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탐구⑨AI 기반 수술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휴톰 형우진 대표
의사로서 당연한 책임과 의무에 기업 대표로서 책임감 더해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형우진 교수(54)는 '외과의사'다. 그의 손을 거쳐간 위암 환자만도 5000명을 넘어선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위암 로봇 수술을 시작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 수술을 한 의사로 손꼽힌다. 위암 로봇 수술의 '표준'이라고까지 불리는 이유다.
그런 그가 2017년 '스타트업' 대표로서 발을 내디뎠다. 인공지능 기반 수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휴톰'을 설립한 것.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메디컬매버릭스와의 공동기획 '의대생 진로탐구생활' 일환으로 임상의사이면서 한 기업의 대표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는 형우진 대표를 직접 만나 그의 비임상 진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개복수술을 할 때는 도제식으로 배웠다"라고 운을 떼며 "복강경이 주류가 되고 로봇이 나오면서 기술이 발달했고 수술의 변화를 갖고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은 손으로 하는 부분이 많아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매일 새길로 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있다"라며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수술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가상으로 수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형 대표는 딥러닝을 연구하는 카이스트 교수와 협업하며 그의 생각을 기술로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내시경영상치료계획 소프트웨어 RUS가 그것이다. 딥러닝 기술로 환자의 CT 이미지를 3D 모델로 구현하고 수술 카메라와 같은 시야에서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살필 수 있도록 한다.
형 대표는 "모토 중 하나가 모든 외과의사에게 공평한 환경을 갖춰주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외과의사든 수술을 잘하고 못하고에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생 임상의로서 환자만 봐왔던 형 대표는 창업 4년 차의 신생 벤처기업 대표로서 책임감도 짊어지게 됐다.
휴톰에는 현재 파트타임까지 더하면 50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다음 달 확장 이전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회사는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만 누적 투자금 92억원을 유치했다. 컴퓨터 인공지능 분야 학회 CVPR 2020 영상 사물 인식 부문에서는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서 RUS가 수술 후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올해 안으로 RUS의 제품화를 위해 주력할 예정이다. 휴톰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이나 VR, XR 등을 접목해 외과 환자를 진료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일생을 수술만 하다가 기업 경영의 길로 뛰어든 형 대표에게는 모든 게 '처음'이었다. 초보 경영인은 '지인 찬스'를 적극 활용했다. 다양한 분야 진출해 있는 중고등학교 동창을 비롯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귄 친구에게 찾아가 무조건 묻고 배웠다.
그는 "투자 유치에 대해서는 배워본 적도 없고, 수술만 하는 외과의사가 HR(인적자원관리)을 어떻게 알았겠나"라며 "직원 임금 책정부터 연봉협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투자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경영 관련해서는 전혀 모르니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경영을 하면서도 여전히 그의 본업인 수술도 놓지 않고 있는 형 대표. 그렇다 보니 시간 활용에 더 신경쓰고 있는 요즘이다.
형 대표는 "외과의사가 본질인 만큼 수술과 진료 업무는 줄이고 싶지 않다. 의사로의 책임감과 의무감은 당연히 생각해야 하는 부분인데 회사 대표로서 책임감이 더해졌다"라며 "그런 만큼 시간을 더 잘 써야 하기 때문에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업무 시간, 회사로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회사일을 한다. 주말에도 회사일을 한다"라며 "병원 근무시간이 끝나면 회사일에 시간을 더 쏟고 있다.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어가면서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상황이라 사실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의대 졸업하면 의사한다'라는 "옛날식 사고방식"
형 대표는 임상의로서의 길을 걷다가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휴톰 창업도 수술용 로봇을 만드는 글로벌 회사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옛날식 사고방식이다. 안과나 피부과 의사를 할 거야, 그러려면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사고 흐름은 단순한 접근"이라며 "의대에서 얻은 지식으로 뭘 할 것이라고 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로봇수술을 하면서 글로벌 회사와 일을 하게 된적이 있는데 기술개발이 어떻게 되는지 등 회사 설립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라며 "경영이나 마케팅, AI 등 기술에 대해서도 그 때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시간이 많은 대학생일 때 직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하라고도 조언했다.
그는 "자기 관심이 뭔지 파악하는 일은 중요하다"라며 "더 많이 경험을 해봐야 한다. 직접적으로 못한다면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고리타분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사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감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로봇수술 강의를 하던 중 한 학생이 '나중에 환자의 손은 누가 잡아주냐'는 질문을 했고 많은 반성을 했다"라며 "의사는 결국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휴톰이 개발하는 기술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만 바라보면 놓칠 수 있다"라며 "유행을 따라가지 말고 지금 남들이 하지 못하면서 나중에 비전 있어 보이는 것을 찾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가 2017년 '스타트업' 대표로서 발을 내디뎠다. 인공지능 기반 수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휴톰'을 설립한 것.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메디컬매버릭스와의 공동기획 '의대생 진로탐구생활' 일환으로 임상의사이면서 한 기업의 대표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는 형우진 대표를 직접 만나 그의 비임상 진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개복수술을 할 때는 도제식으로 배웠다"라고 운을 떼며 "복강경이 주류가 되고 로봇이 나오면서 기술이 발달했고 수술의 변화를 갖고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은 손으로 하는 부분이 많아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매일 새길로 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있다"라며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수술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가상으로 수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형 대표는 딥러닝을 연구하는 카이스트 교수와 협업하며 그의 생각을 기술로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내시경영상치료계획 소프트웨어 RUS가 그것이다. 딥러닝 기술로 환자의 CT 이미지를 3D 모델로 구현하고 수술 카메라와 같은 시야에서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살필 수 있도록 한다.
형 대표는 "모토 중 하나가 모든 외과의사에게 공평한 환경을 갖춰주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외과의사든 수술을 잘하고 못하고에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생 임상의로서 환자만 봐왔던 형 대표는 창업 4년 차의 신생 벤처기업 대표로서 책임감도 짊어지게 됐다.
휴톰에는 현재 파트타임까지 더하면 50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다음 달 확장 이전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회사는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만 누적 투자금 92억원을 유치했다. 컴퓨터 인공지능 분야 학회 CVPR 2020 영상 사물 인식 부문에서는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서 RUS가 수술 후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올해 안으로 RUS의 제품화를 위해 주력할 예정이다. 휴톰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이나 VR, XR 등을 접목해 외과 환자를 진료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일생을 수술만 하다가 기업 경영의 길로 뛰어든 형 대표에게는 모든 게 '처음'이었다. 초보 경영인은 '지인 찬스'를 적극 활용했다. 다양한 분야 진출해 있는 중고등학교 동창을 비롯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귄 친구에게 찾아가 무조건 묻고 배웠다.
그는 "투자 유치에 대해서는 배워본 적도 없고, 수술만 하는 외과의사가 HR(인적자원관리)을 어떻게 알았겠나"라며 "직원 임금 책정부터 연봉협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투자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경영 관련해서는 전혀 모르니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경영을 하면서도 여전히 그의 본업인 수술도 놓지 않고 있는 형 대표. 그렇다 보니 시간 활용에 더 신경쓰고 있는 요즘이다.
형 대표는 "외과의사가 본질인 만큼 수술과 진료 업무는 줄이고 싶지 않다. 의사로의 책임감과 의무감은 당연히 생각해야 하는 부분인데 회사 대표로서 책임감이 더해졌다"라며 "그런 만큼 시간을 더 잘 써야 하기 때문에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업무 시간, 회사로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회사일을 한다. 주말에도 회사일을 한다"라며 "병원 근무시간이 끝나면 회사일에 시간을 더 쏟고 있다.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어가면서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상황이라 사실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의대 졸업하면 의사한다'라는 "옛날식 사고방식"
형 대표는 임상의로서의 길을 걷다가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휴톰 창업도 수술용 로봇을 만드는 글로벌 회사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옛날식 사고방식이다. 안과나 피부과 의사를 할 거야, 그러려면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사고 흐름은 단순한 접근"이라며 "의대에서 얻은 지식으로 뭘 할 것이라고 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로봇수술을 하면서 글로벌 회사와 일을 하게 된적이 있는데 기술개발이 어떻게 되는지 등 회사 설립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라며 "경영이나 마케팅, AI 등 기술에 대해서도 그 때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시간이 많은 대학생일 때 직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하라고도 조언했다.
그는 "자기 관심이 뭔지 파악하는 일은 중요하다"라며 "더 많이 경험을 해봐야 한다. 직접적으로 못한다면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고리타분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사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감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로봇수술 강의를 하던 중 한 학생이 '나중에 환자의 손은 누가 잡아주냐'는 질문을 했고 많은 반성을 했다"라며 "의사는 결국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휴톰이 개발하는 기술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만 바라보면 놓칠 수 있다"라며 "유행을 따라가지 말고 지금 남들이 하지 못하면서 나중에 비전 있어 보이는 것을 찾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