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끊어진 바이오 투자 시장…상장 전략 선회하는 기업들

발행날짜: 2022-06-02 05:30:00 수정: 2022-06-02 09:51:00
  • 에이프릴바이오‧샤페론 코스닥 노크 투자 기조 변화 뚜렷
    장기적 관점 최소 2상 중간 결과 유효성 입증 후 도전 경향

지난해 기업공개(IPO) 호황을 누렸던 바이오업계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전략을 대폭 수정하며 다른 진입로를 찾아나서는 모습이다.

이러한 전략 수정으로 에이프릴바이오와 샤페론이 재수 끝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침체된 바이오 IPO 시장이 반전 계기를 잡을 것인지를 두고서도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대부분 바이오사들은 전체적인 한국거래소의 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IPO 성공을 위해 기술 성공 가능성을 어필하는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바이오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금리인상과 코로나 엔데믹 흐름 등의 여파로 신수종 사업으로 각광받았던 제약바이오산업 역시 투자가 경색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바이오‧의료분야 투자는 외연적으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증가율로는 신규투자 금액 대비 증가폭이 적어 성장률이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 이미 여러 지표를 통해 바이오 산업의 투자 모멘텀 감소하는 만큼 벤처캐피탈(VC) 등 투자 회사들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A이사는 "벤처캐피탈마다 추구하는 기준이 있겠지만 이전에 10개 중 2~3개에 투자를 했다면 지금은 10개 중 1개로 투자 횟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바이오사 입장에선 투자의 문자체가 좁아졌다고 느낄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는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금 회수 전략인 IPO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기조에 반전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바이오 IPO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3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던 에이프릴바이오가 지난 23일 재심사를 통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뒤를 이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폐론도 지난 27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상태다.

미국과 한국 벤처캐피탈 유형별 회수 비중 추이

두 회사 모두 예심 승인일로부터 6개월 내에 상장을 마쳐야 하는 만큼 하반기 중 코스닥 입성이 유력하다.

여기에 바이오 IPO 시장에 호조세 분위기가 흐르면서 상장을 철회했던 보로노이와 레몬헬스케어도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반기에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우 그동안 예비심사 탈락결정 후 이를 뒤집었던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조심스런 기대감도 나오고 있는 모습.

하지만 많은 바이오사들은 한국거래소가 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기조가 바뀐 것이 아닌 만큼 추후 IPO 입성 시 전략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기조 맞춘 IPO 전략 수정 불가피"

내년 혹은 내후년 IPO를 노리는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에 막연한 기대를 가지는 것보다 한국거래소의 시각에 맞춘 IPO 준비가 이뤄져야한다는 것.

항암신약을 개발 중인 A바이오사 대표는 "한국거래서의 전체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결국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한 뒤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기존에 전임상 단계나 기술이전만으로도 IPO 승인이 됐다면 지금은 좀 더 확실한 데이터를 요구한다는 생각으로 IPO를 준비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가능성 보다는 현실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된다는 것. 이를 위해서 최소 기준을 임상 2상의 중간결과까지는 확보해야 된다는 의미다.

A대표는 "기업 연속성에 대한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신약의 효과를 증명해야 IPO의 가능성도 더 높아 진다는 취지로 본다"며 "2상 진입 시 비용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바이오사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현재 한국거래소의 기조가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발전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세포치료제 개발 B기업 대표는 "국내 바이오 생태계 구조에서 IPO의 허들이 높아지면 자금조달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현재로선 가치를 낮추더라도 IPO 자금확보를 통해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후에 높이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는 IPO 당시 주가가 가장 높고 그 뒤로 계속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젠 IPO가 시작점이로 갈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방향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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