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태연 회장
최근 의료계는 온통 수술장 CCTV 설치 문제에 빠져 있는 듯하다. 의료계 언론은 수술장 CCTV 설치의 불합리성을 설파하는 칼럼과 글 들로 도배가 되어 있고, 수술실 CCTV 설치를 주장하는 정치권과 국민들의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의료계의 진료 외적인 문제로, 이렇게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던 적이 언제 또 있었나 싶다.
필자는, 일주일의 반을 수술장에서 지내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이런 사태가 촉발된 것에 다른 것은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의사들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에 대해 먼저 우리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진료를 받고, 수술을 결정하고 수술장에서 만나는 환자분에게, 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있어, 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없이는 마취 하에서 이른바, 완전 무장해제된 상태의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몇 번의 크고 작은 수술을 몸소 경험했던 터라, 환자로서의 그 신뢰의 감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과 국민들 입장에서 수술장에 CCTV까지 설치해 가면서 감시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크나큰 불신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럴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불신의 원인을 우리 의료계가 한번은 짚어 봐야 할 것이다.
환자들이 수술장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싶어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문제가 아닐까 싶다. 첫째는 본인이 원하는 의사가 수술을 하고 있는지, 둘째는 수술장에서 의료사고와 같은 문제가 될 만한 행위가 없는지일 것이다.
첫번째 사안은 환자나 국민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동의하는 문제일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하는 것, 즉 대리수술이라 함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의료계 내부에서도 단호히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이다. 이것은 의료계에 자율적인 규제와 징계권를 통해 해결하면 될 일이다.
두번째 사안이 어려운 문제이다. 수술장 내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함으로써,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수술하는 외과의사의 등 뒤에서 감시하며 얻을 수 있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최선의 수술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하는 것 보다 더 많을 것인가. 물론 이러한 불신의 배경의 시작은 일부 문제가 된 의사들의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CCTV를, 자율이 아닌 의무적으로 모든 수술장에 설치하라는 것은, 방법론적으로도 분명히 과도한 것이다. 이미 의료기관에는 CCTV로 기록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은 기록과 증거물들로 가득 차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기록의 직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의, 전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은 진료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기록하는 과정일 것이다.
한 사람의 진료를 위하여 초진기록지부터 시작하여 경과기록지, 수술기록지, 퇴원 요약지 등등 모든 것을 차트에 기록하고, 이러한 기록과 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처벌까지 받는다. 특히 수술에 대한 기록은 더욱 그러하다. 만약 이같은 기록들조차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면, CCTV를 설치한들 무엇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신뢰로 성립된 관계이다. 환자는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신체를 의사에게 맡김으로서 진료의 시작이 되는 것이고, 의사는 그 신뢰의 바탕위에서 환자를 치유의 과정으로 이끌게 되는 것이다. 의사들 또한, 이런 신뢰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내의 자율 규제 기능을 확립하여 일부의 일탈된 의사들을 단호히 배제하고,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며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수술장 CCTV를 통한 불신과 감시보다는 의료계에 대한 신뢰와 자정(自淨)의 기회를, 환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간구하는 바이다.
필자는, 일주일의 반을 수술장에서 지내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이런 사태가 촉발된 것에 다른 것은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의사들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에 대해 먼저 우리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진료를 받고, 수술을 결정하고 수술장에서 만나는 환자분에게, 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있어, 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없이는 마취 하에서 이른바, 완전 무장해제된 상태의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몇 번의 크고 작은 수술을 몸소 경험했던 터라, 환자로서의 그 신뢰의 감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과 국민들 입장에서 수술장에 CCTV까지 설치해 가면서 감시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크나큰 불신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럴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 불신의 원인을 우리 의료계가 한번은 짚어 봐야 할 것이다.
환자들이 수술장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싶어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문제가 아닐까 싶다. 첫째는 본인이 원하는 의사가 수술을 하고 있는지, 둘째는 수술장에서 의료사고와 같은 문제가 될 만한 행위가 없는지일 것이다.
첫번째 사안은 환자나 국민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동의하는 문제일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하는 것, 즉 대리수술이라 함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의료계 내부에서도 단호히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이다. 이것은 의료계에 자율적인 규제와 징계권를 통해 해결하면 될 일이다.
두번째 사안이 어려운 문제이다. 수술장 내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함으로써,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수술하는 외과의사의 등 뒤에서 감시하며 얻을 수 있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최선의 수술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하는 것 보다 더 많을 것인가. 물론 이러한 불신의 배경의 시작은 일부 문제가 된 의사들의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CCTV를, 자율이 아닌 의무적으로 모든 수술장에 설치하라는 것은, 방법론적으로도 분명히 과도한 것이다. 이미 의료기관에는 CCTV로 기록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은 기록과 증거물들로 가득 차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기록의 직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의, 전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은 진료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기록하는 과정일 것이다.
한 사람의 진료를 위하여 초진기록지부터 시작하여 경과기록지, 수술기록지, 퇴원 요약지 등등 모든 것을 차트에 기록하고, 이러한 기록과 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처벌까지 받는다. 특히 수술에 대한 기록은 더욱 그러하다. 만약 이같은 기록들조차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면, CCTV를 설치한들 무엇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신뢰로 성립된 관계이다. 환자는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신체를 의사에게 맡김으로서 진료의 시작이 되는 것이고, 의사는 그 신뢰의 바탕위에서 환자를 치유의 과정으로 이끌게 되는 것이다. 의사들 또한, 이런 신뢰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내의 자율 규제 기능을 확립하여 일부의 일탈된 의사들을 단호히 배제하고,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며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수술장 CCTV를 통한 불신과 감시보다는 의료계에 대한 신뢰와 자정(自淨)의 기회를, 환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간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