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팀, 의료계 협력과 높은 접종률 '기인'
마스크 착용·중증환자 정책 주효…"혈압·혈당 개선 국가 대처 필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의료계 협력과 높은 접종률로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감염병 장기화에 따른 운동 부족 등으로 혈당과 혈압 수치가 악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팀은 17일 코로나 19 등장에 따른 한국의 대응 전략과 교훈 등을 담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19 환자 수 상위 30개국 중 대한민국의 코로나 19 사망률이 가장 낮은 근거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감염병 예방 방법을 조언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20세기 초 발병한 스페인 독감 이후 세계적으로 유행한 바이러스이다. 2022년 11월까지 약 6억 3천만여명이 감염됐으며 그 중 660만여명이 사망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홍콩독감(1968년), 신종플루(2009년)에 이어 세 번째 팬데믹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19 환자수가 많은 상위 30개국 중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이다. 한국의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률은 0.13%로 미국(1.22%), 이탈리아(0.99%), 영국(0.79%), 독일(0.55%) 대비 매우 낮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사망률이 다른 국가보다 낮은 이유가 ▲한국의 효과적인 의료 시스템 ▲고령자 및 고위험군 환자 선제적 격리 ▲중앙정부 및 공공·민간병원의 적극적인 협력 ▲높은 백신 접종률 등으로 진단했다.
정부는 공립병원 257개와 지역공공의료센터 479개가 코로나 19 환자 전용 의료기관으로 지정해 확진 환자를 관리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음압격리병동 등 코로나 19 환자 병상을 1만 5834개 설치해 중등도 높은 환자를 관리 치료했다.
한국인 백신 접종률은 1차 87.9%, 2차 87.1%로 다른 국가 대비 압도적으로 높으며, 이는 코로나 19가 중증도로 발전하는 것을 막았다.
연구팀은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심각성을 낮추기 위해선 초기에 적극적인 감시와 격리, 관리 그리고 시기적절하고 정기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 권고가 호흡기 전염을 낮추는데 주된 요인으로 보았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마스크 구매 요일제를 도입해 누구나 일정량을 구매할 수 있게 했으며,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거나 미착용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취했다.
이 정책으로 한국인의 마스크 착용률은 9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2020년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한국의 발생률은 매우 낮았다.
임수 교수는 "한국의 코로나 19 감염률은 높지만 효과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한 덕분에 사망률은 가장 낮다. 코로나 19 대응전략처럼 전염성이 높고 위험한 질병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효과적인 의료시스템 등을 활용해 예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운동부족, 건강한 식품 섭취 어려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국민들의 심혈관 질환 및 대사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국가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SCI 학술지 '더 란셋 지방 보건지'(The Lancet Regional Health, IF=8.559)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