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한지 이제 몇 달만 지나면 2년이 된다. 돌아보면 신생 감염병 질환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중국발 공포성 뉴스에 세계가 휘둘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막상 중국은 작년 9월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없는데, 정말 없는 것인지, 위드 코로나로 일찌감치 간 것인지 그 내부 상황은 전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코로나 판데믹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역사적 유례가 없는 방역 정책이 시행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왜냐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라는 것이 완화하는 순간 급격히 확진자가 증가할 위험이 있어서 한 번 시행하면 되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아니지'라고 돌이킨 나라가 있었으니 영국이다. 비록 백신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지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판단과 일상의 자유를 회복하려는 시민의 열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점에서 영국이 Great Britain이라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훨씬 먼저 나왔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인 오명돈 교수님은 작년 6월경 일찌감치 집단면역의 불가능함과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의견을 말했는데, 그 뒤로 갑자기 중앙임상위원회가 언론에서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상황을 통해 집단면역이 불가능함을 알게 되자 오교수님이 잠시 다시 소환됐다가, 오교수님이 백신 부스터샷은 일반적으로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다시 언론에서 사라졌다. 이럴 때 'ㅋㅋㅋㅋ'를 써야 되는건가 싶다.
어쨌든 그나마 오명돈 교수님, 김윤 교수님 등 몇몇 전문가들의 꾸준한 문제제기로 우리나라도 이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기로 결정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준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부는 백신접종, 백신패스, 백신 부스터샷 등 백신 관련 정책에 올인하고 있는데,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사회적거리두기와 백신접종에 올인한 나라들의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도 아무런 생각이 안드나 보다. 백신의 감염전파 억제력은 델타변이로 실패했다. 백신의 유증상 감염 억제력도 델타변이로 실패했다. 백신의 입원/사망 감소율은 델타변이에 대해서 비록 좀 감소하기는 했지만 아직 유효하다. 그러므로 백신은 이제 입원/사망의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에 집중돼야지 더 이상 방역의 핵심정책이 돼서는 안된다.
오히려 과학적 데이터는 코로나 감염 후 생긴 자연면역이 변이에 관계없이, 가장 장기간 효과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위드 코로나 방역정책의 핵심은 코로나 감염자들이 자연면역이 생기고 회복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초기 치료가 원활하게 되도록, 그래서 위중증으로 가는 비율을 줄이는데 집중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두가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다. 최근까지의 유행에서 위중증율이 증가하다가 감소했던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서 두 시점에서 각각 주요 교란인자가 있었기 때문에 해석을 잘 해야 한다.
첫번째, 필자가 지난 칼럼(2021.7.13.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작년 겨울 코로나 3차 유행 시기 위중증율이 올해 초 들어서면서 갑자기 감소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하면서 감소했다고 말했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백신 접종 이전부터 감소한 것이 분명하다. 그럼 백신 말고 무엇이 영향을 준 것일까? 한가지 추정되는 것이 렉키로나주의 허가인데 단순 추정이어서 필자는 렉키로나주의 real world data 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2만명 가까이 투여되고 있는 이 약의 real world data가 아직까지 안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렉키로나주가 만약 델타변이 확진자들의 초기 투여시 위중증율을 줄이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면,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항체치료센터(확진되면 항체치료센터 방문해 주사 맞고 집으로 귀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질병관리청은 렉키로나주의 real world data를 조속히 발표하기 바란다.
두번째로 검토해야 하는 데이터가 최근 9월 위중증율의 감소다. 정부는 백신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위증증율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도 큰 교란인자가 있다. 바로 정부의 전담 치료병상 확보 행정명령이다. 정부는 지난 8월13일 수도권 전담병상 동원령을 내렸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9월 코로나 치료 병상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래서 이전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 치료 병원으로의 전원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교적 초기에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해졌다. 필자는 9월 위중증률의 감소에 이 원인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즉, 초기 입원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위중증률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므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서는 민간병원의 코로나 치료병상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정부는 이 부분에서 잘 하고 있는데, 결과 해석도 잘 해서 너무 백신 접종에 목매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백신 접종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자발적 동의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
또 하나 정부의 준비는 중증 치료병상의 확보이다. 솔직히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한 일이 무엇이 있는가? 중증환자 병상 몇 개 내주고 끝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의원들은 더 많이 폐업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더 많은 진료 수익을 얻었고, 너도나도 분원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부끄러운 줄 알기 바란다. 상급종합병원은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더 많은 코로나 중증 병상을 확보하는데라도 협조해서 수치를 면해야 할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국민들이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역사적 유례가 없는 방역 정책이 시행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왜냐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라는 것이 완화하는 순간 급격히 확진자가 증가할 위험이 있어서 한 번 시행하면 되돌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아니지'라고 돌이킨 나라가 있었으니 영국이다. 비록 백신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지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판단과 일상의 자유를 회복하려는 시민의 열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점에서 영국이 Great Britain이라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훨씬 먼저 나왔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인 오명돈 교수님은 작년 6월경 일찌감치 집단면역의 불가능함과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의견을 말했는데, 그 뒤로 갑자기 중앙임상위원회가 언론에서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상황을 통해 집단면역이 불가능함을 알게 되자 오교수님이 잠시 다시 소환됐다가, 오교수님이 백신 부스터샷은 일반적으로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다시 언론에서 사라졌다. 이럴 때 'ㅋㅋㅋㅋ'를 써야 되는건가 싶다.
어쨌든 그나마 오명돈 교수님, 김윤 교수님 등 몇몇 전문가들의 꾸준한 문제제기로 우리나라도 이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기로 결정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준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부는 백신접종, 백신패스, 백신 부스터샷 등 백신 관련 정책에 올인하고 있는데,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사회적거리두기와 백신접종에 올인한 나라들의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도 아무런 생각이 안드나 보다. 백신의 감염전파 억제력은 델타변이로 실패했다. 백신의 유증상 감염 억제력도 델타변이로 실패했다. 백신의 입원/사망 감소율은 델타변이에 대해서 비록 좀 감소하기는 했지만 아직 유효하다. 그러므로 백신은 이제 입원/사망의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에 집중돼야지 더 이상 방역의 핵심정책이 돼서는 안된다.
오히려 과학적 데이터는 코로나 감염 후 생긴 자연면역이 변이에 관계없이, 가장 장기간 효과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위드 코로나 방역정책의 핵심은 코로나 감염자들이 자연면역이 생기고 회복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초기 치료가 원활하게 되도록, 그래서 위중증으로 가는 비율을 줄이는데 집중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두가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다. 최근까지의 유행에서 위중증율이 증가하다가 감소했던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서 두 시점에서 각각 주요 교란인자가 있었기 때문에 해석을 잘 해야 한다.
첫번째, 필자가 지난 칼럼(2021.7.13.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작년 겨울 코로나 3차 유행 시기 위중증율이 올해 초 들어서면서 갑자기 감소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하면서 감소했다고 말했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백신 접종 이전부터 감소한 것이 분명하다. 그럼 백신 말고 무엇이 영향을 준 것일까? 한가지 추정되는 것이 렉키로나주의 허가인데 단순 추정이어서 필자는 렉키로나주의 real world data 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2만명 가까이 투여되고 있는 이 약의 real world data가 아직까지 안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렉키로나주가 만약 델타변이 확진자들의 초기 투여시 위중증율을 줄이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면,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항체치료센터(확진되면 항체치료센터 방문해 주사 맞고 집으로 귀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질병관리청은 렉키로나주의 real world data를 조속히 발표하기 바란다.
두번째로 검토해야 하는 데이터가 최근 9월 위중증율의 감소다. 정부는 백신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위증증율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도 큰 교란인자가 있다. 바로 정부의 전담 치료병상 확보 행정명령이다. 정부는 지난 8월13일 수도권 전담병상 동원령을 내렸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9월 코로나 치료 병상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래서 이전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 치료 병원으로의 전원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교적 초기에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해졌다. 필자는 9월 위중증률의 감소에 이 원인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즉, 초기 입원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위중증률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므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서는 민간병원의 코로나 치료병상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정부는 이 부분에서 잘 하고 있는데, 결과 해석도 잘 해서 너무 백신 접종에 목매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백신 접종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자발적 동의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
또 하나 정부의 준비는 중증 치료병상의 확보이다. 솔직히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한 일이 무엇이 있는가? 중증환자 병상 몇 개 내주고 끝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의원들은 더 많이 폐업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더 많은 진료 수익을 얻었고, 너도나도 분원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부끄러운 줄 알기 바란다. 상급종합병원은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더 많은 코로나 중증 병상을 확보하는데라도 협조해서 수치를 면해야 할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국민들이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