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4 DESTINY-Breast06 연구 공개
HER2 저발현/초저발현 정의 문제는 숙제...처방 확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그동안 치료제가 없었던 호르몬 양성 HER2 저발현 또는 초저발현 유방암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새로운 근거를 확보하면서 암치료 분야 게임체인저로서 주목을 받게 됐다.
현지시간으로 2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유방암 치료분야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HR 양성 HER2 저발현(IHC 1+ 또는 IHC 2+/ISH-) 또는 초저발현(IHC 0)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DESTINY-Breast06 3상 연구의 풀데이터를 발표했다.
DESTINY-Breast06는 호르몬(HR) 양성이면서 HER2가 저발현된 환자에게 엔허투를 투여했을 때 어느 정도의 생존율 혜택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연구로,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처방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발표전부터 전 세계 유방암 전문가들이 관심을 보여왔다.
2일 공개된 연구에서는 각 환자군에 따른 무진행생존율, 전체 생존율, 부작용 보고 등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총 866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나눠 각각 엔허투와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치료제를 투여했고, 1차 평가로 HER2 저발현 환자의 무진행생존율을 평가했다.
평균 18.2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엔허투 치료군에서 13.2개월, 항암화학요법 치료군에서서 5.1개월로 결과적으로 엔허투 치료군에서 질병진행 및 사망위험을 3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HER2 저발현/초저발현 환자를 모두 포함한 환자군에서도 같았다.
아울러 전체 생존율도 보고했는데 임상연구의 성숙도가 40%에 불과해 명확한 답을 얻을수는 없었다.
약물이상반응 평가에서는 엔허투 투약군에서 구역, 피로, 탈모 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특히 폐렴 등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이 6명에서 발생했다.
연구를 발표한 이탈리아 밀란의대 지우세페 쿠리글리아노 교수는 ”이번 연구는 HER2 저발현 환자에서 내분비요법 이후에 쓸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HER2 초저발현군을 포함한 환자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임상변화를 견인하는 중요한 근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예일의대 이안크롭 교수는 HER2 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요한 치료옵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처방시점, 대상, 저발현/초저발현 기준 정의 설정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란 교수는 ”처방과 관련해서 전체 생존율 데이터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초치료부터 선택을 할 수 없다. 또한 HER2 초저발현 환자에서는 화학요법대비 개선을 확인했지만 작은 샘플로 인해 뚜렷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있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HER2 저발현/초저발현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필요한 영역으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지켜본 세브란스 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분야에서 게임체인저로서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다. 해당 환자에서는 앞으로 내분비 치료 이후 엔허투로 처방하는 방향은 정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직 전체 생존율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치료를 먼저 해야 하는지는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보험급여가 중요하므로 비용경제성 측면에서 전체 생존율 입증은 중요한 처방 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저발현과 초저발현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규정하고 정의를 내릴지 중지를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