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리듬학회 통해 6개월간 추적 관찰 연구 결과 공개
합병증 발생하지 않은 환자 97.5%로 설정 목표 초과 달성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S-ICD)에 심박조율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세계 첫 모델이 임상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S-ICD의 가장 큰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제조사인 보스톤사이언티픽의 경쟁력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보스톤에서 진행된 심장리듬학회(Heart Rhythm Society) 연례회의에서는 세계 첫 모듈식 무도자선(leadless) 심박조율기와 제세동기 결합 시스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임상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 모델이 S-ICD에 심박조율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최초의 제품인데다 이에 대한 첫 검증이기 때문이다.
ICD는 부정맥으로 돌연사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이식해 전기신호 등을 통해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정상 박동으로 유도하는 이식형 의료기기다.
과거에는 경정맥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ICD)가 주를 이뤘지만 흉강 외부에 이식하는 S-ICD가 개발되면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기존 ICD는 전극을 혈관 내에 삽입한다는 점에서 감염 등 합병증 발생이 불가피했지만 S-ICD는 흉부 외부에 전극을 삽입해 이같은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 미국부정맥학회(HRS) 등에서는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S-ICD 이식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S-ICD에도 한계는 있었다. S-ICD가 구조적 특성상 서맥 및 항빈맥에 대한 심박조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S-ICD는 서맥이나 항빈맥 조율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모듈식 무도자선 심박조율기와 S-ICD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모듈형 관리 모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S-IC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보스톤사이언티픽이 서맥과 항빈맥 환자까지 저변을 넓히기 위해 시도한 도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암스테르담 의과대학 레이노우드(Reinoud E. Knops) 교수 등 다국가 연구진은 총 293명의 환자를 모아 모듈식 무도자선 심박조율기+S-ICD 시스템을 이식한 뒤 5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 시스템을 이식한 환자 중 아무런 합병증 없이 상태가 유지된 환자 비율은 97.5%를 기록했다. 목표점인 86%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통신 문제도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무선 장치 통신 테트스에서 98.8%의 성공률을 보이며 이 역시 지정된 목표점을 크게 초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항빈맥 심박조율에 성공해 부정맥을 극복한 환자도 61.3%에 달했으며 통신 장애 등으로 인해 항빈맥 심박조율이 진행되지 않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레이노우드 교수는 "세계 첫 무선 통신 모듈형 심박조율기+S-ICD 시스템은 합병증 비율 없이 매우 효과적으로 서맥과 항빈맥 환자를 포함한 부정맥 환자를 관리했다"며 "특히 성능 목표를 크게 초과했다는 것은 매우 기대할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 검증을 마친 보스톤사이언티픽은 조속히 FDA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목표는 2025년이다.
보스톤사이언티픽 켄 스테인(Ken Stein) 글로벌 최고 의료 책임자는 "이 시스템은 S-ICD가 필요한 환자에게 최적의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S-ICD의 저변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