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 평가 싹 바뀐다…교과 과정 개정 재시동

발행날짜: 2022-04-25 05:30:00 수정: 2022-04-25 11:32:26
  • 의학회 주도 17개 학회 임상 중심으로 연차별 목표 설정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 돌입 "수련의 질 향상"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전공의 수련 평가가 임상, 술기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대한의학회 주도로 17개 학회가 참여하는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개정이 마침내 다시 시작된 것.

이번 개정안은 과거 필기시험에 한정됐던 전공의 평가를 실습과 술기 위주로 개편하는 것이 골자로 과연 취지에 맞춰 수련병원과 전공의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학회 주도 17개 학회 중단됐던 수련제도 개편 속도

24일 대한의학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로 무기한 보류됐던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개정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학회 주도의 전공의 평가 제도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은 "질 높은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은 학회의 사명이자 의무"라며 "이에 맞춰 각 학회별로 수련 교과 과정 개정을 준비중에 있으며 의학회 차원에서 이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핵심 내용은 과거 단순한 지식 평가를 벗어나 전문의로서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실제 임상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고취시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취지에 맞춰 각 학회별로 지침서를 제작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대한내과학회, 외과학회, 이비인후과학회, 소아청소년학회, 비뇨의학회, 재활의학회 등 17개 학회는 꾸준히 논의를 지속해 가며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개정을 준비해 왔다.

단순히 필기 시험 등의 방식으로는 질 높은 전문의 배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술기 평가 부분을 강화하거나 동영상 교육과 평가 등을 추가해 임상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도 이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해 개편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지원에 나서면서 수련 제도 개편은 급물살을 타고 있던 상황.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사업은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이 코로나 대응에 투입되면서 사실상 수련제도 자체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 대응에 전공의들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과거 수련 평가조차도 통과하기 힘든 상황까지 몰렸던 것이 사실. 결국 의학회와 각 학회는 수련제도 개편 작업을 포기하고 오히려 기준을 대폭 완화해 이들을 구제해야 했다.

이로 인해 일부 학회들은 이미 수련 교과 과정 개정안을 완성하고 시범사업 진행을 선언하고서도 이를 번복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비뇨의학회가 대표적인 경우. 실제로 비뇨의학회는 이미 2020년 전공의 수련 교과 과정 개편 지침을 만들고 학술대회를 통해 공유했지만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결국 시범사업 전면 연기를 공지하고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내과학회·비뇨의학회 등 올해 시범사업 돌입…정성 평가 골자

하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는 등 엔데믹 준비에 나서고 확진자 수도 일정 부분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들 학회들은 다시 수련 과정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내과학회랑 비뇨의학회 등을 중심으로 수련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사실상 수련제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만큼 빠르게 이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물론 본래 취지대로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한내과학회가 대표적인 경우다. 내과학회는 오는 5월 전공의 핵심 역량 평가 시범사업 도입을 공식화하고 이에 대한 막바지 준비를 진행중에 있다.

이를 위해 내과학회는 이미 내과 전공의 핵심 역량 평가 지침을 완성한 상태며 지도전문의를 위한 별도의 참고 지침도 구성을 끝낸 상황이다.

지침을 보면 연차별로 전공의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부분이 명시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영상을 활용한 교육이 대폭 증가됐다는 것으로 내과학회는 향후 평가도 동영상을 통해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내과학회는 춘계학술대회에서 수련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내과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별도로 구성해 전공의와 지도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진행했다. 정이다.

또한 시범사업에 참여 의사가 있는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학회 수련 위원들이 직접 별도의 설명회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회도 전공의 수련 평가 항목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020년 관련 지침을 완성하고 시범사업 진행을 목전에 두고 있던 만큼 세부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비뇨의학회가 마련한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개편안을 보면 일단 전문 역량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응급 상황에 올바른 대처 방법은?'이라는 필기 위주 문답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급성요폐가 발생한 환자에 대해서 요도를 통한 카테터를 삽입할 수 있는가?'라는 실제적 임상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

또한 비뇨의학회는 아예 자체적으로 술기 능력 향항을 위한 실기시험도 준비중에 있다. 말 그대로 자체적으로 (OSCE)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은 "지금까지 전공의 평가와 전문의 시험 모두 단순히 방광내시경을 몇 건 했는가 등의 최소 조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하지만 단순히 건수만 봐서는 전공의의 역량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정량적 평가 외에 정성적 평가를 더하고 실제 그 술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실시 평가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이 비뇨의학회의 목표"라며 "이를 구체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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