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개점휴업했던 소아과…그간 어떤 일이 생겼나?

발행날짜: 2022-06-02 05:30:00
  • 국내 주요 대학병원 대상 소아 당뇨 등 질병 양상 비교 분석
    1형 당뇨병 환자 등 위험 증가…방문 지연으로 질환도 악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감염 우려와 방역 조치로 소아청소년과 환자들의 내원이 어려워지면서 실제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대유행의 전과 후에 질환의 임상 양상이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보호자 등에 대한 인식 전환과 대처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소아 환자들의 진료 지연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7일 대한의학회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코로나 대유행이 소아 환자의 임상 양상에 미친 영향에 대한 다기관 공동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실제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소아청소년과는 폐업사례가 급증하는 등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하게 무너진 바 있다.

감염 우려가 극대화되면서 아예 병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해진데다 강화된 방역 조치 등으로 내원과 입원에도 제한이 걸리면서 의지가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아청소년들의 백신 접종은 물론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코로나 대유행이 이러한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통계나 지표가 나오지는 않았었다.

서울대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김재현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공동 연구진이 코로나 전후로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임상 양상에 대한 분석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와 악화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 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국내 주요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소아 당뇨병을 지표로 삼아 코로나 대유행 전과 후의 임상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소아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의 비율과 악화율을 비교해 코로나가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당뇨 관리가 제대로 되는 경우 케톤산증이 일어날 위험이 크게 적어진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율은 병원 방문의 지연과 기피가 주는 영향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연구 결과 대유행 기간 동안 역시 케톤산증의 비율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21.2%에 불과했지만 코로나 이후인 2020년부터 2021년에는 38.1%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증도에 따라 5개 군으로 분류한 진단 기준 상에서도 2019년에 비해 2020년 중증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P<0.001).

소아당뇨병별 임상적 특성 및 비교

특히 악화된 임상 양상인 케톤혈증이나 케톤뇨증 사례도 2019년 35.8%에 비해 2020년 59.5%로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당뇨병 진단과 관리가 지연되면서 케토산증을 비롯해 케톤혈증과 케톤뇨증 등 합병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른 지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1형 당뇨병에 대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케톤산증의 비율이 2019년 39%에서 2020년 60.8%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아울러 혈청 및 소변에서 케톤 수치도 분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진단시 정맥혈 가스 검사 상 평균 케톤 수치가2019년 7.32±0.14에서 2020년에는 7.27 ± 0.15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더 심각한 초기 증상을 보였다는 의미다(P=0.040).

평균 당화 혈색소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11.18±2.46%였던 수치가 2020년에는 12.42±2.87%로 증가했다(P=0.002).

이러한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소아 당뇨병 환자들이 케톤산증에 걸릴 위험은 무려 2.42배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코로나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의료진들이 한결같이 걱정하던 만성 질환의 진단 지연과 임상적 악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특히 이러한 경향은 소아와 노인들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병원 방문 지연과 기피는 초기 진단과 임상적 중증도에 큰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조기 진단을 위한 병원 방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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