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압기 불편 해소한 '설하신경자극기' 반쪽짜리 전락하나

발행날짜: 2024-04-08 05:20:00
  •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78% 치료 반응…"대안으로는 충분"
    체질량지수 높으면 치료 효과 급감…"제한적 사용 불가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표준 치료인 양압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설하신경자극기(HGNS)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양압기의 대안으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체질량 지수에 따라 효과가 반감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범용성에 제한이 걸렸기 때문이다.

양악기의 대안으로 제시된 설하신경자극기가 일부 환자에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가 나왔다.

5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양압기 대안으로 주목받던 설하신경자극기가 치료 반응에 있어 제한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설하신경자극기는 갈비뼈 위에 이식한 소형 배터리를 이용해 혀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인 설하에 전기 자극을 주는 장치다.

수면 중에 상부 기도를 열어주는 기능을 하는 혀 근육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원리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중에 입과 목의 근육이 이완되는 질환으로 순간적으로 산소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점에서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 등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마스크 등의 방식으로 개방된 기도를 유지하는 양압기(CPAP) 치료가 필수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양압기는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수면 중에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과 기기에서 나는 지속적 소음으로 인해 순응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설하신경자극기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방법이다. 이식형 장치로 별도의 착용이 필요없는데다 전기 자극으로 알아서 혀 근육을 제거해 기도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DA는 지난 2014년 중증도 및 중증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이를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이 장치가 양압기 수준으로 기도를 적절히 확보해 치료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했다.

워싱턴 의과대학 에릭(Eric C. Landsnes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10.1001/jamaoto.2024.0261).

실제로 설하신경자극기가 제대로된 효과를 발휘하는지, 또한 양압기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9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워싱턴대병원에서 설하신경자극기를 이식한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식한 환자 중 78%가 치료에 반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호흡증-저호흡지수(AHI) 점수가 5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설하신경자극기가 양압기와 같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체질량 지수(BMI)나 수면 자세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BMI가 32에서 35인 환자는 BMI가 32 이하인 환자에 비해 설하신경자극기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치료될 확률이 75%나 더 낮았다.

또한 바로 누운 자세로 잠을 잔 환자보다 뒤척이며 잠을 잔 환자는 설하신경자극기에 반응할 확률이 71%나 감소했다.

결국 BMI가 낮고 똑바로 누워서 자는 환자의 경우 양압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치료 효과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셈이다.

에릭 교수는 "일부 환자들에게는 양압기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매우 획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일부에게는 그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의료진이 BMI와 수면 패턴 등을 감안해 이를 적용할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BMI가 기준선만 넘어가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는 권장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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