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포기, 우리는 베트남으로 간다"

이창진
발행날짜: 2006-06-15 07:07:03
  • 18~25일 낭닌지역 얼굴성형술 등 의료봉사활동

세민얼굴기형돕기회는 매년 200여명의 얼굴기형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2000번째 환아부모와 의료진의 웃는 모습.
장마와 더위가 시작되는 6월, 한국보다 고온다습한 나라로 의료물품을 둘러맨채 해마다 비행기에 오르는 의료진이 있어 화제이다.

세민얼굴기형돕기회(회장 백롱민, 서울의대 성형외과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낭닌(Nam Dinh) 지역에서 제11차 의료봉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봉사활동은 분당서울대병 성형외과 및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수술실 간호사, PA, 자원봉사자 등 25명의 의료팀이 구성돼 8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의료환경이 취약한 베트남 오지를 마다하지 않고 일일 30여건의 환아 수술을 벌여온 한국 의료팀은 지난해 봉사활동 10주년과 2000번째 환아수술을 기념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아 양국 민간외교의 중심축으로 부각된바 있다.

올해에도 봉사팀은 7일간 200명이 넘는 구순구개열 및 얼굴기형 어린이 환자를 수술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예년과 동일하게 수술 후 사용한 장비와 마취기기, 수술 소모품 등을 현지 병원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봉사기간에는 빙 전 베트남 국가 부주석이 이사장으로 있는 베트남 어린이재단을 방문해 의료봉사 사업 확대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양국간 우호증진에 보이지 않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롱민 교수는 한국과 베트남 민간외교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주년 행사 후 양국 의료진이 함께한 장면.
백롱민 교수 제자들 매년 동참...인술전파 의사상 구현


세민얼굴기형돕기회의 베트남 봉사는 한국 성형외과 분야의 개척자이자 대가인 백세민 박사가 10여년전 베트남 의학계 인사들과 만나 무상진료를 약속해 양국간 교류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나, 첫 의료봉사 후 건강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봉사팀을 동생인 백롱민 교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개원의와 봉직의로 재직중인 백 교수의 제자와 후배 상당수가 매번 해외봉사에 동참해 인술전파를 위해 본인을 희생하는 의사상을 구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의료봉사에 동참한 백 교수의 한 제자는 “평소에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전화 한통 걸어 베트남 같이 가자고 하는 교수님에게 서운함도 있으나 한번 보스는 영원한 보스라는 우리들만의 불문율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게 한다”며 개원의로서 시간적, 금전적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뿌리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토로한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지난해부터 백롱민 교수의 건의를 수용해 전공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과 수술복 등 소모품을 제공하는 열의를 보여 국가중심병원으로서 민간외교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 교수(성형외과장)는 “수술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미소를 주는게 세민얼굴기형돕기회의 정신”이라며 “백세민 박사의 설립 이념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이 있어 산을 오른다는 산악인처럼 얼굴기형 환자들이 있는한 백롱민 교수의 베트남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는게 지금까지 의료봉사에 동참한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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