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늘어난 염증성 장질환 맞춤 약물 치료 전략 필요"

황병우
발행날짜: 2022-01-19 05:45:55 수정: 2022-01-20 21:37:35
  • 가톨릭대 대전성모 강상범 교수, 임상 현장 처방 한계 지적
    염증성 장질환 맞춤 약물 치료 위한 검사발전 언급

"염증성 장질환은 의료진의 조기진단과 맞춤 치료전략이 중요하다. 10년 내 미래에는 여러 검사를 통해 약제 반응률을 예측하고 개개인에 맞는 치료가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대변되는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이하 IBD)'은 증상이 가끔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질환이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병의 특성상 IBD 환자들은 꾸준한 약물 치료가 현재까지 핵심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환자도 꾸준히 증가세에 있어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반대로 제한적인 건강보험 기준으로 IBD 환자 맞춤형 치료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는 환자에게 어떤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는 검사의 발전과 함께 급여 기준의 개선이 동반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제한적 IBD 약물치료, 연구 통해 맞춤형 전략 제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강상범 교수

대한대장항문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 IBD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0년 2만 8162명에서 2019년에는 4만6681명으로 10년 만에 거의 두 배 가량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크론병도 같은 기간 1만2234명에서 2만4133명으로 마찬가지로 두 배가 증가했다.

치료의 경우 질병 활성도와 분포, 재발 횟수, 이전 약물 반응, 이상반응, 나이 경과기간 등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상범 교수는 "다른 질환처럼 IBD 역시 환자들의 진행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 질환 상태와 위험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며 "예후 인자 등을 고려한 맞춤 치료가 필요하고 상태가 심하거나 예후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IBD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난 것은 90년대 후반에 항TNF 제제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등장으로 점막 치유가 가능해지면서 부터다.

최근에는 피하로 자가주사가 가능한 항TNF 제제와 투약 간격을 12주로 연장시킨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도 등장했다. 또한 경구 복용이 가능한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이)도 치료옵션 중 하나다.

강 교수는 "항TNF 제제는 전신에 작용하는 약물 기전으로 감염, 결핵 등 부작용 위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후 개발된 약들은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 기전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가령 스텔라라의 경우 치료 효과 대비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어 고령 환자의 치료에도 고려된다'며 "현재는 고려할 수 있는 여러 약제가 존재해 환자별로 먼저 써야 하는 약제나 대체 약제에 대한 전략(시퀀싱)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여러 치료 옵션 중 어떤 약제가 가장 좋다고 규정하기는 어려운 상황.

증상이 심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 레미케이드가 사용되지만 여러 요소를 따져봤을 때는 안전한 약제가 우선될 수도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의견이다.

강 교수는 "간접비교를 기준으로는 레미케이드가 효과가 가장 좋다고 볼 수 있지만 감염 등의 부작용도 고려돼야한다"며 "환자의 상태, 질병 활성도,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쓴 약제는 레미케이드를 필두로 하는 항TNF 제제"라며 "최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항TNF 제제를 사용한 후 반응이 소실된 경우 스텔라라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학회(ECCO)가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기존 치료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중등도-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치료에 스텔라라가 '강력 권고(Strong Recommendation)'된 바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강상범 교수


"IBD 치료 다학제진료 등 시스템 기반 마련 도움 될 것"

특히, IBD 질환 특성상 장기 치료가 필수이기 때문에 환자의 복약 순응도 등 삶의 질도 고려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

이 때문에 주사제와 경구제의 특성이 고려되고 있으며, 주사제 중에서도 자가 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제와 정맥주사제의 선호도가 갈리고 있다.

강 교수는 "레미케이드와 같은 정맥주사 제제는 환자들이 바쁜 일상으로 인해 투약 스케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과거에는 환자가 수동적으로 의사의 복약지도를 따랐다면 환자가 주체적으로 치료제를 챙기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강 교수는 여러 치료 옵션을 환자에게 맞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미래에는 IBD 검사가 발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진 최선의 약제를 간접적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약제의 효과가 가린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며 "미래에서는 여러 검사를 통해 약제의 반응률을 예측하고 개개인에 맞는 치료가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IBD는 눈이나 피부 염증, 관절 통증 등 장외 증상도 많아 여러 분야의 진료과와 협진이 필요하다"며 "다학제진료나 전문간호사 도입 등 시스템적인 개선이 동반된다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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