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헬스케어, AI 방사선 치료 계획 솔루션 FDA 허가
단순 판독 넘어 치료 과정 깊숙이 개입…"비중 확대"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의료 영상을 활용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데 그쳤던 의료 인공지능(AI)의 역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나 CT, MRI에서 이상 소견을 찾아내는 1세대 인공지능을 넘어 이제는 이 환자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하는 2세대 의료 AI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GE헬스케어의 AI 기반 방사선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 'MIM Contour ProtegeAI+2.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승인을 획득했다.
이 솔루션은 양성자나 중입자치료, 나아가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등을 진행할때 종양과 정상 조직의 경계를 자동으로 설정하는 AI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결정하면 의료진이 CT나 MRI를 보며 치료해야 할 종양 부위와 보호해야 할 정상 장기를 일일이 표시하는 과정을 거친다. 컨투어링(Contouring)이라고 불리는 절차다.
이 과정이 정확해야 종양 조직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 의료진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방사선 치료기로 암을 치료하는 시간보다 이러한 컨투어링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업무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치료의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나는 문제도 있었다.
GE헬스케어가 새롭게 내놓은 MIM Contour ProtegeAI+2.0은 AI의 힘을 빌려 이 과정을 자동화한 솔루션이다.
AI가 CT와 MRI 영상을 분석해 종양과 주요 장기의 경계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이를 치료 계획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의료진은 AI가 작성한 결과를 검토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의료계는 물론 산업계에서 이 솔루션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단순한 판독 보조를 넘어 실제 치료 과정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의료AI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GE헬스케어만 해도 올해 암 환자의 종양 부담(Tumor Burden)을 자동 분석하는 AI 솔루션 MIM LesionID Pro를 내놓으며 2세대 AI의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 바리안(Varian)도 이미 AI 기반 적응형 방사선치료 플랫폼 에토스(Ethos)를 내놓고 인공지능을 통해 치료 계획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솔루션은 의료진이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재계획 과정을 AI가 지원하면서 치료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AI 기업 엠비젼 에이아이(MVision AI) 역시 최근 방사선 선량을 예측해 최적의 치료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AI 솔루션 도즈 플러스(Dose+)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단순히 종양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환자별 방사선 조사량까지 예측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명확하게 의료 AI 산업의 무게 중심이 판독 보조에서 치료 의사 결정 지원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다.
국내 의료 AI 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판독 보조를 기반으로 하는 1세대 AI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료 영역으로 진출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루닛은 암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뷰노 역시 환자 모니터링과 예후 예측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 또한 폐암 검진 이후 환자 관리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내 의료 AI 기업 대표이사는 "루닛과 뷰노, 제이엘케이로 대표되던 1세대 의료 AI, 즉 판독 보조 시스템은 이미 유효기간이 다 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그렇게 판독한 정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얼마나 더 정확하게 질환을 진단하느냐는 이제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앞으로의 의료 AI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더불어 치료와 관리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로 쓸모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