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이문규 교수
|메디칼타임즈= 이문규 교수]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에서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각자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당뇨병으로 당장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돈이 필요해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당뇨병은 완치 개념 없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 ‘질환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합병증이 생기면 때에 따라 수술도 필요하므로 ‘오징어게임’ 속 기훈처럼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치료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최근 공중위생학 분야 국제학술지(7월호)에 게재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당뇨 환자가 의료수급권자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일수록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 시 5년 내 사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2.6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이 앓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 환자 4명 중 1명 ‘당뇨발’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65세 이상의 경우 3~4명 중 1명이 당뇨 환자로 진단받았으며, 최근에는 식습관 변화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약한 고혈당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당뇨 환자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위험한 이유는 합병증 때문인데, 협심증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물론, 신장기능 저하로 혈액투석을 요하거나 실명될 수도 있다.
일명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병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에서 가장 먼 발가락 끝이나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질환이다. 당뇨 환자의 발에 생기는 작은 상처부터 말초혈관질환, 신경병증, 궤양, 괴사까지 모든 족부 손상을 통칭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대부분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병증이 동반된다.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발의 통증이나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 상처가 생겨도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병변이 악화되기 쉽다.
또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들면서 갈퀴 모양으로 변한다. 발가락 모양이 변하면 걸을 때마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굳은살과 출혈이 생겨 피부조직이 파괴될 수 있다.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이때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발이나 다리 피부색에 변화가 있을 때 ▲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거나 뜨거울 때 ▲발이 무감각해졌을 때 ▲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나타났을 때 ▲굳은살에서 악취가 나거나 분비물이 나왔을 때 ▲발에 염증이나 궤양이 의심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 초기에는 혈당 조절과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궤양이 발생했을지라도 초기라면 상처를 치료하고 깨끗이 소독한 후 석고붕대, 맞춤신발 등을 통해 발에 가해지는 외부 압력을 해소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피하조직이나 뼈처럼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했다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감염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이처럼 당뇨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가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30%에 달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 다리 일부를 절단할 수 있다.
혈당 수치 70 이하, 운동하면 안 돼
당뇨 환자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치)이 공복엔 126㎎/㎗, 식후엔 200㎎/㎗ 이상으로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져 초기부터 꾸준한 관리와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혈당을 낮추기 위해선 식단 조절과 운동이 필수다. 하지만 장시간 격렬하게 운동하면 저혈당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복 또는 식전이거나 운동 전 혈당 수치가 70㎎/dL 이하일 경우엔 운동하면 안 된다. 유산소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50~70%를 유지하는 강도로 30분~1시간 미만으로 하는 것이 좋고, 근력운동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또,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 직후에는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혈당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준다. 발톱은 너무 짧게 깎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자른다. 티눈이나 굳은살은 직접 제거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모 소재의 양말이나 부드러운 슬리퍼를 착용해 외부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외출할 땐 발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만약 당뇨를 혼자 관리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시행하는 당뇨 교육을 통해 당뇨의 기본 지식부터 혈당 관리를 위한 운동 및 식사요법 등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작은 상처나 염증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핀셋, 손톱깎이, 손톱가위 등으로 상처를 건드리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징어게임’은 각자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당뇨병으로 당장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돈이 필요해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당뇨병은 완치 개념 없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 ‘질환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합병증이 생기면 때에 따라 수술도 필요하므로 ‘오징어게임’ 속 기훈처럼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치료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최근 공중위생학 분야 국제학술지(7월호)에 게재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당뇨 환자가 의료수급권자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일수록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 시 5년 내 사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2.6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이 앓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 환자 4명 중 1명 ‘당뇨발’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65세 이상의 경우 3~4명 중 1명이 당뇨 환자로 진단받았으며, 최근에는 식습관 변화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약한 고혈당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당뇨 환자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위험한 이유는 합병증 때문인데, 협심증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물론, 신장기능 저하로 혈액투석을 요하거나 실명될 수도 있다.
일명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병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에서 가장 먼 발가락 끝이나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질환이다. 당뇨 환자의 발에 생기는 작은 상처부터 말초혈관질환, 신경병증, 궤양, 괴사까지 모든 족부 손상을 통칭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대부분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병증이 동반된다.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발의 통증이나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 상처가 생겨도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병변이 악화되기 쉽다.
또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들면서 갈퀴 모양으로 변한다. 발가락 모양이 변하면 걸을 때마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굳은살과 출혈이 생겨 피부조직이 파괴될 수 있다.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이때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발이나 다리 피부색에 변화가 있을 때 ▲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거나 뜨거울 때 ▲발이 무감각해졌을 때 ▲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나타났을 때 ▲굳은살에서 악취가 나거나 분비물이 나왔을 때 ▲발에 염증이나 궤양이 의심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 초기에는 혈당 조절과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궤양이 발생했을지라도 초기라면 상처를 치료하고 깨끗이 소독한 후 석고붕대, 맞춤신발 등을 통해 발에 가해지는 외부 압력을 해소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피하조직이나 뼈처럼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했다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감염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이처럼 당뇨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가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30%에 달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 다리 일부를 절단할 수 있다.
혈당 수치 70 이하, 운동하면 안 돼
당뇨 환자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치)이 공복엔 126㎎/㎗, 식후엔 200㎎/㎗ 이상으로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져 초기부터 꾸준한 관리와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혈당을 낮추기 위해선 식단 조절과 운동이 필수다. 하지만 장시간 격렬하게 운동하면 저혈당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복 또는 식전이거나 운동 전 혈당 수치가 70㎎/dL 이하일 경우엔 운동하면 안 된다. 유산소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50~70%를 유지하는 강도로 30분~1시간 미만으로 하는 것이 좋고, 근력운동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또,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 직후에는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혈당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준다. 발톱은 너무 짧게 깎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자른다. 티눈이나 굳은살은 직접 제거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모 소재의 양말이나 부드러운 슬리퍼를 착용해 외부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외출할 땐 발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만약 당뇨를 혼자 관리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시행하는 당뇨 교육을 통해 당뇨의 기본 지식부터 혈당 관리를 위한 운동 및 식사요법 등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작은 상처나 염증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핀셋, 손톱깎이, 손톱가위 등으로 상처를 건드리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