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메디칼타임즈=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음식을 크기로 기억해주세요. 비만대사수술 후에도 식단 관리는 계속됩니다.
수술 직후에는 강력한 동기부여와 작아진 위 용적으로 인해 누구나 조심스럽게 식단을 잘 관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우리 몸의 강력한 식욕 호르몬이 다시 작동하면서 일탈이 시작됩니다.
"선생님, 돌아서면 배가 고파요"
외래에서 흔히 듣는 호소입니다. 전문 용어로 '그레이징(Grazing)'이라 부르는데,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하루 종일 조금씩 계속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말합니다.
그레이징 습관이 잡힌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매 끼니 본인의 적정량을 정확히 기억하고 식사하느냐'에 있습니다. 사실 비만대사수술을 전공한 필자가 외래에서 환자들과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도 수술 자체보다는 그레이징을 극복하기 위한 식습관 이야기입니다.
음식을 종류가 아닌 '크기'로 기억하세요
수술 후 3개월을 넘어서면 식단이 다양해집니다. 지겹던 단백질 쉐이크에서 벗어나 평소 좋아하던 일반식으로 급격히 넘어가게 되죠. 이때 환자분들에게 강조하는 핵심 팁이 있습니다. 가족들과 삼겹살을 먹으러 간다면 지방이 적은 목살을 선택하시고, 고기를 불판에서 바로 집어 드시는 대신 구워진 고기 중 본인이 먹을 수 있는 적정량만큼만 접시에 먼저 덜어두고 식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이는 수술 후 훌륭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환자분들에게서 직접 배운 지혜이자 실제로 의학 교과서에서도 권장하는 교육 지침입니다.
나만의 적정량을 눈으로 저장하기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의 종류는 생각보다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주 먹는 음식 위주로 '배가 부르기 직전까지의 양'을 눈으로 보고 그 크기를 기억해 두는 습관, 이것이야말로 그레이징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수술까지 받았으니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식이 조절이 되겠지" 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호르몬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강력한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정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공적인 체중 감량과 요요 없는 정착은 내 몸을 이해하고, 매 끼니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부터 내가 먹는 음식의 '적정 크기'를 눈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