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폐암 컨퍼런스에서 전향적 대조 임상 결과 공개
무진행 생존기간 등 차이없어…합병증 등 IMRT 우세
가장 진보된 방사선 의료기기로 꼽히는 세기 조절 방사선(IMRT)과 3D 입체형 방사선(3D-CRT) 중 환자 치료에 어느 것이 더 유리한 선택지가 될까?
적어도 폐암에 있어서는 세기 조절 방사선이 더 유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3D 입체 방사선이 표준요법이라는 점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지시각으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3년 세계 폐암 컨퍼런스(WCLC 2023)에서는 세기 조절 방사선과 3D 입체 방사선간 비교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대부분 암의 방사선 치료는 세기 조절 방사선과 3D 입체 방사선 치료 두가지가 주요 줄기를 이루고 있다.
3D 입체 방사선 치료는 암의 모양과 크기에 맞춰 여러개의 고정된 방사선 빔의 입사각과 양을 조절해 한 점으로 모으는 기술.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 조사 영역을 세부 영역으로 나눠 말 그대로 세기를 조절하면서 다른 장기에 영향을 최소화한 채 암에만 조사하는 기술이다.
두 기술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임상 현장에서는 여러가지 상황에 맞춰 활용되고 있다.
3D 입체 방사선 치료는 치료 계획이 단순하며 환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고 세기 조절 방사선보다는 싸다는 장점이 있고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보다는 주변 장기에 더 영향을 준다는 단점이 있고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는 장단점이 반대다.
폐암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3D 입체형 방사선이 표준요법으로 여겨지고 있는 가운데 학계와 임상 현장에서도 이러한 장단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 이유다.
MD 앤더슨 스테판(Stephen Chu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NRG Oncology-RTOG 0617'로 명명된 연구를 통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82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등록하고 3D 입체 방사선(53%)과 세기 조절 방사선(47%)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평균 5.2년의 추적 관찰 연구 결과 3D 입체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와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간에 5년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기간(PFS), 원격 전이 없는 생존(DMFS)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상 3D 입체 방사선과 세기 조절 방사선간에 치료 효과는 동일한 수준이라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부작용과 합병증 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는 주요 합병증인 중증 폐렴이 3.5% 밖에 나타나지 않은데 반해 3D 입체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8.2%에 달했기 때문이다.
다른 요인들을 제외해도 3D 입체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폐렴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두배 가량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결국 폐암 환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시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스테판 교수는 "지금까지 여젼히 의학계에서조차 세기 조절 방사선과 3D 입체 방사선간 선택에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해도 세기 조절 방사선이 최우선 선택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다수 국가에서 3D 입체 방사선을 표준요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이번 연구는 세기 조절 방사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심없이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