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신뢰 '관건'...새 집행부 출범 기회로 활용
[창간 4주년 특별좌담회=소통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문옥륜 교수(좌장):의협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이나 현재 큰 공경에 처해있다. 이 문제에 추후 어떻게 될 지가 관심사이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늘 좌담회는 의료계와 외부 즉 정부, 국민, 보험자와의 소통이 주요 토픽이 될 듯 하다. 일례로, 성모병원 백혈병 사태를 놓고 의료계와 외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의약분업 사태부터 최근 국회로비 사태까지 의료계는 변화하는 정부와 국민적 욕구에 뒤처지는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4주년을 맞아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6명을 모시고 ‘의료계, 소통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이번 좌담회를 전면 게재해 사회주의 의료정책에 따른 의사들의 고민과 단절된 의료계 신뢰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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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륜 교수(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우봉식 대변인:의협 의료법 비대위(한양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이평수 상임이사:국민건강보험공단
△장세경 원장:사립대병원장협의회(중앙대병원 원장)
△정영호 대변인:대한병원협회(인천 한림병원 원장)
△조윤미 상임위원:녹색소비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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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경 원장:사립대병원장협의회에서는 임의비급여 문제를 여의도 성모병원 뿐 아니라 전국의 사립대, 공공병원의 문제가 공개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립대병원들은 성모병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모든 병원 실사하더라도 이 문제는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이평수 이사: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가입자가 됐건 아니건 문제의 원인이 뭐냐는 것이다. 심사기준을 누가 만들었느냐면 결국 의료계에서 만든 것이다. 그보다 근본적인문제는 제도적 문제 즉, 의료인들이 얘기하는 것을 현실화 하려면 먼저 구조조정이 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윤미 상임위원:우리나라의 진료 분위기는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대할 때 비용이라는 부분을 큰 이슈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의료는 어떤게 비용 효과성이 최고냐를 전문가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봉식 대변인: 임의비급여는 의료제도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한번에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보여진다. 이는 그것에 대응해서 반응하는 전문가 단체인 병원과 의료단체가 상당히 미숙했고 시민단체도 '돈내놔라' 식의 이율배반적으로 행동을 보였으며 정부 또한 뒷짐지고 환수조치로 책임을 다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정영호 대변인:성모병원 문제는 임의비급여와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는 행위를 놓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의사와 병원들의 고민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국민 입장에서는 보험료 냈는데 뭘 또 내는냐는 생각이 부과되고 의료기관이 이를 설득하는 것은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권의식 버리고 환자 입장으로 사고전환”
◆문옥륜 교수(좌장): 수가제도를 어떻게 변경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지만 치료도 의료계가 하고 비용을 나누는 것도 의료계가 하면 더욱 합리적으로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번에는 서로의 입장을 바꿔 성모병원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 문제해결에 접근해보도록 하겠다.
◇우봉식 대변인:보험자 입장에서 지금 성모병원 백혈병 사태 같은 경우는 이 전문가들이 충분히 진료와 관련된 기준에 대해 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가 부족했다. 누구도 공론화하지 않고 음성적으로 수익구조만 따지지 않았나, 그것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윤미 상임위원: 의료계 입장에서 성모병원의 경우, 병동을 운영하는 것이 큰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고 특별클리닉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진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다른 제약없이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장세경 원장: 환자 입장에서 소비자 욕구와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고 의료기관 장비와 실력은 평준화되어 있어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서로 원망하는 것은 ‘의사가 처방을 내고 환자가 돈을 내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평수 이사:임의비급여는 기준을 알고 있는데 수용하기 힘들다거나 기준이 애매모호한데 대부분 줄 수 있는데 주지않는 것이 문제이다. 의료기관 내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어렵고 의료계 자체적으로 논의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부가 나서 제도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판단된다.
“성과주의 평가 지양하고 시장경제에 맡겨야”
◆문옥륜 교수(좌장): 입장을 바꿔 놓고 보니 이해못할 부분이 없지 않을 것 같다. 그럼, 의료계와 보험자측이 맞서고 있는 또 다른 문제인 의료기관 평가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
◇정영호 대변인: 의료기관 질 평가도 그렇고 임의비급여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의료서비스 시장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고 보여진다. 정부에서 왜 이렇게 무리해서 이끌고 가야하는 건지 그 이후에 문제를 추스릴 수 있는 대안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조윤미 상임위원: 최근 들어 의료 정책을 보면 가히 평가의 시대인 것 같다. 문제는 이런 방법들이 부처 성과를 위한 이벤트성으로 장기적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는 비전 없이 개혁을 하고 있다는 점 이다.
◇장세경 원장: 의료기관에서도 질 평가를 부정하고 하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가지고 각 병원의 특성을 인정하면서 하자는 것이다. 지금 질 평가를 보면 미국의 것을 막 따온 부분이 너무 많아 정부 위주로만 시간에 쫓기듯이 이렇게 추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평수 이사: 정부가 왜 밀어붙치는냐 천천히 가자고 의료계가 지적하고 있으나 의료기관평가는 들여다보면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정부가 왜 밀어붙치는지만 말하지 말고 주어진 재정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쓰는냐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봉식 대변인: 정부가 별일도 다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나서서 모든 것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시장이 모든 것을 평가한다는 점을 부정하고 시시콜콜 모든 것을 다 참견하려고 하는 것이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장세경 원장: 정부가 뭐든지 민간에 중심을 두면 불안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을 일일이 정부가 참견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으므로 의료계와 시민단체, 정부로 구성된 국민적 평가팀을 만들어서 질 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옥륜 교수(좌장): 토론내용을 정리하면 템포조절과 민간 기구 도입. 보험 내부평가기준이 있어서 이를 도입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오늘의 주제인 의료계 소통과 관련, 과거의 예를 통해 해법을 찾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시 의료계와 외부의 소통이 완전히 끊어진 일이 있었다.
◇조윤미 상임위원: 시민단체들이 의약분업에 개입해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결국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했다. 당시 의료계가 근거있는 제안과 근거있는 비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현실론을 내세우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나 명분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누가 더 힘이 세느냐로 결판을 내려고 하니까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다고 생각된다.
◇우봉식 대변인: 이해조정 문제에 있어서 근거없이 원칙없고 틀에 얽매인 모습 때문에 의약분업 사태가 발생했다는데 동의한다. 문제는 어떤 식의 별의별 정책과 제도로 의사를 죽이고 비난하는 것에 너무 떳떳하고 당연시하는 상황이라는 것에 있다.
◇이평수 상임이사: 의약분업 사태는 원칙과 방향이 없었다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오늘의 주제가 소통인데 소통을 하려면 주고받고가 있어야 하는데 내뱉고 끝이라는 단선적인 사고가 의약분업의 소통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보여진다.
◇장세경 원장: 소통문제에 대해 의료계가 반생해야 할 점은 의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 사회적 흐름과 그런데 미숙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기구를 만들던지 해서 논리적으로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정영호 대변인: 근래 들어서 의약분업 개혁이 사회의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의료계에 굉장히 많은 변혁이 있었다.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서 의료기관에서는 가진 것을 항상 뺏기는 것처럼 느껴진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의약분업 사태, 단선적 사고로 악화”
◆문옥륜 교수(좌장): 아픔 상처를 지니고 있으나 이 과정이 지속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단체별로 로비스트를 양성해 대정부와 대국민 등을 설득하는데 십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봉식 대변인: 로비를 할 수 있는 특정한 직종이나 그룹에서 사람을 둔다면 음성적, 양성적 각종 로비에 간판까지 붙여주는 꼴이라서 우리나라 현실과 합리적으로 맞아 떨어지는지 회의적이다.
◇조윤미 상임위원: 로비스트라는 것이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충분한 토론이 돼 암묵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걸 논리적, 전문적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합의과정에서 유리하다고 보여진다.
◇정영호 대변인: 실제로 병원협회 일을 하다보니 내부적으로는 백번 지당한 일인데 외부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평수 상임이사: 로비스트가 제도가 됐든 안됐든 근거에 의한 합리적 대안이 나와야하고 이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킬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소통을 하려면 접점이 있어야 하고 접점을 찾아가야하는데 그렇기 쉽지 않다.
◇장세경 원장: 의사는 전문직이므로 직책이 있을 때는 대화가 되나 자리를 떠나면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서 의협회장 바뀌면 그 전에서 잘된 일들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고, 이전의 공과는 하나도 없어지고 처음부터 다시해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좌충우돌 의사조직, 로비스트 양성 시급”
◆문옥륜 교수(좌장):오늘 의료계 소통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의료계 난국에 대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부탁한다.
◇이평수 상임이사: 제발 의료계가 나서서 민간에 맡겨도 된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주장해달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의료계가 지금까지 보인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전문가들이 평가방법과 기준 등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조윤미 상임위원: 의료계가 지금의 과정을 보고 뺏긴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전에 많은 것을 가지고 있던 것들이 대한 변화과정으로 생각된다. 변화에 끌려갈 것이냐 변화를 이끌어갈것인가 전문가 집단이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있다고 보여진다.
◇우봉식 대변인: 소통의 문제는 2000년 의약분업이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그 이후로 상호 신뢰를 많이 못하게 됐다.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각자의 입장에서만 얘기하지 서로 이해하려는 생각은 여전히 부족하지 않았다나 보여진다.
◇정영호 대변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합의과정이 견고하지 못한 현 상황을 반성하고 견고하고 단단하게 합의과정과 결론을 이끌 수 있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판단된다.
◇장세경 원장:정부 관료들이 아주 우수하다고 평이 나오고 있으나 경제인들에 비해 진취적이기 보다는 그렇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좀더 열심히 하면 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보다 유연한 정부와 의료계, 국민의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옥륜 교수(좌장): 의료계는 보험수가에 불만족하고 보험계는 이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마침, 의사협회의 수장이 바뀌었으니 새술을 새부대에 담을 수 있는 기회에 와있지 않나 싶다.의료계가 이제는 사회와 단절된 신뢰와 소통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낼 때라고 판단된다. 끝으로 오늘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논의를 가져주신 참석자들과 이번 자리를 마련해주신 메디칼타임즈에 감사드린다.
<좌담회 후기>
이번 좌담회의 원활한 진행을 맡아주신 문옥륜 교수님을 비롯하여 바쁜 일정속에 참석해 진솔한 토의를 해주신 우봉식, 정세경, 조현미, 정영호, 이평수 선생님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메디칼타임즈를 위해 장소를 협조해주신 병원협회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