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비 신규 성분 함유 의약품 허가율 21% 격차
2018년도 약가 제도 개혁 등 약가 환경 악화 영향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서 미승인 약물이 증가하면서 '신약승인 지연(드러그 랙, drug lag)'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실시된 약가제도 근본 개혁과 2021년도 중간 개정 등 약가를 둘러싼 환경 악화로 해외 제약업체에 일본 의약품 시장의 매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평가. 이러한 이슈가 향후 국내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일 '미국·유럽·일본, 의약품 승인 동향 비교 분석'을 통해 국가별 신약승인 상황을 살펴봤다.
이번 의약품 승인 동향 비교 분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0년∼2021년까지 승인한 신규 유효 성분(New Molecular Entity, NME) 함유 의약품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게재된 의약품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의약품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NME 전체에 대한 승인 상황은 일본 47%, 유럽 68%로 21%p 차이가 있었으며, 일본은 유럽보다 승인속도가 느리고 최종 승인율 추계치가 낮으며 최근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의 미승인약 비율은 지속적으로 유럽보다 20%p 이상 높았는데 이는 미국 승인 후 1년 이내의 승인지연 영향을 제외해도 결과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승인한 NME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일본과 유럽 모두 미승인약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럽과 비교해 일본의 미승인 추세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유럽은 미국의 승인 후 3~5년 내 최종적인 승인율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일본은 이보다 더 승인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은 신흥기업 품목의 승인율이 낮았다. 제약회사 품목의 승인율 59%, 신흥기업은 28%로 31%p 차이를 보였으며, 이를 유럽과 비교하면 각각 제약회사 품목은 14%p, 신흥기업은 32%p 낮았다.
이는 신흥기업 품목의 피보탈 시험으로 실시된 국제공동 임상시험에 대한 일본의 참여율이 낮은 것이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일본의 임상시험환경, 약사제도, 일본에서 사업을 전개했을 때 기대치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최근 후생노동성 '의약품의 신속·안정공급 실현을 위한 종합대책에 관한 전문가회의'에서도 이러한 신약승인 지연 문제를 다루고 있어 향후 정책적인 대응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진흥원은 "신흥기업의 NME 가운데 미승인약이 증가하는 것은 신약에 대한 일본의 접근성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승인된 NME 중 신흥기업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최신 의약품 접근성에 대한 영향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흥원은 "일본 의약품 시장은 선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일본의 시장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시 투자처로서 매력이 떨어지고 미승인약이 증가해 신약 승인 지연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