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진출 확산..."철저히 준비 안하면 낭패"
|신년 특별기획|출구 잃은 병원계, 블루오션을 찾아라국내 의료기관 해외서 선전
병원계의 경영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병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보장성강화에 따른 급여확대로 병원 수익성에 기여하던 비급여항목이 사라지고 있고, 여기에다 의료시장 개방이 멀지 않아 병원계가 생존책을 마련하느라 부심중이다. 병술년 새해 병원계의 블루오션을 조명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국내시장 한계, 대안은 해외 공략
2.양한방협진 의료의 한축으로 급성장
3.고령화사회, 보완대체의학이 뜬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시장 진출과 외국인 환자 유치 움직임이 올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 특정 진료과 중심의 외국 환자 공략에서 탈피해 진출 영역이 다양화되고 있으며 대형병원들도 가세하고 있다.
차병원그룹은 2004년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LA의 대형병원인 퀸 오브 에인절스 할리우드 장로병원을 6천만달러에 인수,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차병원그룹은 중장기적으로 20여개의 해외 병원을 사들일 계획이며, 얼마 전에는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컬럼비아대, 시더스 사이나이병원과 공동으로 LA에 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단지를 세우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예네트워크는 이달 중 베트남 호치민시에 의원급 규모의 내과와 성형외과, 소아과, 치과를 개원한다.
예네트워크 관계자는 “베트남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고, 현지 의료수준이 낮아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급진료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네트워크는 이미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예메디컬센터를 열고 진료에 들어간 상태다.
예메디컬센터는 국내 의료진 3명과 현지 의사들이 상주하면서 주로 중국 상류 여성층을 대상으로 미용 진료를 행한 결과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예네트워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중 상하이 이외에 신천과 북경 진출를 모색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 LA, 뉴욕에 치과병원을 열어 시장을 다변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함소아한의원, 부산 성모안과병원, 고운세상피부과 등도 이미 알려진대로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형병원도 국제시장 겨냥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 역시 중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금년 척추병원 개원을 목표로 시장분석을 포함해 실무계획을 수립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몇 년전부터 북경대병원에 병동을 개설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해 오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외국 환자를 모시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들이 서서히 국제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는 개원 3주년을 맞아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건진센터 관계자는 “외국 병원과 비교할 때 건강검진 비용과 의료의 질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동남아, 미국 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선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미국 LA나 뉴욕 등에 홍보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우리나라도 외국 의료시장에 진출하거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성공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할 때가 됐다”며 “이는 외화 획득뿐만 아니라 고용 증대, 국가간 협력 증진 등의 효과가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개원한 세브란스병원도 대외의료협력본부를 주축으로 동남아환자 유치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올해부터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과 외국인 환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센터’를 개원해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석순식 연구원은 “현재 해외 의료기관 설립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해외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방안과 제도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준비가 성공 보장
그러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해외시장을 노크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예네트워크 관계자는 “국내 의료시장에서 성공한 모델이 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고급화전략이 무조건 먹히는 것도 아니다”면서 “해외에 진출하기 이전에 충분한 현지조사와 대비가 필요하지만 이를 소홀히 하다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석순식 연구원도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단기 승부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인 투자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면서 “성형이나 피부, 치과 등에 치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종합병원의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