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폐암환자 수술 전후 쓰면 더 오래산다

발행날짜: 2023-06-04 11:37:57 수정: 2023-06-04 11:51:19
  • ASCO 2023 3일 KEYNOTE-671 연구 결과 공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질병의 진행‧재발 사망 위험 42%↓

[미국 시카고]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neoadjuvant+adjuvant)으로 사용하면 생존기간을 42% 더 늘릴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절제가능한 2기, 3A기 또는 3B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서 키트루다의 효과를 평가한 KEYNOTE-671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임상에는 총 786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수술 전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젬시타빈 혹은 시스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총 4사이클) 후 수술을 받았다. 이후 키트루다 단독요법(13 사이클)을 시행했다. 대조군은 키트루다 대신 위약을 투여했다.

헤더 웨이클리(Heather Wakelee) 스탠퍼드 의대 흉부종양 전문의 겸 세계폐암학회(IASLC) 회장

연구 결과 키트루다군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 생존율(이하 EFS, Event-Free Survival) 분석 결과, 키트루다군의 상대적 재발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2%(HR=0.5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 기간(이하 OS, overall survival) 도 키트루다군에서 27% 상대적 개선효과를 보였는데, 키트루다군의 생존자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키트루다군의 주요 병리학적 반응(mPR)과 병리학적 완전관해(mCR) 비율은 각각 30.2%, 18.1%로 나타나 대조군 11.0%, 4.0%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하위그룹 분석에서 EFS 개선은 완전관해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이뤄졌다(pCR 달성 시 HR=0.33 pCR 미달 시 HR=0.69).

연구책임자인 헤더 웨이클리(Heather Wakelee) 스탠퍼드 의대 흉부종양 전문의 겸 세계폐암학회(IASLC) 회장은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과 병리학적 완전관해 달성 유무와 관계없이 폐암의 재발,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 고무적인 데이터로 절제가능한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펨브롤리주맙의 수술전후 보조요법 효과. ASCO 2023

"수술 전후 보조요법 효과 의문점 해소…장기적 과제는 존재"

국내에서 KEYNOTE-671 연구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이날 현장에서 앞선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CheckMate-816 연구에서 발생한 임상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연구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옵디보는 지난 2022년 11월 국내에서 CheckMate-816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적응증을 추가한 바 있다.

이 교수는 "당시 CheckMate-816 연구도 성과가 좋았지만, 수술 이후 투약에 대한 근거는 없어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었다"며 "기존에는 이에 대한 답을 내릴 수가 없었지만 KEYNOTE-671가 이 물음에 답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을 달성하면 상관없지만 여전히 20~30% 정도는 도달하지 못한 만큼 좀 더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수술 후에 면역함암제를 쓰는 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무사건생존율(EFS) 수치를 살펴보면 12개월의 시점에서 키트루다군은 73.2%, 대조군은 59.2%로 14% 차이를 나타냈지만 이후 24개월의 관찰 당시에는 키트루다 군 62.4%, 대조군 40.6%로 두 투여군 간 22.2%로 EFS 차이가 더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세훈 교수

이 교수는 "수치상 6개월과 12개월을 지나면서 무사건 생존율의 차이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수술하고 난 뒤의 시점"이라며 "결국 키트루다를 수술 이후에 더 투여하는 것이 무사건생존율의 차이를 벌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해서는 발표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

그는 "전체생존기간 결과도 좋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지금은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다만 앞서 옵디보에서 전체 생존기간이 입증됐기 때문에 키트루다도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수술 전 보조요법을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을 놓치는 환자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일부지만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디자인을 논의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치료 전에 이러한 특성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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