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100%이상 못하면 쪽 팔린 조직?"(12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3-07-06 05:00:00 수정: 2023-07-06 08:05:00

회사에서 "평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평가가 없는 조직이 있을까?

몇년 전 잘 나가는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평소 대표가 "우리 회사는 평가가 없어요"라고 자랑을 하던 회사다.
궁금했다.

판교 본사에 도착하니 로비에서 대표님이 반겨주셨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팔에 깁스를 한 직원이 우리에게 목례를 했다.

대표가 "김대리, 팔은 왜 깁스를 했어요" 김대리는 "이번 달에 1건을 아깝게 놓쳐서 100% 못했습니다. 분해서 벽을 친다는 게 그만 이렇게 팔에 금이가서..."

벌개진 얼굴로 머슥해하며 대답했다. 김대리가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대표는 부연설명을 했다.

“모두들 매달 100%이상 달성이 보통normal인데 자기가 못해 시쳇말로 ‘쪽 팔려서’ 저러는 거지요”

왜 대표가 "우리 회사는 평가가 없다"고 하는지 알게됐다.

내가 보기엔 이 회사도 [평가]가 있다.

대표가 말하는 평가가 없다는 말은 평가시스템과 규정이 없다는 말이지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더 무서운 평가시스템’있다. 그것은 ‘100% 못하면 쪽 팔린 조직문화’이다. 그 회사는 지금도 잘 나가고 있다. 그 회사 지원자가 한 해에 수천명이다. 연구대상이다.

40년 인사쟁이로서 평가가 없는 조직을 아직 못 봤다.

거의 모든 회사가 외부 컨설팅기관을 통하거나, 선진기업의 시스템을 본 따 만든 평가시스템과 그와 연동된 보상시스템, 관련된 인사규정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무용지물인 회사가 많다.

직원들의 대다수의 생각이 “평가 잘 받으면 뭐해, 다니기 편하고, 쉽게 그리고 짤리지 않고 오래 다니면 장땡이지”이라면 그 회사가 지속성장(sustainable growth)하겠는가?

조직내에 분위기가 100%로 못하는 것이 보통normal이고, 너도 나도 100% 못해서 100%로 못해도 쪽 팔리지 않는 조직, 100%이상 달성하면 내년도 목표가 더 높아져서 불리하다고 판단하여 더 할 수도 있는데 '우선멈춤'을선택하는 직원들이 다수인 조직은 [평가제도]는 있는데 [평가]는 없다.

맨 우측에 실질적으로 ‘평가’가 존재하는 조직(100%)부터 맨 좌측에 평가제도는 있으나 별로 영양가가 없는 조직(0%)이 있다면, 우리조직은 그 가운데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

우아한 평가시스템과 규정을 가지고 있어도 ‘더 무서운 조직문화 평가시스템’을 이기지 못한다. 우리조직은 [평가]를 하고 있는 조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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