사로 참여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스폰서쉽 비용이 과거 오프라인 학회와 큰 차이가 없는데 실제 참석자 수는 반의 반토막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로서는 최대 메인 학회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냐"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특히 약물 특성상 부스를 통한 마케팅에 한계가 있어 사실상 스폰서 세션이 거의 유일한 홍보의 통로"라며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지 별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들 학회들도 일정 부분 이러한 불만들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학회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A학회 임원은 "학회 임원 명패를 떼고 생각하면 꼼수라는 지적을 일정 부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학회가 기업처럼 유보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술대회 예산만으로 버틴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른 사업을 벌릴 수 없는 학회의 특성상 어떻게든 예산을 학술대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더욱이 온라인 학회라고 해도 영상 송출에 필요한 예산이 상당해 적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구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뉴 노멀에 맞는 후원 방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학술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