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TV]코로나블루 상담소, 우울감 호소하는 의대생 3색 사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심리적인 멈춤' 추천
최재호: 코로나로 우울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메디칼타임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메디컬매버릭스의 코로나블루 상담소! 진행을 맡은 최재호입니다.
메디컬매버릭스가 일주일에 걸쳐 코로나블루를 겪고 있는 의대생과 의사들의 사연을 받았습니다. 그 중 엄선하고 엄선한 사연을 가지고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상담을 청할텐데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원이신 최준호 교수님, 홍나래 교수님 나와주셨습니다.
최재호: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의대생,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예비 의사들의 코로나블루 이야기를 들어보고 극복법에 대한 조언을 선배 의사이기도 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께 들어보려고 합니다.
교수님, 실제로도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의료진이 많죠?
홍나래 교수: 환자도 많이 있고 병원에도 다니던 사람들이 심해져. 지내다 보니까 너무 힘들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동료도 상담이나 의뢰가 조금 더 많아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최재호: 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사연을 소개해볼까 . 첫 번째 사연입니다. 익명의 의사가 보내왔는데요.
(사연)지난해 코로나19와 총파업 등을 겪으면서 번아웃으로 한순간에 열정이 사라졌습니다. 우울감과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심해질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정신과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재호: 사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료진은 '번아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계신 병원 의료진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나요?
최준호 교수: 물론입니다.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고요. 코로나19 사태가 있으면서 무엇보다 힘든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호소할 데가 없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서서히 드러났기 때문에 잘 눈에 띄지 않지만 확실히 병원에서 직원들의 기분 상태가 가라앉고 쉽게 화를 내는 것,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서 말하는 내용도 그렇고. 이제는 이런 것들이 많이 익숙해져 가는 것 같을 정도입니다.
최재호: 그렇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 번아웃을 탈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홍나래 교수: 번아웃이 사실 어떻게 보면 지침이거든요. 여기서 벗어나고 어떤 것, 하나에 매달리게 됐을 때 벗어나지 못할 때 지치는 경우들이 많아서 잠시 멈춤을 갖는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멈춤이라는 것은 심리적인 멈춤. 내가 지금 가고 있는것을 잘 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것 도움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잠깐 바깥에 나가서 공기한번 쐬고 그 정도의 짧은 멈춤도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최재호: 멈춤의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최준호 교수: 현재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관심을 돌리는 게 있거든요. 코로나 상황이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우울해지거든요. 현재 상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쪽으로 관심을 가지려는 상황. 병원에 와서 상담할 때 성공적인 사례를 보면 이 기회에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게 되면 전혀 상관없이 잘 지냅니다. 취미활동 중 기발하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는 사람이 코로나 시대에서 멀쩡하게 지나갑니다.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서 현재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게 가장 좋을것 같고요. 돈이 들더라도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최재호: 네, 두 번째 사연입니다. 수도권 의대에 다니는 본과 2학년 학생이 보내주셨습니다.
(사연)강의는 계속 올라오고 공부할 것은 많다 보니 어차피 모임도 없고, 방 밖으로 잘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힌 것 같습니다. 학교 주변에 자취하고 있는데 비대면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만날 친구도 없습니다. 고독하고 지루합니다. 해야 할 공부는 많은데, 말라죽는 나무처럼 방에서 혼자 책이랑 말라죽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더 활기차게 할 수 있을까요?
최재호: 교수님도 의대에서 공부하셨던 과거 생각나시나요?
최준호 교수: 생각나죠.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죠.
공부를 활기차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죠. 그동안 활기가 있었다면 그거를 해주는 것은 역시 동료입니다. 나만이 혼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들이 시각적, 감각적으로 하는 것이 차단이 되니까 우울한 기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는 어차피 혼자 하는거라고 하지만 계속 채널을 열어놓고 학생들, 동료들....제일 희망적인 단어 하나가 동료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방역수칙을 어기지 않는 한도내에서 능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나는게 시간낭비가 아니다. 투자하고 지속가능한 공부를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자주 소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재호: 마지막 사연입니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의 사연입니다.
(사연)저는 어릴 때부터 엄한 부모님 밑에서 성적에 압박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4수 끝에 의대에 들어갔는데요, 학업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고등학교때부터 가족에 대한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수능에 써버린 몇 년을 빼고 알찬 20대를 보내고 싶어서 학과일, 동아리, 연애도 잘해보려고 했지만 뭐 하나 잘된 게 없네요.
일과 내내 혼자, 방과 후도 혼자입니다. 본3부터 실습하면서도 마음 나눌 친구도 없이 거의 혼자 지내오고 있습니다. 공부 의욕도, 삶에 대한 의욕도 없습니다.
본4 전 짧은 2주간의 겨울방학동안 자취방에만 있으면서 끼니도 자주 거른 채 몇일 내내 누워있기만 하면서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힘들고 지쳤고 다 내려놓고 떠나야지’라고 말이죠. 졸업하고 주변에 큰 소란 없이 조용히 떠나기 위해 구하기 쉬운 메스나 주사기를 챙겨 놨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도 없고 동료도 없고 미래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이 생을 딱히 살아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최재호: 앞선 사연과는 달리 좀 무거운 사연인데요. 조용히 떠나기 위해 메스나 주사기를 챙겨놨다고 하는 말에 개인적으로 놀랐습니다. 교수님 코로나19 상황이 우울한 감정을 더 악화시킨다고 봐도 될까요?
최준호 교수: 낙타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때 맨 마지막 짐을 실을 때 쓰러지지 않습니까. 코로나19 전체 사회적 역할 무거움이 그럴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최고치인데 코로나19라는 게 살짝 올려놓은 마지막 짐처럼 돼서 붕괴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과거의 삶을 부정하고 있는 게 우려됩니다. 의대생 기간 동안 의학 공부의 짐이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공부과제로 주어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그 이상을 지향해야 하고, 베스트가 어디까지인지 마치 시험받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학업이라는 것도 100% 성공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시간을 쪼개서 다른 활동을 해서 위안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하기가 참 어렵죠.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에 전체적인 시선을 돌려서 주변을 돌아볼 것을 권고 드립니다. 본인의 잘못 내지는 불성실함, 무능력으로 생긴일은 거의 없다는 것을 꼭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재호: 사연을 보내준 학생은 엄한 부모님에게 받은 학업 스트레스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의대생들은 아무래도 영향이 크겠죠?
홍나래 교수: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결국은 완벽주의적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다 잘해보고 싶었다. 말은 부모님이 엄하다고 하지만 제일 엄하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가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겠어요. 이상을 너무 크게 잡는다거나 너무 완벽주의적으로 보면 결국 못메우게 되고 자존감은 떨어지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개인적으로 이분은 진료를 받아보는게 좋지 않을까
최준호 교수: 진지하게 진료를 권유하는 데 동감입니다. 지금 하는 생각이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처음 사연으로 올린게 아니길 바랍니다. 사연을 올리고 나서 내용을 주변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최준호: 자살을 암시하는 친구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홍나래 교수: 일단은 응급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고. 위험해 보이면 죽고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직접 물어보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당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계획 추진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봐서 그게 맞다면 응급대처를 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친구들이 그러면 친구가 해결해주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응급하다고 생각되면 119로 신고 해주는 게 맞고, 여유가 약간이라도 있다면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병원으로 바로 진료를 보거나 할 수 있지만 힘들면 모든 시군구에 자살예방센터가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져 있거든요. 내가 직접 신고하기 걱정스럽다면 그쪽에서 잘 진행해줄 수도 있습니다.
최재호: 네, 코로나블루 상담소 문을 닫을 시간인데요. 교수님들 오늘 시간 어떠셨나요.
최준호 교수: 전반적인 상황을 알게 되니까 진료도 열심히 해야 겠다, 내가 도울 사람이 더 많아졌구나 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고 힘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홍나래 교수: 굉장히 힘들거예요. 누구나 다 힘들고,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갖고 있는 제일 큰 무기는 끝난다는 거죠. 평상 가는 것은 아니라는 면에서 보시는 것은 어떨까 전하고 싶습니다.
최재호: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메디컬매버릭스가 일주일에 걸쳐 코로나블루를 겪고 있는 의대생과 의사들의 사연을 받았습니다. 그 중 엄선하고 엄선한 사연을 가지고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상담을 청할텐데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원이신 최준호 교수님, 홍나래 교수님 나와주셨습니다.
최재호: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의대생,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예비 의사들의 코로나블루 이야기를 들어보고 극복법에 대한 조언을 선배 의사이기도 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께 들어보려고 합니다.
교수님, 실제로도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의료진이 많죠?
홍나래 교수: 환자도 많이 있고 병원에도 다니던 사람들이 심해져. 지내다 보니까 너무 힘들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동료도 상담이나 의뢰가 조금 더 많아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최재호: 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사연을 소개해볼까 . 첫 번째 사연입니다. 익명의 의사가 보내왔는데요.
(사연)지난해 코로나19와 총파업 등을 겪으면서 번아웃으로 한순간에 열정이 사라졌습니다. 우울감과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심해질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정신과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재호: 사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료진은 '번아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계신 병원 의료진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나요?
최준호 교수: 물론입니다.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고요. 코로나19 사태가 있으면서 무엇보다 힘든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호소할 데가 없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서서히 드러났기 때문에 잘 눈에 띄지 않지만 확실히 병원에서 직원들의 기분 상태가 가라앉고 쉽게 화를 내는 것,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서 말하는 내용도 그렇고. 이제는 이런 것들이 많이 익숙해져 가는 것 같을 정도입니다.
최재호: 그렇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 번아웃을 탈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홍나래 교수: 번아웃이 사실 어떻게 보면 지침이거든요. 여기서 벗어나고 어떤 것, 하나에 매달리게 됐을 때 벗어나지 못할 때 지치는 경우들이 많아서 잠시 멈춤을 갖는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멈춤이라는 것은 심리적인 멈춤. 내가 지금 가고 있는것을 잘 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것 도움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잠깐 바깥에 나가서 공기한번 쐬고 그 정도의 짧은 멈춤도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최재호: 멈춤의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최준호 교수: 현재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관심을 돌리는 게 있거든요. 코로나 상황이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우울해지거든요. 현재 상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쪽으로 관심을 가지려는 상황. 병원에 와서 상담할 때 성공적인 사례를 보면 이 기회에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게 되면 전혀 상관없이 잘 지냅니다. 취미활동 중 기발하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는 사람이 코로나 시대에서 멀쩡하게 지나갑니다.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서 현재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게 가장 좋을것 같고요. 돈이 들더라도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최재호: 네, 두 번째 사연입니다. 수도권 의대에 다니는 본과 2학년 학생이 보내주셨습니다.
(사연)강의는 계속 올라오고 공부할 것은 많다 보니 어차피 모임도 없고, 방 밖으로 잘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힌 것 같습니다. 학교 주변에 자취하고 있는데 비대면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만날 친구도 없습니다. 고독하고 지루합니다. 해야 할 공부는 많은데, 말라죽는 나무처럼 방에서 혼자 책이랑 말라죽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더 활기차게 할 수 있을까요?
최재호: 교수님도 의대에서 공부하셨던 과거 생각나시나요?
최준호 교수: 생각나죠.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죠.
공부를 활기차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죠. 그동안 활기가 있었다면 그거를 해주는 것은 역시 동료입니다. 나만이 혼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들이 시각적, 감각적으로 하는 것이 차단이 되니까 우울한 기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는 어차피 혼자 하는거라고 하지만 계속 채널을 열어놓고 학생들, 동료들....제일 희망적인 단어 하나가 동료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방역수칙을 어기지 않는 한도내에서 능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나는게 시간낭비가 아니다. 투자하고 지속가능한 공부를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자주 소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재호: 마지막 사연입니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의 사연입니다.
(사연)저는 어릴 때부터 엄한 부모님 밑에서 성적에 압박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4수 끝에 의대에 들어갔는데요, 학업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고등학교때부터 가족에 대한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수능에 써버린 몇 년을 빼고 알찬 20대를 보내고 싶어서 학과일, 동아리, 연애도 잘해보려고 했지만 뭐 하나 잘된 게 없네요.
일과 내내 혼자, 방과 후도 혼자입니다. 본3부터 실습하면서도 마음 나눌 친구도 없이 거의 혼자 지내오고 있습니다. 공부 의욕도, 삶에 대한 의욕도 없습니다.
본4 전 짧은 2주간의 겨울방학동안 자취방에만 있으면서 끼니도 자주 거른 채 몇일 내내 누워있기만 하면서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힘들고 지쳤고 다 내려놓고 떠나야지’라고 말이죠. 졸업하고 주변에 큰 소란 없이 조용히 떠나기 위해 구하기 쉬운 메스나 주사기를 챙겨 놨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도 없고 동료도 없고 미래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이 생을 딱히 살아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최재호: 앞선 사연과는 달리 좀 무거운 사연인데요. 조용히 떠나기 위해 메스나 주사기를 챙겨놨다고 하는 말에 개인적으로 놀랐습니다. 교수님 코로나19 상황이 우울한 감정을 더 악화시킨다고 봐도 될까요?
최준호 교수: 낙타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때 맨 마지막 짐을 실을 때 쓰러지지 않습니까. 코로나19 전체 사회적 역할 무거움이 그럴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최고치인데 코로나19라는 게 살짝 올려놓은 마지막 짐처럼 돼서 붕괴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과거의 삶을 부정하고 있는 게 우려됩니다. 의대생 기간 동안 의학 공부의 짐이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공부과제로 주어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그 이상을 지향해야 하고, 베스트가 어디까지인지 마치 시험받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학업이라는 것도 100% 성공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시간을 쪼개서 다른 활동을 해서 위안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하기가 참 어렵죠.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에 전체적인 시선을 돌려서 주변을 돌아볼 것을 권고 드립니다. 본인의 잘못 내지는 불성실함, 무능력으로 생긴일은 거의 없다는 것을 꼭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재호: 사연을 보내준 학생은 엄한 부모님에게 받은 학업 스트레스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의대생들은 아무래도 영향이 크겠죠?
홍나래 교수: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결국은 완벽주의적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다 잘해보고 싶었다. 말은 부모님이 엄하다고 하지만 제일 엄하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가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겠어요. 이상을 너무 크게 잡는다거나 너무 완벽주의적으로 보면 결국 못메우게 되고 자존감은 떨어지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개인적으로 이분은 진료를 받아보는게 좋지 않을까
최준호 교수: 진지하게 진료를 권유하는 데 동감입니다. 지금 하는 생각이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처음 사연으로 올린게 아니길 바랍니다. 사연을 올리고 나서 내용을 주변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최준호: 자살을 암시하는 친구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홍나래 교수: 일단은 응급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고. 위험해 보이면 죽고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직접 물어보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당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계획 추진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봐서 그게 맞다면 응급대처를 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친구들이 그러면 친구가 해결해주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응급하다고 생각되면 119로 신고 해주는 게 맞고, 여유가 약간이라도 있다면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병원으로 바로 진료를 보거나 할 수 있지만 힘들면 모든 시군구에 자살예방센터가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져 있거든요. 내가 직접 신고하기 걱정스럽다면 그쪽에서 잘 진행해줄 수도 있습니다.
최재호: 네, 코로나블루 상담소 문을 닫을 시간인데요. 교수님들 오늘 시간 어떠셨나요.
최준호 교수: 전반적인 상황을 알게 되니까 진료도 열심히 해야 겠다, 내가 도울 사람이 더 많아졌구나 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고 힘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홍나래 교수: 굉장히 힘들거예요. 누구나 다 힘들고,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갖고 있는 제일 큰 무기는 끝난다는 거죠. 평상 가는 것은 아니라는 면에서 보시는 것은 어떨까 전하고 싶습니다.
최재호: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