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고발로 얼룩진 영남대병원

발행날짜: 2006-10-25 11:55:03
  • 의견대립 폭력사태로 비화..극한 감정대립으로 파업 장기화 조짐

최근 영남대병원이 인력보강과 직제개편문제로 병원과 노조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집회장 전경
최근 영남대병원에서 인력보강 문제와 직제개편으로 불거진 노조와 병원과의 갈등이 폭력에 따른 고발사태로 확산되면서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측은 노사합의가 끝난 사안에 대해 노조가 무리한 요구로 일관하며 외부 노조원들을 끌어들이는 등 불법집회를 강행하고 있으며 이를 제지하는 병원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노조측은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간 합의사항 이행 갈등, 폭력사태로 이어져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보건의료노조 영남대병원 지부가 병원측이 노사간 합의를 뒤집고 팀제개편과 인력충원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이에 지난 8월 16일 찬반투표를 실시해 81.3%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으며 파업을 진행하며 병원과의 교섭을 요구해왔지만 병원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파업이 2달여 지속되는 동안 노조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노조는 병원내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기로 협의, 금속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단체들과 병원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으나 이를 막으려는 병원측 직원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병원과 노조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폭력사태까지 일어나 파업은 장기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몸싸움 중 부상당한 병원 직원
노사양측 피해주장 엇갈려..합의점 찾기 난항

이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를 두고 병원과 노조가 극심한 의견차이를 보이면서 형사고발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상황은 점차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병원측은 천막설치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병원 노조를 비롯, 외부 노조가 합세해 병원 직원들을 무차별 구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공의를 비롯, 교직원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이중 6명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진 만큼 더이상의 불법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영남대병원은 김오룡 원장을 중심으로 지난 23일 노조지부장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관계자 등 10여명을 폭력혐의 등으로 대구남부경찰서에 고발한 상태다.

또한 영남의대 교수회는 지난 24일 '노조폭력사태에 대한 의과대 교수회의 입장'이라는 성명성를 발표하고 노조의 불법행위를 더이상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영남의대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교수회는 파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파업이 종결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하지만 동원된 외부세력에 의해 전공의가 폭행당하는 등 있을 수 없는 폭력사태가 발생한 이상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병원이 일방적으로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에 대해 평화적 시위를 통한 협상을 원했을 뿐 일체의 물리적 충동은 원하지 않았다"며 "그 당시 모인 조합원이 120명이라고 하나 거의 대부분이 여성 조합원이었는데 어떻게 직원들과 폭력사태를 일으키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평화적 시위를 계획했던 노조를 천막을 찢어가며 도발한 것은 병원측"이라며 "원만히 해결될 수 있었던 상황인데 병원측이 폭력사태를 유발하고 이를 빌미로 형사고발까지 진행하면서 사건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한 감정대립 양상..파업 장기화 조짐

이번 사태는 폭력사태에 이은 고발조치가 이어지면서 양측 모두 극한 감정대립으로 협의를 거부하고 있어 세종병원 사태와 같은 장기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이제 대화로 상황을 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병원 직원 10여명이 집단 폭행을 당한 만큼 이에 대한 노조의 사과와 보상이 없다면 경찰에 고발조치한 사안의 경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도 전혀 대화를 하려 하지 않고 있어 노조측의 입장변화가 없다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병원 노조도 병원측이 고발을 취하하는 등 그간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직제개편, 인력충원문제에 대해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파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의사까지 동원해 대화를 요구하는 여성조합원들을 폭행한 병원측이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어이없는 태도를 묵과하지 않겠다"며 "노조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으로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측은 "현재 영남대병원 사태가 이렇게 악화된 원인중 하나는 병원측이 노사문제 전문 브로커인 심모 노무사가 사건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심 노무사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로 병원과 노조의 대화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장본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영남대병원은 대화를 거부한 채 폭력과 고발 등으로 노조를 일방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민주노총과 함께 힘을 합쳐 투쟁에 힘을 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병원측은 현재 10여명의 노조 간부에 대한 고발건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며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은 병원측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내달 15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을 영남대병원에 집중, 총체적인 투쟁에 도입한다는 방침에 있어 사건은 점차 확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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